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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대한민국 1호 도슨트가 안내하는 짜릿한 미술사 여행)의 표지 이미지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김찬용 (지은이) 지음
arte(아르테) 펴냄

2년 전, '툴루즈 로트렉 전'에서 우연히 김찬용 도슨트님의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로트렉이라는 사람 자체가 비호감이라고 느껴진 터라, 그의 작품 역시 거부감이 살짝 들었던 나였다. 그런데 도슨트님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니, 편견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그의 그림들이 더욱더 특별하게 보였던 기억이 난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런 이유로 내적 친밀감이 생긴 김찬용 도슨트님의 책 '김찬용의 아트 내바게이션'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미술 전공자들에게는 시시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나 같은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미술이 더욱더 즐거워지는 시간이었다. 중간중간에 QR코드로 관련된 짧은 영상도 볼 수 있어, '심화 수업' 듣는 기분도 덤~

#올해BEST
👍 떠나고 싶을 때 추천!
2022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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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

@jayuyi

1. 모르는 남자애의, 모르는 여자애, 38p
"해야지. 혈액형은?"
"AB형."
"아하, 어울린다."
"어울리다니 뭐가? 그러는 넌?"
"••••••AB."
"아하, 어울리는데."
"엥, 어째 업신여기는 느낌이네."
-> AB형이 어때서! 괜히 긁힌 AB형 독자가...

2. 걸음을 뗀 두 사람, 167p
"나한테는 책은 읽는다기보다 찾아갈 장소야."
-> 나에게는 책이란 무엇인가? 취미? 패션? 현실 도피? 어쨋든 상관 없다. 나는 아직도 책이 좋으니깐.

3. 이 여름은 언제나 한 번, 239p
"아버지, 우리는 달라져야 해요. 이제 도망치는 건 그만 두기로 해요."
-> 내가 우리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 우리 아빠는 언제까지 과거에 갇혀 사실건가!

4. 하얀 공백, 325p
단순히 가미야와 관련된 부분을 삭제하지 않고 나와 가미야를 바꿔치기해서 앞뒤를 맞추었다.
-> 잊혀진다는 건 어떤걸까? 난 죽더라도 사람들이 기억해주면 좋겠는데, 도루는 잊혀지기를 선택했다.

5. 모르는 여자애의 모르는 남자애, 357p
내 현재는 그 애가 만들어준 미래 덕에 있다.
-> 미래를 바꿔주는 사람이라! 나도 신랑에게 그런 존재일까?

6. 마음은 너를 그리니까, 371p
겨우 6년이 지났는데도 도루는 서글플 정도로 과거가 되고 있었다.
-> 시간은 소중했던 기억도 잃게 만든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은이), 권영주 (옮긴이) 지음
모모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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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

@jayu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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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은이), 권영주 (옮긴이) 지음
모모 펴냄

읽었어요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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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

@jayuyi

1. 금지된 관계

"바로 이것 때문에 너는 여기 온 거야!"
"나는••••••."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다고 할 수도,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없었다. 나는 몸을 돌렸다. 나는 그녀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너무 가까이 서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벌거벗은 몸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 제1부, 29p

제1부를 읽으면서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15살의 소년이 성적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36살의 성인이라면 분명 제지했어야 하지 않나? 어떻게 어린아이에게 그런 감정을 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책을 읽는 동안 불편함과 혼란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녀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직 1부만 읽었기 때문에 그녀의 감정과 생각을 다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그녀의 행동이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

2. 문맹을 감추기 위해 전범이 된 여자

그렇다, 그녀는 그것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그녀는 승리를 위해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노출되는 대개를 치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녀는 또한 내가 그녀의 형량을 몇 년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그녀가 만들어놓은 자신의 이미지를 매도하는 것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런 거래라면 그녀도 직접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녀는 그것을 원치 않은 것이다. 그녀에게는 자신의 이미지가 감옥에서 보낼 세월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 제2부, 148p

한참의 세월이 흘러, 한나와 소년은 법정에서 재회한다. 한나는 전범죄의 피고인이 되어 있고, 소년은 법대생으로 재판을 참관하던 참이다. 그때까지도 한나는 자신의 문맹 사실을 숨기고 있었지만, 그 덕분에 자신이 책임지지 않아도 될 죄목까지 모두 뒤집어쓰게 된다. 재판에 함께 회부된 무리들이 한나의 사정을 눈치 채고 한 짓이었지만, 한나 또한 상황을 변화시킬 생각이 없었다.

한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가스실로 보내질 유대인을 선별하는 일을 했다. 문맹이었던 그녀는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제 가스실로 끌려갈지 모르는 사람들을 극진히 돌보는가 하면, 하나씩 불러다가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기이한 행동도 보였다.

나는 이 대목에서 정말 충격을 받았다. 문맹을 숨기기 위해 전범임을 인정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치욕적인 비밀이라면 범죄자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걸까? 한나라는 인물은 여전히 내게 낯설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3.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한나의 선택

"그 여자 정말 짐승이나 다름없었군요."
- 제3부, 227p

오랜 세월이 흘러 석방을 앞둔 한나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글을 배우며 자신이 저질렀던 죄의 실체를 더 깊이 자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소년이 보내준 테이프와 글공부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감옥과 달리, 바깥세상이 두렵고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소년이 한나의 과거와 감옥생활을 수용소 생존자에게 전했을 때, 그녀는 “그 여자 정말 짐승이나 다름없었군요”라고 말했다. 이 짧은 한 문장은 한나의 죄와 존재를 단칼에 규정해버렸다. 어쩌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뒤 내가 내리는 한나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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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이레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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