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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1/2
이 책은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의 희곡이에요.
일반적인 희곡의 양식을 벗어난 터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네요.
아무 것도 없는 무대에 배우 4명이 나타나고, 무대와 객석에 동시에 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이에 대해서는 배우들도 대사로 관객들에게 설명하는데요,
어둠 속에서 관객들은 무대를 주시하고, 배우들은 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밝은 빛 아래에서 관찰 당하는 입장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이 되지요.
저자는 어떤 이야기나 형식을 갖고 희곡을 쓰기보다, 언어 그 자체에 중점을 두고 이 글을 썼대요.
한트케는 '언어는 세상 사물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기호일 뿐'이라고 주장한 언어학자 소쉬르의 이론에 심취했다는데요,
소쉬르는 낱말이란 사물과 아무런 관련 없는 기호일 뿐이고 그 기호와 의미 관계는 단지 사람들 사이의 약속에 불과하다는 이론을 제시했어요.
그래서 이 희곡의 작법은 이야기나 어떤 묘사 없이 현실에서 쓰는 단어와 문장으로만 구성했다고 합니다.
이건 정말 이 책을 읽어봐야 '아!' 하고 이해가 가실 듯 해요 ㅎㅎ
옮긴이의 해설에 적힌 '내용은 없고 단어나 문장이 비트 음악처럼 반복되는 연극이다' 요 문장이 딱 핵심인듯요. ^^
관객들은 욕의 의미를 따져볼 새도 없이 비트음악처럼 쏟아지는 욕설을 듣다가, 이내 마지막 대사를 듣게 돼요.
"여러분은 여기서 환영받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그리곤 스피커를 통해서 관객들을 향한 환호와 박수 소리, 휘파람 소리 등이 울려퍼집니다.
일반적인 연극에서는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배우들을 향해 박수를 쳐주지요.
근데 이 연극에선 배우들이 관객들한테 욕 실컷 해놓고 마지막에 환호해주는 분위기 ^^;;;;
찾아보니 작년 여름에 공연 했던데...기회가 되면 다음엔 저도 이 연극 관람해보고 싶어요.
희곡 자체가 너무 특이해서 어떤 식으로 연출해서 풀어낼 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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