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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애주가의 고백

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거의 오기로 읽었던 책 같다. 최근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책에서 저자가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에 대해 적은 감상을 읽었다. “좋은 작품이고 대단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뭐 꼭 나까지 그렇게 같이 좋아야만 하는가 싶은 바로 그 표정 말이다. 칼 세이건은 긍정적인 의미로 대단한 성동가였다.” 그래, 나는 이 책이 좀 그런 선동가스러운 책 같다. 나는 네가 어디까지 하는지 보겠다(?)같은 심정으로 읽었다.

나는 아마추어 애주가라고 나를 지칭할정도로 술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책에서 나오는 술로 인한 고통도 종종 겪고 있다. 특히 블랙아웃현상은 나에게선 이제 큰 일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이불킥도 종종 나온다. 그래서 취할만큼 마시지 않는다. 물론! 매번 지켜지는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해 나의 인간관계, 직장에서의 문제는 크게 없다.
하지만 이 책에 의해선 나는 알콜의존증 환자이며 알콜중독자 환자이다. 그리고 그에 반반하며 아니라고 하면 그래그래, 나도 그랬어. 근데 그거 환자 맞아. 라고 하는 하, 그냥 말 안하고말지 이런 느낌의 책.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딱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묻고 싶다. 책 내용 중 알콜성환자의 반댓말로 ‘정상적인 음주가’라는 단어가 나온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음주가는 어떠한 규정에 맞춰져 있는건지 구체적으로 서술해주었으면 했는데 그 부분이 없는게 아쉽다. 그냥 반박만 하려그러면 응, 그래, 나도 그랬어, 근데 그거 중독자 맞아 의존증 맞아 이러고만 있으니. 쫌.

내 삶의 문제점이 금주로 인해 달라질 수 있다면 나는야 당장이라도 술을 먹지 않겠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불안은 금주로 인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알콜을 섭취함으로서도 달라지는 게 아닌 완전히 다른 별개의 문제다. 나는 쓴다는 것 자체에 경의를 표하기에 별점수를 매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뭐라고 평가를 하는지 모르겠어서 별3개가 나의 기본점수이기도 한데 하, 너는 좀 어렵다.

이 책을 읽고 좋았던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아무튼,술이라는 반대되는 책을 읽어야겠다. 원래 이 책을 읽고싶었던 이유가 나와 반대되는 삶을 보며 부피를 쌓기 위함이었는데 이렇게 감상평을 쓰는것도 나를 의존증과 중독증 환자로 만드는 것 같아서..되게 별로다.
2021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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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의 이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필멸에 대한 자각은 흡사 공포다. 강제로 외면하려는 마음을 애써 바라보면 따라오는 무서운 질문들.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며 죽음으로 가는 길에 나는 무엇을 할수 있으며 내 삶이 보잘것없지않기위해서라면..

책을 읽으면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강예솔의 죽음이 되었다. 하필 오토바이로 동해일주를 하는지금이라 떠나기전 혹시 사고로 인해 이번이 내 마지막이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한 공포까지 더해져 실감나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그땐 나도 똑같이 외면했지. 죽음이 설마..

내 나름의 결말은 이것이다.
걱정, 시름, 인내, 고통, 격정 등등 이들은 결국 겪어낸 나의 걱정, 나의 시름, 나의 인내, 나의 고통, 나의 격정이다. 타인의 걱정과 나의 걱정은 다르다. 마지막에 아들이 손을 잡고 눈물을 터뜨릴때. 오직 나만의 것들을 둘의 것들로 만들려는 노력. 생애를 담은 노력. 그것이 어떻게 살(죽을)것인가에 대한 답이 되지 않을까.

죽고싶지않다. 하지만 죽는다.
그렇다면 오직, 나를 벗어나는 노력이 죽음 앞에 웃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그렇게 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할때다.

나또한 누군가의 둘이 될 수 있게 살려면?

이반 일리치의 죽음 광인의 수기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열린책들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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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구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문장 하나하나마다 보여 그것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내가 좋아하는걸 알려주고싶어하는 그 안달복달한 마음.

그러나 이야기가 너무 왔다갔다하는 구성은 이해와 집중을 더디게 만들었다.

구름에 대한 과학적 지식도 좋았지만 그보단 좋아함을 넘어서 사랑하게 된 사람에 대한 경외가 느껴졌다. 나는 요즘 사랑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좋아함을 넘어선 사랑.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나는 좋아함만 많아선 왜 깊어지지가 않는지.

구름을 사랑한 사람의 책에서 구름보다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게 몰입되는 요즘. 나도 무언가를 그렇게 사랑해 보고 싶다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김영사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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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에 대해서 토론을 해본적이 있다.

저자는 2년동안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 죽음을 선택하기위해 벨기에로 망명하여 안락사를 맞이했다. 이 책에서 기억나는 문장은 하나다. “나는 욕망없이 살수없다.”

그렇다. 맞다. 나도 욕망없이 살수 없다.
밥을 먹을때 남들이 퍼준 숟가락을 힘없이 물어야하고, 걷고싶을때 걷지못하고, 머리카락을 쓰다듬지못하고, 눈을 비비지 못하고, 화장실은 수치스러운 공간이 될테며, 그럼에도 수치를 받아들여야하는 끔찍한 생애. 몸이 간지러워도 긁지못하고, 보는것 듣는것 만지는것 모든것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삶.
삶은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내야하는걸까.

나의 지인이, 나의 부모가 그 고통끝에 안락사를 말할때 그들의 빈자리를 슬퍼하는 내 모습에 무너져 그들의 고통보다 내 슬픔이 더 우선시되는거라고. 난처하게도 나는 그랬다.

죽음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의 마지막은, 여름

안 베르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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