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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비밀

스미노 요루 지음
㈜소미미디어 펴냄

<나만의 비밀> 완독

별점 : 5/5

-줄거리
사람들의 감정이 머리 위 마크로 보이는 능력이 있는 고등학생, 쿄. 평범하고 숫기 없는 소년인 그는 같은 반 여자아이 밋키가 신경쓰인다. 어느 날, 밋키가 쿄의 친구 즈카에게 묻은다.
"나, 뭐 바뀐 거 없어?"
쿄는 밋키가 샴푸를 바꿨다고 생각하지만 차마 말하진 못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후기
내가 휴먼 소설과 연애 소설에 이렇게 재미있다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는 것 같다. 원래 스미노 요루 작가님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연애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대를 안고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이 나의 마음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었다. 기대 이상으로 난 이 책을 즐길 수 있었다. 이 책을 즐기기까지 인트로가 재미없어서 좀 걸렸지만 책장이 쉼 없이 넘겨졌다.

서로서로 이성으로서 좋아하고 친구로서 좋아하는 다섯 명의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그 능력을 감추기 위해 '나만의 비밀'을 가지고 생활하게 된다. 이 세계관이 신선해서 더 즐길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다른 사람의 현재 감정을 알 수 있는 능력이기에 쿄가 더 주위 환경에 신경 쓴 것 같다. 그와 달리 즈카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남에게 맞춰주는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나도 쿄처럼 남의 인생을 살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나도 즈카처럼 항상 다정하게 웃을 수 있으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행동 중이서 밋키와 파라(감정을 알 수 없는 아이)가 특히 공감하기 어려웠다. 파라의 재치, 그리고 아무 생각 없고 바보라고 불림에도 아무 상관하지 않는 그 마음이 신기했다. 내가 파라 같은 아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모든 것을 나에게만 끌어안으면서 살아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 일정하려면 자신의 고민도 자신에게만 있어야할 테니까. 사람들마다 장단점이 있다랄까.

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그건 '나'라는 사람을 자각 시켜주는 것 같다. 남에게 맞춰주며 살면 진정한 '나'를 잃는다는 말을 해주는 것 같다. 쿄는 밋키의 샴푸가 바뀌었다는 말을 왜 못했을까, 생각해보니 그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자신의 인생의 기준을 맞추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진정한 '내가' 사는 인생은 무엇일까, 깊게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책.
👍 고민이 있을 때 추천!
2021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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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

@syun89v

20241222

마지막 책장을 덮었음에도 내가 이 책을 온전히 이해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책에 담겨 있었던 서은 엄마의, 주연 부모님의, 거짓 진술을 했던 목격자의, 주연을 도운 담임선생님의 입장. 전편에서는 그저 엑스트라에 불과했던 사람들의 입장을 내가 이해했는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있게 그렇다, 라고 대답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얽히고 복잡해진 관계에서 각 사람들의 입장을 보며, 나조차도 어떨 땐 서은 엄마의, 어떤 땐 주연 엄마의, 또 어떨 땐 다른 사람들의 편을 들었다.

주연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올랐다가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아무리 무겁고 중대한 일일지라도 저급한 말들로 치장을 해 주고 받으면 결국 가벼운 일처럼 보여진다. 아무리 진실이 들어났음에도 이 저급한 말들이 파편으로 날아와 주연의 마음에 생채기만 남겨 떠났고, 이 모든 상황들이 주연을 괴롭혔다.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헷갈렸던 건 모순투성이인 등장인물들의 마음이었다. 주연과 서은이 살아온 환경을 눈에 띄게 대비되어 나타난다. 주연은 돈이 많은 집안에서 자라 자신이 원치 않는, 지나치게 꾸며진 것들로만 둘러싸인 채 자랐다. 그에 반해 서은은 가난한 집안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들을 누리지 못한 채 자랐다. 그런 서은과 주연을 서로에게 마음을 연다. 여기서 서은은 1편에서 주연을 자신이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2편에서는 자신이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가장 먼저 주연에게 전화를 건다. 그런 서은을 향한 주연의 마음은 친구로서의 우정보다는 소유욕에 강했다고 생각한다. 주연을 서은을 가지고 싶어했고, 그런 소유욕이 모든 상황을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주연의 부모님은 본인들이 주연에게 모든 것을 해주었다고 생각했고, 주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문장 하나하나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그 사랑은 오로지 예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보면 주연 부모님이 주연을 너무 사랑했기에, 내 딸만은 저 꼭대기에 있어야만 행복할 것이다 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기에 벌어진 상황이 아닐까 싶다.

서은의 죽음을 기점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서은 엄마는 처음에는 주연을 죽이고 싶은 아이, 라고 표현했다. 그러다 주연이 찾아오며 배고프다고 하자, 그런 주연을 살리고 싶은 아이, 라고 나타냈다. 서은 엄마에게 주연은 증오의 대상이자 자신이 죽은 딸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하게 편안한 대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1편의 이야기가 끝났을 땐 모든 게 이렇게 마무리될 줄 알았다. 그러나 2편에서 그 이후의 이야기가 그려내지고, 또 마무리가 되었다. 그 마무리가 또다른 이야기의 문을 열 것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모든 게 무너지고, 끝났다고 생각하는 삶이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그것을 다시 만들어냈다. 이렇게 무너진 부분을 짓고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비로소 보통의 '삶'을 이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지음
우리학교 펴냄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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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un89v

  • s17님의 2100년 12월 31일 게시물 이미지

2100년 12월 31일

이희영 외 3명 지음
우리학교 펴냄

2023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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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

@syun89v

내가 읽어봤던 로맨스 소설 중에서 제일 좋았던 책. 서로 좋아하지만 사귈 수 없다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설정도 좋고 여러 명의 이야기를 일인칭 시점으로 보여주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기에 자신이 소중하고, 좋아했던 사람이 저승사자로 나타난다는 판타지스런 몽글몽글한 설정까지 좋았다. 다음에 또 읽고 싶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서은채 지음
황금가지 펴냄

2022년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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