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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의 표지 이미지

단명소녀 투쟁기

현호정 (지은이) 지음
사계절 펴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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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열아홉 소녀 구수정의 이야기이다. 대학에 갈 수 있는지를 묻기 위해 북두를 만난 수정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라는 말을 듣는다. 수정은 자신의 삶을 끝내지 않기 위해 죽음으로부터 멀리 도망친다. 그러다 만난 '내일'이라는 개와 죽기 위해 길을 떠난 '이안'을 만난다. 수정은 삶을 끝내지 않기 위해, 이안은 삶을 끝내기 위해 함께 여정을 이어간다. 두 사람은 저승 신이 건넨 명부에 그려진 이들을 죽여야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과연 이들의 삶은 어떤 방향을 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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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역시 어딘가 모르게 빠져들게 한다. 표지 속 까만 머리를 한 소녀의 표정이 어딘가 모르게 비현실적으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정말이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소설이구나 싶었다.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는 카피는 소녀의 투쟁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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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는 현실에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다른 차원으로 들어간 것 같은 묘한 느낌을 준다. 그 지점이 자연스럽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현실에 있는 이야기처럼 보이게도 하고, 그 반대처럼 보이게도 한다. 소설 중간중간 이안은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이 현실인지를 묻는다. 수정과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꿈이면 어떡하냐고 한다. 수정은 그럼 꿈에서 깨어나 보라고 한다. 이게 현실이 아니면 뭐냐는 듯. 이안은 그런 수정을 보며 다시 일어나 여정을 떠난다. 순간 내가 지금까지 읽은 게 다 이안의 꿈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싶어서 당혹스러웠다. (혼란하다 혼란해)

책 마지막에 심사평을 맡은 작가님들 중 정소현 작가님의 "첫 장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소설이다. 독자는 작가가 만든 세계 속에 그냥 내던져진 채 따라가야 하는 운명에 처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해 봐야 어김없이 어긋난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왜냐면 내가 그랬으니까. 수정과 이안의 흐름에 따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시간 순삭은 이럴 때 쓰는 말일 테다.

출판사 블로그에 올라온 해설은 이 소설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소설은 한국 고전 서사의 유형 중 하나인 연명담 또는 연명 설화에서 착안했다고 나와있는데 관련 이야기를 읽으면서 소설을 읽으니까 흥미로움이 더해졌다.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2021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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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갔다온 친구가 과자를 줬다. 포장지는 초콜릿 색깔이었고, 사이즈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작았다. 한 입에 쏙 넣었다. 겉은 바삭한 비스킷, 속은 마시멜로우 같았다. 쫀득하고 달콤했다. 과자 하나에 대만 여행을 다짐했다. 대만에 가게 되면 이 책에 나온 과자를 다 먹어보고 싶다!

대만 현지 쇼핑 대백과

오가와 지에코 지음
클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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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님님의 Q씨에게 게시물 이미지
나는 자유를 좇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자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자유란 무엇인가. 71쪽에서 작가는 “자유를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며, 여드름투성이의 방탕한 아들이 부모에게 대드는 것밖에 더 되겠습니까.”라고 한다. 솔직히 이 말에 찔렸다. 자유를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으로 여겼다. 뒤에 이어지는 글에서 작가는 ‘아무것도 나를 구속하지 않는 자유, 내 마음에 평화가 오기는커녕 미쳐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아아.
그런 것이 자유라면 자유는 너무나 괴로운 것.
완전한 자유란 고독으로부터 떨어질 수 없는 것.

Q씨에게

박경리 지음
다산책방 펴냄

읽고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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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두효과(primacy effect)‘는 처음 받은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정보보다 훨씬 강하게 기억되고, 판단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말한다.

다아시를 처음 만난 날, 엘리자베스는 춤을 권하지 않는 그를 오만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한 번 자리잡은 편견은 씻길 줄 모른다. 계속해서 부정적인 인상이 쌓일 뿐.

그는 오해를 풀기 위해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냈다. 단박에 오해가 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점점 편견을 거두면서 사랑이 시작되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두 사람은 서로에게 스며들었다.

다아시는 오만을, 엘리자베스는 편견을 내려놓고 서로를 바라봤다. 성숙하게 인정하는 둘의 태도를 보며, 그 사랑,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세계문학전집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민음사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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