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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셜록홈즈와 왓슨은 중세에도 있었다.
5세기에서 15세기 약 천 년간 중세 유럽은 종교의 세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톨릭의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래서 종교 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교황의 권력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했다. 역사는 근대로 넘어오면서 교황권의 부조리는 자신의 몰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세기말적 시대상과 그 당시 유럽의 중심이었던 이탈리아 북부 고즈넉한 수도원이 이 소설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된다.
수도원에서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시기에 수도원을 방문한 외부인, 즉 윌리엄 수도사와 아드소 수련생이 사건의 원인과 범죄자를 추리해 나가는 것이 [장미의 이름]의 전체 줄거리이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수도원의 비밀과 부패가 점점 드러나게 되고 사건의 주요한 원인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과 깊이 연관되어있음이 드러난다. 소설 속에서는 등장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1권은 고대 그리스의 '비극'을 다루고 제2권은 '희극'을 다루었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예상했지만, 실재는 발견되지 않았다.
중세 종교적 세계관에 아지트인 수도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원인이 희극, 즉 '웃음'을 연구한 책 때문이라는 역설은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 저자인 움테르트 에코가 [장미의 이름]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짐작 할 수 있게 한다. 역사의 큰 흐름은 종교의 시대는 가고 기술과 과학의 시대가 오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장미의 이름]에서 '장미'는 앞에서 언급한 중세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중세 말 종교의 부패, 탐욕, 권력, 부조리 등 화려한(?) 과거의 모습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이 장미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희곡'과 '웃음'은 근대의 정신 혹은 과거의 부조리를 벗어나기 위한 시대정신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도 과거의 영광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종교의 행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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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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