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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는 <다섯째 아이는 가족을 향한 억압되고 부정된 여성의 공격성을 이어받은 괴물 같은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완성도 있게 그린 심리 스릴러이다.>
어린이를 키우는 가정이나 임신부는 읽지 말 것을 권유하는 글도 보았다. 처음 읽었을 때 충격적이고 마음이 아파서 멍했었다. 179쪽의 짧은 소설로, 이란에서 영국인 부모 아래 태어난 도리스 레싱의 1988년작.
"여자 해리엇과 남자 데이비드가 만난 것은 직장 파티에서였다." 첫 문장은 펑범한 둘의 연말 직장파티에서 만남으로 시작한다.
서로 반해, 결혼하고 6명의 많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그들, 큰 집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의 도움도 받았다. 첫째 루크가 태어나고, 넓은 집에는 부모와 친척들이 방문하고, 모두들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웃음소리, 대화 소리, 애들이 노는 소리. 그들이 갖고 싶었던 행복을 찾았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훈장 받을 일이지만, 5번째 아이 벤이 태어나면서 책의 분위기는 180도 바뀐다. 비정상적이면서, 클수록 폭력적이 된다. 형제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벤의 묘사를 적어본다.
"(출산)이 애는 도깨비나 요괴 같아요 (4달) 성나고 난폭한 작은 괴물 같았다", 장남감을 갖고 깨질 때까지 벽과 마루를 내려쳤다.
(9달) 아침에 목이 졸려 죽은 개와 고양이가 발견되다. 도로를 질주하고, 가둬 놓으면 비명을 질렀다. 애들을 절대 벤과 같이 두지 마.
(11살) 패거리를 집에 데려오다. 상점이 털렸다. 집에 지폐뭉치를 가져왔다.
마음이, 뇌의 어느 부분이 잘못 된거는 분명한데, 치료도, 해결방법도 알 수 없다. 격리시설에 보내기를 택한 아빠, 죄책감을 가지고 사는 엄마.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종이 한장 차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귀가 아픈 아이는 외관상 보이지 않지만 청력이 떨어지고, 수업 태도도, 교우관계도 나빠지기 쉽다.
치료는 불가능하다. 더 나빠지지 않기만 바랄뿐. 우리 모두 건강하고 정신이 올바르다는 맹신도 가지고 있지만, 자만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질병과 장애의 치료란 더 나빠지게 하지 않는 것에 불과할 때... 누군가 심하게 아프면 가정도 삐걱하고, 사는 게 괴로워 지는 건 순식간의 일이다.
이토록 우리는 무방비에, 나약하고, 불완전하다. 전혀 공감이 안 된다면 아래 중 한가지다. 아직 나이가 어리거나, 결혼전이거나, 다행이도 불행을 비껴 살아왔거나. 이 때까지 나름 행복하게 살아왔다면, 주어진 행복에 감사하며 살면 된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경험한다. 사는 게 고통스럽고,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 삶에서 벗어날 순 없다. 벗어 날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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