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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서사원 펴냄
읽었어요
“오른손으로 기쁨을 붙잡으려 하면 왼손의 보물이 떨어뜨리게 돼.”
인생이란 그런 거라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나는 왼손의 보물을 잃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계속, 언제까지나 지켜내고 싶었다.
하지만 오른손으로 새로운 기쁨을 움켜쥔 지금은 이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왼손은 당분간 비워두자. 욕심이 나서 또 오른손을 뻗지 않도록.
“그러면 대여 수속을 해드리죠. 속편인 <에인번리의 앤>도 빌려가시겠습니까?”
“아, 아뇨. 우선은 이 책만 빌려갈게요. 실은 제가 별로 독서와 친하지 않아서.... 저 같은 사람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일까요?”
“글쎄요. 주인공인 앤은 10대 소녀니까 끝까지 읽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내 경험을 통해 말하자면, 모든 일은 즐겁다고 생각하면 늘 즐거워지는 법이야. 물론 즐기겠다는 굳은 결심이 가장 중요하지.’”
“네?”
“책 속에 나오는 앤의 대사입니다. 이 이야기를 즐기겠다는 굳은 결심과 함께 읽기 시작하면 분명 앤이 당신을 이야기의 결말까지 데려가 줄 거예요.”
“이봐, 찰스. 어째서 인간은 추한 것들만 열심히 찾아내는 걸까? 고개를 조금만 들어도 세상은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아무도 없는 뒷골목에서 나는 내 사역마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사역마는 푹신한 꼬리를 가볍게 흔들며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음색으로 말했다.
“인간은 다들 근시거든. 먼 곳을 보게 하려면 안경을 씌워줘야만 하지. 뭐, 그중엔 가끔 자네처럼 먼 곳만 보려 하는 곤란한 녀석들도 있지만 말이야.”
그건 내 가까이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생겨나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렇기에 그것들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먼 옛날부터 그랬다. 나에게는 사신이 되기 전의 기억이 없지만, 아마도 쭉 그래왔던 것이다.
2
Lucy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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