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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동자 안의 지옥
캐서린 조 (지은이), 김수민 (옮긴이) 지음
창비 펴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가제본)
#네눈동자안의지옥 #모성과광기에대하여 #캐서린조 #김수민옮김 #창비
책 소개에서도 나온 것처럼 이 책은 아들의 백일잔치를 8일 앞둔 캐서린이 아들의 눈에서 악마를 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캐서린은 '기억하려고 애쓰지만 그저 순간들만 기억해 낼 뿐이다'라고 하며 조각난 기억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책의 곳곳 캐서린의 부모님과 동생 테디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캐서린의 부모는 이성적이고 온화해 보이지만 아이들을 공포로 물들게 하는 존재였다. 캐서린과 테디는 폭발하는 부모 앞에서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는 무(無)의 존재가 될 뿐이었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캐서린과 테디가 안쓰러웠다. 이 아이들이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걸까. 사탕을 깨물어 먹어서? 아니면 빵을 남겨서?
어쩌면 신체 및 정서적 학대를 경험하며 무기력을 학습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캐서린이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하고, 경계가 없으며, 갇혀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또 다른 지옥으로 들어갔다. 그게 또 다른 지옥인 줄도 모르고.
캐서린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엄격한 수학 교사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라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저 자유를 갈망하며 어린 시절을 버텼고, 성인이 되어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갔다. 그녀에게도 가족이 생겼다. 엄마라는 타이틀도 갖게 되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고통스러움은 덤으로. 캐서린이 행복했으면 좋았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캐서린이 '나'를 잃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특히 병원에 누워서 매시간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기계 같은 모습에서 더 그렇게 생각했다. 아기를 낳자마자 행복하고 모성애가 뿜어져 나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거라는걸. '나'라는 존재를 지우고 내 시간은 온통 아기를 중심으로 흐르는 희생과 고통도 따른다는걸.
가제본이라 그런지 결말이 급행복...?
케이토는 우리의 행운의 부적이었다고 하며 끝난다.
이게 결말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아니겠지? 역시 본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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