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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일이란 자기가 다루고자 하는 대상을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시체는 두렵지 않지만, 죄스러움은 한없이 두려웠다.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도, 나는 잘못했다고, 인간이 인간을 다룸에 미안하다고 덧붙여 매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서 모든 게 빠져나가 빈껍데기만 남을지라도 해야 한다. 인간에게 고통이 있고 그것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는 일이라면.'
'이미 심박이 돌아온 환자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잘 유지하는 일뿐이었다. 의사그 생명을 붙들고 있으면, 환자가 그 줄기를 붙들고 깨어나는 것. 그게 유일하게 살아나는 방법이다.'
'경기란 뇌의 신호체계가 엇갈리고 있다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은 언제나 변수가 너무 많아요"
"당신은 죽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곧 편히 잠들 것이고, 눈을 뜨면 당신의 남은 세계가 펼쳐질 겁니다. 당신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당신을 살려낼 겁니다."
'그마저 사라지자 나는 바닥부터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오직 저주와 암흑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숱한 죽음을 단정 짓는 내 혓바닥을 잘라 내던지고 싶었다. 뽑아 짓이겨버리고 싶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살풍경을 뒤돌아보았다. 깜깜하고 유난한 밤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세상은 다시 밝아질 수 없어, 밤은 이대로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다.'
'그러니까 더더욱 상처의 당혹스러움과 통증을 이겨내고 용기 있게 열상을 맡겨준 그들에게, 그것이 그냥 상처를 놓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일일지라도 그 인생에서 자주 일어나지 않을 수고에 대해, 그들에게 눈을 맞추고 때때로 어깨를 어루만지며 이곳에서 수고했던 것은 당신 뿐이고 그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느낌으로 따뜻하게 건네는 말,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꼭, 이 '수고'를 잊지 않을 작정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 1년에 1만명이면, 하루에 27명꼴이다. 외상 시스템의 마비로 한 시간에 한 명이 넘게 죽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일을 낱낱이 알고 있을 텐데, 왜 고쳐지지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닥칠 위험이 거의 없다시피 한 광우병이나 광견병에는 분노하고 두려워하지만, 귀갓길에 마주한 교통사고 때문에 병원에 갔는데 수술이 지연되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는 왜 분노하지 않을까.'
"저는 의사이지, 철을 자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실은, 이런 도구를 써본 적도 몇번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탄절 날, 여기까지 와주신 것은 저를 믿어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지를, 제가 어떻게든 잘라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결할 겁니다."
'300개의 불행은, 브리핑 속 모니터 활자에 불과할 뿐 자막이 없어 읽히지 않는 고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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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또 감사합니다.
이제 더이상 허무하게 죽는 이들이 없기를.
특별한 이 세상에서 허무하게 죽으면 억울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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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 eun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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