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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민음사 펴냄
니체와 만나고 14살 연상의 살로메를 연모하고,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앙드레 지드를 만나고, 로댕의 비서로 1년간 일한 적이 있는 릴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윤동주가 별을 헤이며 노래한 이도 릴케였지요.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그가 28세부터 6년간 쓴 일기체 소설 <말테의 수기>를 읽어봤습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여기로 몰려드는데, 나는 오히려 사람들이 여기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란 첫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지하로부터의 수기>처럼 내면 세계를 다룬 문장들이 아름다우나, 난해하고 몹시 지루합니다.
소설이지만 줄거리가 없고, 사건이 아닌 상상과 기억만으로, 71개의 소주제가 릴케의 시선으로 그려집니다. 공포, 얼굴, 생명, 죽음, 아침, 달, 시(poet), 도서관, 질병, 불안 등등으로 삶의 본질을 논합니다.
줄거리가 없는데, 설마(?) 하면서 믿지 못하는 사람도 더 있을 겁니다. 릴케가 파리에서 보낸 암담한 생활의 여러 단편적 수기가 모아진 형태인데 어느 글에선 "여러 주제가 상호보완하면서 균형을 이루고, 새로운 모티브로 끊임없이 변주된다"라고 멋있게 말하던데,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처음 맛 본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맛.
나중에 그 의미를 찾게 될지도 모르는 숨은 보물찾기 같은 책으로 명하고 읽자마자, 책꽂이 맨 윗칸에 꽂아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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