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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세계문학전집 42)의 표지 이미지

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민음사 펴냄

니체와 만나고 14살 연상의 살로메를 연모하고,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앙드레 지드를 만나고, 로댕의 비서로 1년간 일한 적이 있는 릴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윤동주가 별을 헤이며 노래한 이도 릴케였지요.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그가 28세부터 6년간 쓴 일기체 소설 <말테의 수기>를 읽어봤습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여기로 몰려드는데, 나는 오히려 사람들이 여기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란 첫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지하로부터의 수기>처럼 내면 세계를 다룬 문장들이 아름다우나, 난해하고 몹시 지루합니다.

소설이지만 줄거리가 없고, 사건이 아닌 상상과 기억만으로, 71개의 소주제가 릴케의 시선으로 그려집니다. 공포, 얼굴, 생명, 죽음, 아침, 달, 시(poet), 도서관, 질병, 불안 등등으로 삶의 본질을 논합니다.

줄거리가 없는데, 설마(?) 하면서 믿지 못하는 사람도 더 있을 겁니다. 릴케가 파리에서 보낸 암담한 생활의 여러 단편적 수기가 모아진 형태인데 어느 글에선 "여러 주제가 상호보완하면서 균형을 이루고, 새로운 모티브로 끊임없이 변주된다"라고 멋있게 말하던데,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처음 맛 본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맛.

나중에 그 의미를 찾게 될지도 모르는 숨은 보물찾기 같은 책으로 명하고 읽자마자, 책꽂이 맨 윗칸에 꽂아두었습니다.
2021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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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예리함?

자전적인 이야기가 누구나 놀랄만한 이야기가 아니면, 평범하고 훙미를 잃는다.
작가에게 아버지는 가족이니깐 당연히 특별해도, 식료품 판매업자의 삶은 평범했다.
의도적으로, 작가는 아버지를 👨 미화하지 않고 사실 그대로를 기록했다. 이것이 소설이 될 수 있을까?

작가는 100페이지의 시작을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아버지의 기억을 그저 보여준다. 1899~1967.

- <아니 에르노> 남자의 자리, 102쪽

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지음
1984Books 펴냄

2022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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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힌다 싶을 때, 왕창 읽어야 하는 날이 간혹 있다. ^^

어머니는 오래전 돌아가시고, 아버지를 가끔 만나는 라디오 작가 딸, 아버지를 관찰하며 생일을 챙기고 같이 여러일을 같이하면서, 그 소재로 책을 쓴다. 유쾌하고 재밌다.

같이 어머니 성묘도 가고, 밥도 먹고, 친척도 만난다.

재산을 다 말아 잡수신 아버지, 나이 먹을 만큼 먹고도 결혼하지 않는 딸의 이야기. 우리는 가까운대도 서로에 대해 더 모른다.

전쟁은 지들이 저질러 넣고, 피해자인척, 1945년 소이탄이 떨어져 피난 가던 일을 말하기도 한다. 역시 일본인의 역사의식 결여다. 83쪽

"복과 화는 새끼줄처럼 번갈아 온다고 하지만, 부녀는 사랑과 증오를 꼬아서 만든 밧줄과 같다 . 사랑도 증오도 양이 많을수록 밧줄은 굵어지고 튼튼해진다." 256쪽

산다든가 죽는다든가 아버지든가

제인 수 지음
미래타임즈 펴냄

2022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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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kyowang

이영초롱은 1999년 고고리섬(제주 마라도 위 가상의 섬 🏝)으로 서울에서 전학 간다. 아빠의 사업실패. 제주공항에서 대정읍으로 버스타고 🚌 , 다시 섬까지 배를 🛳 탄다.

소녀는 커서 법을 공부하고, 판사가 되어, 법조계의 이효리처럼 다시 서귀포 성산법원으로 발령받아서 온다. 하지만, 법정에서 "엿 까세요" 욕설 2번을 해서 좌천된거다.

복자, 고복자는 제주에서 사귄 친구다. 사투리를 쓰면서 먼저 다가온 복자도 제주에 다시 내려와 살고 있단다.

"제주의 여름이 바람으로 이루어진다면 제주의 가을은 빛이었다. 단풍나무 위로, 잘 익은 감귤 위로 떨어지며 섬의 톤을 농익게 만드는 빛" - 본문 중

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22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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