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무서워도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라면 가야 한다고 어린 그는 생각했다. 어차피 산이 시작되고 물이 시작되는 곳까지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지 않았던가. - p. 112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는 오히려 길로 나와 흐를 때가 마음이 제일 편안했다. 두렵고 불안한 모든 것들은 머물러 있을 때 만나는 것들이었지, 흐르는 길에서 만나는 것들이 아니었다. 흐르는 길에서 보는 모든 것은 그가 흐르듯 함께 흘렀고, 함께 흐르는 느낌으로 보는 모든 것은 서로 경계가 없이 한통속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