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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은이), 안인희 (옮긴이)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가을 나무
초록색 옷을 뺏기지 않으려고
내 내무는 차가운 10월의 밤들과 아직도
절망적으로 싸운다. 그 옷이 좋아서. 안됐구나,
즐거운 여러달 동안 입고 있었는데,
나무는 그 옷이 더 입고 싶다.
그리고 다시 하룻밤, 다시
매서운 하루 낮. 나무는 힘이 없어
더는 싸우지 못하고 사지가 풀려
낯선 의지에 내맡긴다,
완전히 제압하라고.
하지만 나무는 이제 황금 빨강으로 웃으며
푸른 하늘 배경으로 깊이 행복하게 쉬고 있네.
지쳐서 자신을 죽음에 내주었더니,
가을이, 온화한 가을이 나무를
화려하게 새로 단장해주었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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