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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의 표지 이미지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서사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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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으로 기쁨을 붙잡으려 하면 왼손의 보물이 떨어뜨리게 돼.”
인생이란 그런 거라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나는 왼손의 보물을 잃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계속, 언제까지나 지켜내고 싶었다.
하지만 오른손으로 새로운 기쁨을 움켜쥔 지금은 이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왼손은 당분간 비워두자. 욕심이 나서 또 오른손을 뻗지 않도록.

“그러면 대여 수속을 해드리죠. 속편인 <에인번리의 앤>도 빌려가시겠습니까?”
“아, 아뇨. 우선은 이 책만 빌려갈게요. 실은 제가 별로 독서와 친하지 않아서.... 저 같은 사람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일까요?”
“글쎄요. 주인공인 앤은 10대 소녀니까 끝까지 읽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내 경험을 통해 말하자면, 모든 일은 즐겁다고 생각하면 늘 즐거워지는 법이야. 물론 즐기겠다는 굳은 결심이 가장 중요하지.’”
“네?”
“책 속에 나오는 앤의 대사입니다. 이 이야기를 즐기겠다는 굳은 결심과 함께 읽기 시작하면 분명 앤이 당신을 이야기의 결말까지 데려가 줄 거예요.”

“이봐, 찰스. 어째서 인간은 추한 것들만 열심히 찾아내는 걸까? 고개를 조금만 들어도 세상은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아무도 없는 뒷골목에서 나는 내 사역마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사역마는 푹신한 꼬리를 가볍게 흔들며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음색으로 말했다.
“인간은 다들 근시거든. 먼 곳을 보게 하려면 안경을 씌워줘야만 하지. 뭐, 그중엔 가끔 자네처럼 먼 곳만 보려 하는 곤란한 녀석들도 있지만 말이야.”
그건 내 가까이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생겨나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렇기에 그것들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먼 옛날부터 그랬다. 나에게는 사신이 되기 전의 기억이 없지만, 아마도 쭉 그래왔던 것이다.
2023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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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어차피 나는 주위에서 고립되었을 거고, 호소오가 소년원에서 나오면 다시 사귀었을 테니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거야.”
요리코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사토코가 말했다.
“결국 인간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다는 건 불가능해.”

인플루언스

곤도 후미에 지음
북플라자 펴냄

읽었어요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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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알까? 나는 여전히 그곳에 가.
하루도 빠짐 없이.

여전히 나는

다비드 칼리 지음
오후의소묘 펴냄

읽었어요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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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야. 그러니 남 탓도 할 수 없고.”
“그래도 ‘성취하려던 뜻을 단 한 번의 실패 때문에 저버리면 안 된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이 애는 가끔 요상한 말을 입에 올린다.
“격언이요. 어렸을 때부터 격언을 무지 좋아해서 뭔가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모조리 적어두는 습관이 있거든요. 물론 경우에 안 맞는 격언을 인용해서 여기 마스터한테 웃음거리가 되는 일도 많지만. 방금 그건 셰익스피어.....였나? 아무튼 한 번 실수했다고 그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잖아요. 그러니까 아저씨도 새로 시작하면 된다고요.”
“새로 시작하다니, 무리야.”
“단칼에 잘라버리네.”
아야코가 웃었다. 표정이 수시로 바뀐다.
“그래도 저는 그런 생각이 항상 들더라고요. 뭔가 삐걱거리고 잘 안되는 일이 있을 때도 있지만, 언젠가는 그런 실패도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고, 게다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귀찮은 것도 많지만 막 기대되고 설레기도 하잖아요.”
“긍정적이네.”
“유일한 장점이죠. 3년 전에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는 정말 넋이 나간 애처럼 지냈는데 계속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군.”
커피잔은 내려다보면서 내가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사나에는 대단한 딸은 둔 모양이다.
“네. 그러니까 아저씨나 저나 너무 열심히는 말고, 적당히 열심히 살아요. ‘세상은 아름답다. 싸울만한 가치가 있다’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이건 미국의 대작가인 헤밍웨이의 말이에요.”
그녀는 그런 격언을 내뱉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였다.

기적을 내리는 트릉카 다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문예춘추사 펴냄

읽었어요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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