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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봄날의책 펴냄

질병을 앓는 것은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면 그 질병의 무게가 가볍든 무겁든 대부분 한 번 이상은 가지는 경험이다. 이 피할 수 없는 경험에 관한 글이어서 작가가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작가는 심장마비와 암을 앓았는데 생각보다 이 두 질병은 흔한 것이었다. 이미 주변에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분들이 계시고 암을 앓았던 친구, 암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했던 친구, 나의 친지 중에도 있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어서 더 무심하게 대했을것이고 덜 심각하게 생각했을지도 몰랐을 당시에 내가 그들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그 당시 그들이 겪었을 상황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작년 초 한창 코로나로 모든 병원에 환자 외 보호자 한명만 출입할 수 있던 때 나의 친구는 엄마의 간호를 위해 휴직을 내고 암병동에서 지내고 있었다. 워낙 개인사를 잘 얘기하지 않는 친구라 네 몸이라도 챙기라고 영양제를 보내주는 것 밖에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그렇게 몇달을 보내고 장례식장에서 만난 친구의 모습은 엄마를 일찍 떠나보낸 슬픔도 있었지만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시간의 짐에서 벗어나 보였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아서그런지 돌봄 도우미에 관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환자는 환자라는 존재만으로 배려를 받고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한다. 하지만 환자 옆에서 케어하는 돌봄 도우미의 입장까지는 보통은 헤아리려 하지 않는다는 것에 공감을 했다.

나도 허리 디스크로 크게 고생해봤고 매년 환절기때마다 감기 몸살을 앓은 적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건강하여 일상을 무탈이 소화해내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낀다. 질병이란 우리 일상에 어쩌면 흔한 존재이기도 하고 이것을 크게 겪고 나면 생각과 삶이 바뀌기에 환자와 주변인들, 사회가 질병을 존중했으면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참 좋았다. 막상 내가 작가와 같은 중병을 마주하게 된다면 작가처럼 질병을 대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중병을 가지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꼭 읽어보면 좋을것 같다.
2022년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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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정치판이 어느 영화나 드라마보다 다이내믹하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MAGA를 내세우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치르며 난리인 와중에 국내 정치의 예상치 못한 사건들은 국가의 미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 야스차 뭉크의 책을 읽으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민주주의의 현 상황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다.

1 작년 12월 3일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사실 두려움을 느꼈다기엔 어설픈 계엄으로 끝났지만 만약에 성공했다면이라는 가정이 무서웠다. 그래서 그동안 정치는 딱히 나와 밀접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던 것을 반성하며 신경쓰지 않았던 정치에 요즘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2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주변 사람들과 정치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니 놀랍게도 가까이에 극우인 내 또래들이 있었다. 스스로 극우라 밝히는 것이 흥미로워 그의 얘기를 더 들어보니 민주당에서 중국인 정치인들을 개입 시킨다거나 중국에 돈을 퍼준다거나 군대에 간첩이 포진되어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대체 이런 얘기들을 어디서 들은 것인지 궁금하여 물어보니 즐겨보던 선호하는 작가의 유튜브에서 들었단다. 예전부터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의 정보들이 위험하다 생각했는데 국내 정치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 극우, 극좌 유튜버들의 자극적인 내용으로 선동질이 큰 이유가 되는 것 같다. 트럼프의 트윗질이나 SNS의 카더라 소식들, 각 유튜브 채널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전 세계에 민족주의를 강하게 만들고 포퓰리즘이 강세하게 만든다고 했는데 유튜버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믿고 당당히 극우라고 밝히는 사람이 내 주변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3 경기 침체를 이미 경험해 보았고 세계화의 힘이 국가의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느끼고 국가가 더 이상 단독으로 어떤 것을 결정할 수도 없는 요즘 우리는 경제 변화가 우리 통제 밖이라고 느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 언급은 우리 시대에 모든 국가가 느끼는 큰 두려움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그 탓인지 윤석열의 계엄 사건 탓인지 복합적인 이유겠지만 작년 말부터 경기가 좋지 않음을 느끼기에 크게 공감했다.

본인이 극우라고 밝힌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자신이 극우인 것은 나라를 걱정해서라고. 상투적인 말이지만 과연 나라를 위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해야할 지 모두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예전에 보았던 미드 뉴스룸이 생각났다. 오랜만에 정주행 해볼까 싶다.

위험한 민주주의

야스차 뭉크 지음
와이즈베리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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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민주주의

야스차 뭉크 지음
와이즈베리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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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jin4azk

요즘의 생활 습관을 예전과 비교하면 다른것에는 오래 집중하지 못하면서 핸드폰 속 인터넷 SNS나 유튜브를 특별한 목적없이 보는 시간이 확실히 많이 늘었다. 한참동안 중독되어 보다가 흘러간 시간을 보며 놀랄때가 많다. 저자가 얘기하는 뇌가 퇴화되고 있을 시간이었다 생각하면 끔찍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터넷으로 인해 사고의 능력이 떨어짐을 다양한 실험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또한 인터넷으로 인해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도덕성이 훼손될 수 있음을 예고한 점도 무서웠다. 이미 AI 시대에 도래한만큼 인터넷 사용 시간은 지속되고 더더욱 늘어날텐데 뇌 능력이 퇴화되지 않도록깊이 사고하기 위한 전통적인 방식인 독서를 놓지 않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할 것이다. 일단 편하려고 구독하던 인터넷 신문을 종이 신문으로 바꿔야하나 싶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지은이), 최지향 (옮긴이) 지음
청림출판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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