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펴냄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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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3.9.20

페이지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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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 부문에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가작을 수상하며 “제목을 접한 순간부터 느낀 즐거운 당황함을 끝까지 배반하지 않았다”(민규동 영화감독)는 평을 받았던 이경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신생아 육아에 지친 젊은 부부가 말동무 기능이 있는 인공지능 젖병소독기의 홀로그램과 만나 겪는 해프닝을 담아낸 이경의 데뷔작은 유쾌함과 완성도 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맞춤형 대화를 통한 돌봄 노동자에 대한 일종의 기계화된 상호 돌봄을 상상한다”는 면에서 문학평론가 안서현의 논문 〈여성 SF가 사유하는 돌봄의 익숙한 미래〉을 통해 분석되기도 하였다.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하고 신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와 강의, 논문 집필 등으로 커리어를 이어오던 중, 출산과 육아로 공백이 생긴 틈을 타 오래 바라왔던 소설 창작을 시작하였다. 첫 응모에서 바로 데뷔에 이른 그는 본인의 논문에서도 주목해온 바 있는 비트겐슈타인의 ‘가족 유사성’ 개념에 착안하여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도 근본적으로 상상의 산물”이라는 전제 아래서 인간과 다르지만 닮은 존재인 ‘인공지능’을 거울 삼아 ‘인간성은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이어간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지만 특유의 코믹한 상황과 친근한 인물들로 “유머와 희망 한 스푼을 담은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비-인간 주체를 향한 따뜻한 시선”(문학평론가 임정균)이 돋보이는 여섯 편의 소설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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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숙

@j27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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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
📚낯설고도 사랑스러운 AI들과 만날 시간!
📚꿈과 현실 사이에서 건넨 이야기!
📚이경 저자의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인공지능과 사람, 서로 닮아서 더욱 낯선 당신! 이경 저자의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는 총 6편의 이야기가 수록된 SF 단편소설집으로, 육아와 인공지능이라는 이질적인 두 세계를 아주 절묘하게 엮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공지능이라는 테마로 하여,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기계에 새로이 부여될 정체성과 가능성, 그리고 인간과 맺어갈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외계인, 로봇, 인공지능 같은 이야기! 갓난 아기를 돌보는 엄마의 고단함을 AI 육아 장비가 함께 나누는 이야기인 이 작품은 고통스러운 육아의 순간을 유머로 승화시켜, 읽는이에게 공감 뿐만 아니라 위로를 주는 작품이다. 또한 기계가 인간을 닮아갈수록 , 오히려 인간의 본질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과연 인간다움이 뭔지 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따뜻한 문체와 친근한 이야기! SF소설을 입문하고 싶은 자에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감정과 관계를 맺는 도구로 그려진다. 또한 이 작품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내어, 돌봄 노동과 인간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육아, 간병, 정서적 지원 등 ! '돌봄' 이라는 감정적인 노동을 AI 가 과연 어떻게 분담하게 되는지, 과연 어떻게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 작품으로, 육아의 고립과 피로를 AI가 어떻게 위로할 수 있는지를 유머와 따뜻한 이야기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

🕊인간의 감정과 삶의 본질을 이야기 하는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는 AI가 운영하는 영아 송영 서비스, 간병 로봇이 존엄사 입회자가 되는 등!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와 맞닿은 이야기로, 윤리적인 이야기도 함께 고민해봐야 하는 작품이다. 육아, 간병 , 철학적 질문 등! 다양한 삶의 장면에 AI가 등장한다. 그러면서 인간다움이 뭔지 이야기를 하는 작품으로, 코믹한 상황 뿐만 아니라 친근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여, 주제가 전혀 무겁지 않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 시대의 육아 고립감, 존엄사 등 현실적인 고민을 미래적 상상력을 잘 그려낸 이 작품은 기계가 인간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간도 로봇 마음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상호 이해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인간의 고통과 피로를 덜어주는 기술이야말로 윤리적으로 정당한지, 아니면 인간의 역할을 잠식하게 하는게 아닌지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철학적인 요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로 무겁지 않고, 유머와 따뜻한 시선으로 위로 뿐만 아니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6편의 단편들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6편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유머와 따뜻함, 그리고 철학적 깊이가 있다는 점. 또, '인간 다움이 무엇인지' 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인공지능이라는 미래적 소재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존재를 따뜻하게 그려낸 이 작품! 육아, 간병, 죽음 등 인간의 가장 고단한 순간에 AI가 함께하며 돌봄의 윤리와 책임을 이야기하면서, 감정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구현될 법한 이야기를 상상력을 자극할 정도로 공감이 되는 작품! 문학성 뿐만 아니라 가독성까지 모두 갖춘 작품이니, 육아 경험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칠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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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래빗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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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숙

@j27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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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래빗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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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022년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 부문에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가작을 수상하며 “제목을 접한 순간부터 느낀 즐거운 당황함을 끝까지 배반하지 않았다”(민규동 영화감독)는 평을 받았던 이경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신생아 육아에 지친 젊은 부부가 말동무 기능이 있는 인공지능 젖병소독기의 홀로그램과 만나 겪는 해프닝을 담아낸 이경의 데뷔작은 유쾌함과 완성도 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맞춤형 대화를 통한 돌봄 노동자에 대한 일종의 기계화된 상호 돌봄을 상상한다”는 면에서 문학평론가 안서현의 논문 〈여성 SF가 사유하는 돌봄의 익숙한 미래〉을 통해 분석되기도 하였다.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하고 신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와 강의, 논문 집필 등으로 커리어를 이어오던 중, 출산과 육아로 공백이 생긴 틈을 타 오래 바라왔던 소설 창작을 시작하였다. 첫 응모에서 바로 데뷔에 이른 그는 본인의 논문에서도 주목해온 바 있는 비트겐슈타인의 ‘가족 유사성’ 개념에 착안하여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도 근본적으로 상상의 산물”이라는 전제 아래서 인간과 다르지만 닮은 존재인 ‘인공지능’을 거울 삼아 ‘인간성은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이어간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지만 특유의 코믹한 상황과 친근한 인물들로 “유머와 희망 한 스푼을 담은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비-인간 주체를 향한 따뜻한 시선”(문학평론가 임정균)이 돋보이는 여섯 편의 소설이 묶였다.

출판사 책 소개

2022년 문윤성SF문학상 수상작 수록
낯설고도 사랑스러운 AI들과 만나는 이경 첫 소설집

인공지능 테마의 여섯 단편소설
달라도 똑 닮아 더 사람 같은 기계들이
인간을 돌보고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

“익숙한 현실과 낯선 미래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맞붙어 있어 이상하고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김초엽(소설가)

“의연함과 비참함, 일상과 영원을 오가는 이들이 여기에 있다.”-심완선(SF 평론가)

“돌봄 노동의 기계화에 대한 거대한 농담.”-안서현(문학평론가)


지난해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 부문에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가작을 수상하며 “제목을 접한 순간부터 느낀 즐거운 당황함을 끝까지 배반하지 않았다”(민규동 영화감독)는 평을 받았던 이경의 첫 소설집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래빗홀, 2023)가 출간되었다. 신생아 육아에 지친 젊은 부부가 말동무 기능이 있는 인공지능 젖병소독기의 홀로그램과 만나 겪는 해프닝을 담아낸 이경의 데뷔작은 유쾌함과 완성도 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맞춤형 대화를 통한 돌봄 노동자에 대한 일종의 기계화된 상호 돌봄을 상상한다”는 면에서 문학평론가 안서현의 논문 〈여성 SF가 사유하는 돌봄의 익숙한 미래〉을 통해 분석되기도 하였다.

외계인, 로봇, 인공지능처럼 SF의 전통이 공들여 구축해온 대표적인 비인간 형상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중에서도 로봇, 인공지능을 정말 좋아합니다. 인간이 만든 이야기 안에 존재하는 인공물이기에, 우린 그들에게 계속 인간성을 의탁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반대로 지금 아직은 없는 인간성을 찾거나 발명하려 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 점에 계속해서 매혹됩니다. 인간성의 구조와 그 이상의 것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해주어서요. (이경 작가 인터뷰)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하고 신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와 강의, 논문 집필 등으로 커리어를 이어오던 중, 출산과 육아로 공백이 생긴 틈을 타 오래 바라왔던 소설 창작을 시작하였다. 첫 응모에서 바로 데뷔에 이른 그는 본인의 논문에서도 주목해온 바 있는 비트겐슈타인의 ‘가족 유사성’ 개념에 착안하여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도 근본적으로 상상의 산물”이라는 전제 아래서 인간과 다르지만 닮은 존재인 ‘인공지능’을 거울 삼아 ‘인간성은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이어간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지만 특유의 코믹한 상황과 친근한 인물들로 “유머와 희망 한 스푼을 담은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비-인간 주체를 향한 따뜻한 시선”(문학평론가 임정균)이 돋보이는 여섯 편의 소설이 묶였다.

아기가 밤새 울어도 고통스럽지 않고
아무리 고된 간병도 너끈히 해내는 당신들


아기의 울음소리를 쉬지 않고 서너 시간 들어도 괜찮답니다. 아기가 울음을 그치고 편안해질 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사항을 확인하고 수정하고 변경하고 적용하고 다시 확인하고 다음으로, 다음으로, 그다음으로 넘어가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니까요.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p. 100)

이경은 인공지능이 채워갈 앞으로의 미래 중에서도 특히 돌봄 노동에 기여할 인공지능 로봇에 주목한다. 반복되고 지저분하고 오래 기다리거나 혹은 급히 해결해야 하는 그 모든 노동을 수행하면서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는 존재들이 바로 이들이다. 인상적인 점은 이러한 인공지능들이 ‘돌보는 사람’ 또한 돌보는 기능 또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육아에 고달파하는 부모에게는 친절한 말동무가 되어 무료함을 쫓고 지친 마음을 달래주며, 아이를 재우는 동안 음악이나 영상을 틀어주기도 한다. 통증에 지친 환자의 짜증을 받아내다가 혼자 복도에 나와 한숨짓는 인간 동료에게 오늘의 기분을 물어봐주는 이 또한 로봇이다.
작가는 인공지능이 완전히 돌봄을 대체하고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되는 유토피아를 그리지 않는다. 분유의 정량은 알려주어도 젖병은 직접 타야 하고, 간병인과 간병 로봇이 교대하는 정도로 대체로 로봇은 보조적 노동을 수행한다. 이는 이 소설들의 배경이 근미래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나 돌봄 노동에 관한 우리 사회의 인식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의도 또한 엿볼 수 있다. 혼자 아이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탑재된 프리미엄 차량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의 혜인. 복직한 뒤 첫 회의를 앞두고 급하게 남해의 친정에 아이를 맡겨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이 서비스를 알아보면서도 그녀의 머릿속에는 “엄마가 뭐 하느라 정신 빼놓고 그런 데다 자식을 내돌리느냐는 비난”(p. 64)이 메아리친다. 안서현은 이에 대해 “돌봄의 가치에 대한 사유와 합의의 진전 없이는 돌봄 또는 ‘돌봄의 돌봄’의 기계화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돌봄의 현실을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이경 소설의 인공지능들은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들을 무대 한가운데로 초대한다.

“눈치”와 “알아서 적당히 잘”을 딥-러닝하며
관계를 맺고 사람과 사물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당신들


간병 로봇의 인공 인격이란 게 인간을 인간답게 돌보기 위해 인간의 일과 행동을 다 모방해서 된 건데 구공일 씨가 인간이 아님 뭐예요? (…) 똑같은 일이에요. 노동이 존재를 규정한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보면 이 방에서 나랑 제일 똑같은 종족은 구공일 씨예요.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 p. 135)

인간이 지겨워하고 어려워하는 일도 묵묵히 너끈하게 해내는 사물과 같은 존재이지만 주위 사람들을 통해 인간을 알아가는 과정을 겪는 이들이 바로 이경 소설 속 인공지능 로봇들이다. 존엄사를 다루면서도 지난한 윤리 논쟁을 비껴가며 로봇의 법정 대리인이자 친족으로서의 자격을 화두로 올리는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에는 환자의 존엄사 의지를 눈치껏 “100프로”라고 정정해 말하는 간병 AI 로봇 IM-901(구공일)이 있다. 이 작품과 연작으로 이어진 〈만물의 앎에는 끝이 없다〉에서 구공일의 친구로 등장하는 무형문화연구소의 기록 보조 로봇 구금산이 관객이 너무 지루하지 않게 굿을 마무리하는 센스 또한 ‘알아서 적당히 잘’을 딥-러닝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사람과 사물의 경계는 흐려지고 서로 닮은 인간들과 로봇들은 이어져 ‘비슷한 이들의 우정’을 나눈다. 하여 인용문에서처럼 명희는 구공일이 ‘인간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는 행정관 분노와 모멸을 느끼며 그를 변호한다. 애초에 구공일을 존엄사 입회인으로 지정했던 명희가 생전에 “로봇은 인간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인간도 로봇 마음을 알 수 없고”라 말하며 선을 긋는 듯도 했지만 “그 말에 얼음처럼 찬 구석은 없었다”(p. 131). 실은 어떤 타인이든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없고, 누구나 그렇게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면서 일상과 기억을 공유하고 점차 친구이자 친족이 되어가는 것뿐임을 알고 있기에.

맡겨진 몫을 다한 뒤에도 좋아하는 일을 찾으며
자기만의 삶을 찾아 나아가는 우리


“말레우스, 당신은 400년 전 파리의 대성당을 보수하던 이의 손에 들린 망치로부터 시작된 존재라고 들었습니다. 나는 세상에 나와 파리 외방 선교회와 일한 인연으로 당신의 명성을 익히 들었어요. 1845년부터 진행된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담당한 주역 중 하나였다지요.” (〈보편적인 내 엉덩이〉, p. 226)

이경은 인간을 닮은 이 로봇들이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한 뒤에 어떤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인지도 궁금해한다. 앞서 언급된 구공일은 간병 로봇에서 은퇴한 뒤 강원도에서 바리스타로 카페 ‘한가’를 열고 말 그대로 한가하게 드립커피를 내리고 매실청을 담근다. 로봇이 존재하는 가상의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보편적인 내 엉덩이〉에서는 성당을 보수하면서 자연 발생했던 기계 로봇 말레우스가 스테인드글라스를 직접 구워가며 자신의 창작 작업을 이어간다. 마치 윤오영의 〈방망이 깎던 노인〉의 SF 버전처럼 표준화와 효율을 외치는 신세대 로봇의 가치를 거부하며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그에게서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신념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인간과 다른 신체 조건과 출생 환경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인간을 똑 닮아낸 인공지능들은 이렇게 이경의 세계에서 인간들과 좌충우돌하며 관계를 맺고 자신을 발견해가며 한 보씩 전진한다. 그렇게 나아가는 걸음마다 명랑과 온기가 가득한 인공지능들과 함께 이경도 독자들을 향한 첫발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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