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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술이라는 건... 고통 없이는 그 꽃을 피울 수 없는 것인가? 그래서 소위 말하는 '위대한 예술 작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늘 경건해만 하는 것일까? 그 안에는 한 인간의 처절한 고통과 고난이 온전히 담겨져 있기에...
- <에드바르트 뭉크>, <프리다 칼로> 편을 읽으며 든 생각
대학교 때 빈센트 반 고흐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한 친구가 있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고흐의 그림이 그려진 엽서만 보아도 눈물을 글썽일 정도였으니까... 그 당시 나는, '저게 저렇게 눈물을 흘릴 일인가...'라는 생각에, 그 친구의 과잉 행동이 당췌 이해가 안 갔었다.
그랬던 내가, 그 친구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오르세 미술관에서 고흐의 그림을 직접 눈으로 목도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그림에는 도통 문외한이었던 나는, 남들이 다 간다는 유명한 곳이라니까 건너뛰기 아쉬워 갔던 곳 중에 하나가 오르세 미술관이었고, 그 곳에는 화풍이 다 비슷비슷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방마다 즐비하게 걸려있었다.
의미를 당췌 알 수 없는 추상화나 고대 신화를 그린 그림들 보다는, 그나마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인상파 그림들을 훑어 보며, '음.. 좋네..'하며 어느 방에 딱 들어섰는데....
그 방에서 나는 갑자기 숨이 멎고 말았다...
강렬한 색채와 힘이 느껴지는 붓 터치...
지나쳐 온 다른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유니크함과 강렬함이 있는 그림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이 모여있는 방이었다.
그때 느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고흐를 그렇게 찬양하고 있는지를...
그런데 오늘, <방구석 미술관>의 고흐 편을 읽으며, 왠지모를 허무함이 찾아왔다...
고흐의 그 강렬한 색감의 원천이, 알코올 중독에서 기인한 부작용 때문이었다니...
이 세상은 온통 아이러니로 채워져 있는 듯 하다...
저자의 멘트가 정말로 딱 나의 느낌과 일치했다.
"요정의 탈을 쓰고 날아와 혀끝에 앉은 녹색 악마 압생트는 고흐의 영혼을 갉아 먹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우리는 반 고흐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노랑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한 예술가의 영혼이 내지를 수 있는 표현의 극대치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반 고흐의 압생트는 녹색 악마일까요? 녹색 요정일까요?"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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