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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민음사 펴냄
"내 마음의 증오심을 너무 부추기지 마. 너를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니까." - 드미
"나는 당신 못 보면 구역질이 나는데." - 헬레나
허미아를 사랑하는 드미트리우스, 그런 그를 사랑하는 헬레나의 대사다.
엇갈린 사랑은 어디까지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둘 다 이성까지 마비된 상태.
<한여름 밤의 꿈>은 현실이지만, 환상 속에 펼쳐지는 연애시다. 인물들은 긴 독백의 대사를 마구 쏟아내며 감정을 진지하게 설명한다.
제목이 꿈이지만, 실제 꿈 속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소동이 끝난 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제 마법 같은 일들이 단지 꿈이라도 말하기에는 너무 생생해서다. 지금을 현실이라고 믿고, 단번에 깨서 못하는 것이다.
마법의 약은 팬지 꽃즙을 잠자는 눈꺼풀에 바르면, 눈뜨고 처음보는 생물에게 미치도록 사랑에 빠지는 효과를 낸다.
두 남자에게 발라진 약은, 동시에 헬레나를 사랑하게 된다.
모질게 헬레나를 밀어내면서 구역질 난다던 드미는, 마법의 효과로 헬레나에게 정신없이 사랑의 말들을 뱉어내었는데 자신의 본심일까? 마법일까?
꿈에서 깨어난 드미는 미워하던 헬레나를 갑자기 사랑하게 된 자신을 믿을 수 없고, 헬레나는 원했던 사랑을 얻었지만, 100% 신뢰 할 수 없다.
하지만 드미트리우스가 말한다.
<전에 병처럼 헬레나를 혐오했으나, 이제는 사랑하며 충실할 꺼라고.>
마법의 힘만으로 볼 수 없다. 사랑에 눈을 뜬 사람만이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헷갈리지만, 읽을 때마다 익숙해지고, 구체화되면서 재미는 더해진다.
* 표지는 아도니스 각성이란 워터하우스 그림이다. 왜 <한여름밤의 꿈>에 아도니스가 등장하지 않는데 표지로 썼을까?
답은 아마 적당한 그림을 찾기 어려워, 셰익스피어 장편시와 관련된 그리스로마신화 명화를 넣은 것이 아닌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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