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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그럼 반나절만 우울해하고 오후부터 정신 차려.”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고민해. 세상에 물들지 말고. 풋내 나지 않으면 신문 기자라 할 수 없지.”

“그쪽이 원하는 건 하나도 잘못 없는 자기 아들이 다른 나쁜 애들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스토리겠죠.”
“좀 조용히 하라고.”
훗타가 버럭 고함을 쳤다.
“나도 이 바닥에서 하루 이틀 굴러먹은 게 아니야. 이런 일은 여러 번 겪었으니 좀 믿고 맡겨 봐요. 분명히 사카이씨의 말대로 피해자 가족은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하지만, 진실을 이야기하면 분노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한마디로 죽은 가족의 명예가 더럽혀지는 건 조금이라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겠지. 하지만 그게 인지상정인데 어쩌겠어요. 인간의 마음속에서는 이성과 감정이 항상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단 말입니다. 근본이 그런 생물이라고.”

“제 눈에는 똑같아요. 누가 더 잘못했는지 서로 떠넘기는 것뿐이죠.”
“하지만 사카이가 불량 학생들에게 유이치를 지켜 줬던 일도 있었던 모양이라, 단순히 재단할 수만은 없다고 할까.....”
“그런 얘기가 어째서 지금 나오는 건데요? 이상하잖아요. 아이들이 풀려난 다음에 책임을 면하려고 서로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있고요.”
히로코는 울컥해 반박했다. 아이들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것 자체가 유이치의 죽음을 허투루 여기는 것 같아서 참을 수 없었다.
“네 학생들의 부모들이 분향하러 찾아뵙겠다는 걸 거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다카무라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우리가 거절할 줄 알고 시늉만 한 거죠. 그것도 변호사를 통해서 연락했다고요. 애당초 지굼 이 상황에서 어떻게 얼굴을 보라는 겁니까. 누구든 거절했을 거에요.”
히로코가 받아치자 다카무라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부인께서 바라는 건 뭔가요?” 하고 물었다.
“진실을 알고 싶어요. 그뿐입니다.”
“그러시군요......”
다카무라는 순간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을 짓도니 시선을 돌렸다.
2021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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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 불빛이 켜졌다고 꼭 된다는 건 아니야."
"될거야."
마이클이 말했다.
"둘 다 도와줘서 고마워."
"네가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걸 우리가 알 방법은 없을까?"
"그런 건 없어."
기비 물음에 리지가 말했다.
"모르고 살아가는 게 인생이지."

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거야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책읽는곰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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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선 기세가 팔 할이야. 실령 승부에선 지더라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돼. 차라리 감춰. 니 생각, 감정, 숨소리까지,,,, 그 어떤 것도 상대에게 드러내지 마."

"모든 것은 체력이다... 불쑥 손이 나가는 경솔함, 대충 타협하려는 안일함, 조급히 승부를 보려는 오만함... 모두 체력이 무너지며 나오는 패배의 수순이다. 실력도 집중력도, 심지어 정신력조차도 종국에 체력에서 나온다. 이기고 싶다면 마지막 한 수까지 버텨낼 체력부터 길러."

"그렇게 견디다가 이기는 거요. 쓰라린 상처에 진물이 나고, 딱지가 내려앉고, 새살이 돋고! 그렇게 참다 보면 한 번쯤은 기회가 오거든.... 조국수. 바둑판 위에선,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갈 곳이 없습니다."

승부 각본집

윤종빈 외 1명 지음
스튜디오오드리 펴냄

읽었어요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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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uayt

우리를 계속 살게 도와주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종교가 있으면 자살이 ‘그릇된 짓’이라는 생각이 윤리적 저지책 역할을 한다. 물론 죽음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나 모방 자살 염려도 자살을 저지한다. 또 앞에서 봤듯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진화적 항상성(내부와 외부의 자극에도 형태와 생리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 - 옮긴이)이라는 자기 보존 본능도 있다.
인지 붕괴에 빠지면 이런 장벽들이 하나씩 무너진다. 의미 있는 생각을 하는 사고력을 잃고,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만 몰두한다. 정상일 때는 고통의 숨은 의미를 찾는 생각이나 영적인 생각을 낳는 추상적인 사고를 한다. 그런데 자살 앞에서는 이런 사고가 놀랍도록 사라진다. 슈나이드먼은 "자살학에서 가장 위험한 어휘는 네 글자로 된 단어(욕설 fuck을 의미 - 옮긴이)뿐이다." 라고 말했다. 달리 말해 자살 의향자는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는다. 상황이 흑백이 되었고, 은유적 미묘함 따윈 없이 오직 죽기 아니면 살기밖에 없다.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제시 베링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지음
더퀘스트 펴냄

읽었어요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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