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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심리학 수업 (행복한 나를 만드는 32가지 심리 법칙)의 표지 이미지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

황양밍 지음
미디어숲 펴냄

읽고있어요

우리도 선천적으로 부족하게 태어났다는 불평은 이제 그만하고 뭘 더 노력해야 하는지나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제 모습에 책임을 지려 노력해야지, 무작정 “난 원래 이 모양으로 태어나서 글렀어!”라고 한탄하며 선천적인 것만 탓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p.204)⁣

본인이 자신과 사회적 기대에 맞춘 자신 사이에서 어느 쪽이 될지 결정하기 전에 진지하게 생각부터 해보자. 자신이 자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보다 주체적으로 나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건지, 아니면 단지 사회에서 기대하는 역할이 되고 싶은 건지 말이다. (p.218)⁣


늦은 밤,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을 펼쳤다. 수많은 청춘들이 전전긍긍하는 인생고민 32개를 문답형식으로 풀어간 책이기에 내가 청춘일지 아닐지 잠시 고민하기는 했지만, 나 역시 매일 '나'를 고민하고 '내일'을 고민하지 않나. 그래서일까. 모두가 잠든 밤, 책 속에서 들은 심리학 수업은 내게 따뜻한 차 한 잔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은 4개의 섹션, 32개의 질문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로 살기, 일터에서 나를 소모시키지 않기, 일상 속에서 원만하고 단단하게 살아내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기 등 수많은 사람이 일상을 살며 느끼는 고민들과 걱정을 잘 풀어준다. 그래서 어떤 페이지에서는 위로를, 어떤 페이지에서는 응원을 얻게 되더라. 인생에 대한 고민, 직장에 대한 고민, 사랑에 대한 고민, 자아에 대한 고민을 적절히 배치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위로와 응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다양한 주제도 좋았지만 과학적인 근거, 심리학적 견해,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풀어주는 이론, 작가의 생각, 짤막한 조언 등을 적절히 배치한 점이 특히 좋았다. 과학적 근거가 많은 책은 지루하고, 조언이 많은 책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군더더기 없이 딱! 할만한 하는 느낌이랄까. ⁣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빨리 꿈부터 정하라고 닦달하는 사람들을 향한 쓴소리”와 “나 그대로의 나 vs 사회적 기대에 부합하는 나”편이었다. 얼마전 엄마와 나누었던 대화처럼, 결국은 자신이 바라던 길- 꿈을 향해 가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는 이야기가 담겨있었기 때문. '주변에서 자신에게 기대한 바를 이룬(p.207)'삶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p.206)'로 사는 삶은 슬프지않나. 그래서 “포부는 무조건 일찍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찾는 걸 멈추어서도 안된다(p.208)”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깊이 닿았다. 나도 자기효능감을 잃지 말아야지, 지금 이순간 만큼이라도 통제보다는 꿈을 조금 더 믿어주어야지, 여러번 생각했다. ⁣

또 사회가 바라는 나의 모습으로 살지,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으로 살지에 대한 내용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두 역할을 병행하다가 한쪽에 완전히 책임을 질 수 있는 순간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또 사회의 진보를 위해서는 서로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현생사는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뉴스 등에서 '자신의 삶만 고수하는 과한 자유주의자'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n포'한 젊은이들'을 많이 본 탓인지 그 둘의 병행을 응원하는 글같아서 힘이 났다. ⁣

“잠시 꿈을 이룰 수 없는 사람은 될 지언정, 꿈이 없는 사람은 되지 말자(p.213)”는 작가님의 조언은 책을 덮은 뒤에도 선명히 떠오르는 문장으로 남아있다.
2023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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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영혼을 위해 우리가 입을 모아 낭송하는 동안, 엘리스는 어머니의 몸 위에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의 영혼을 풀어주려나느 듯 손가락을 펼쳐 머리에서부터 온몸을 쓸어 내렸다. 낭소잉 끝나날수록 손놀림도 점점 더 길고 묵직해졌다. 일종의 정화과정이었다. 죽음이 종말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이라면 엘리스는 어머니가 무사히 여행하기를 바랐다. (p.276)

얼마 전, 『미 비 포유』를 다시 읽으며, 진정한 사랑 등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했었지만 가장 깊이 생각했던 것은 바로 “죽음”이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존엄사”. 내가 조금 더 어릴 때에는 『미 비 포유』를 읽으며 사랑이 먼저 눈에 보였다면, 마흔이 넘어 읽은 『미 비 포유』에서는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올바른 정신 상태의 삶”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 그래서일까. 『내가 죽는 날』을 받아들고, 읽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과연 나는 이 책을 감정없이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내가 죽는 날』은 문화인류학자인 애니타 해닉의 글로, 의료진과 함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동행하는 참여관찰자로서 가까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책이다. 그렇다보니 단순히 누군가의 죽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배경, 법적 사회적 쟁점, 개인의 감정과 신념, 문화적 차원에서의 의미까지의 존엄사를 다루고 있어, 다소 묵직한 점이 있기도 하고 또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기도 하는 깊이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읽기 어려운 책은 절대 아니다. 마치 소설을 읽듯 편안하게 읽히지만, 그 안에서 죽음에 대해, 진정한 삶의 영역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고, 현재의 내 삶까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존엄사에 대해 내가 가졌던 가장 큰 부정적 생각은 책을 50장도 읽기 전에 한 문장 앞에 드러났다. “자기 삶을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죽음의 과정과 시기를 선택할 권리를 원하되 그 결정이 다른 사람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도 공감과 관심, 그리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선의가 주어져야 마땅하다.(p.48)” 사실 나는 한 사람의 생명이 딱 그 사람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왔기에 존엄사를 반대해온 사람이다. 가령 나의 목숨은 내것이겠지만, 나의 부모님이나 아이를 생각하면 오직 나만을 생각하여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내가 죽는 날』의 이 문장을 읽으며 나의 생각이 너무 단편적인가, 아직 닿지않은 문제의 것이라 막연하게만 생각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또 내가 평소 조력사망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상세하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내가 죽는 날』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너무 막연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점들을 깨닫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나는, 종교적 관점에서도 개인적 신념에서도 조력 사망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내가 죽는 날』을 통해 이미 조력사망은 세계 여러곳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한 어두운 측면 대신 보다 의학적인 접근, 인권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음에 나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내가 『내가 죽는 날』을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물러 있던 곳은 “건너가다”라는 장이었다. 우리가 농담처럼 사용하곤 하는 “가는데 순서없다”등의 말들 뒤에 숨겨진 죽음의 불확실성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임종 전의 용서와 작별, 추모와 애도 등을 보다 계획적으로 맞이하게 하는 측면에서는 인간으로서 존엄한 상태에서 준비된 죽음을 맞을 수 있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죽는 날』을 다 읽은지 며칠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선뜻 리뷰를 남길 수 없었던 것은 긴 세월 내가 가지고 있던 신념을 마구 흔든 책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나는 결론을 짓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생명이 길어지고 여러가지 독한 질병들이 발생하는 요즈음, 존엄사를 완전히 미래의 이야기로 미뤄둘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내가 죽는 날』은, 나에게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생각을 여는 책이 되고야 말았다. 물론 여전히 나는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완전히 닫힌 문이 아닌 채 존엄사에 대해 생각을 열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죽는 날

애니타 해닉 지음
수오서재 펴냄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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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필사가 사랑을 받고 있다. 나 역시 몇 년째 꾸준히 필사를 하는 편이다보니 이런 흐름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진짜 수백번은 말하는 것 같지만, 필사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조금 더 오롯이 나의 시간을 갖도록 도와준다. 아무튼 최근 만나게 된 필사책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 앞서 출간되었던 『삶의 애환을 달래주는 필사 트로트 명곡 100』에 이어, 통기타 멋쟁이들이 가득했던 70년대 80년대 명곡을 다루고 있어 중년의 필사를 더욱 즐겁게 해주리라는 예상이 든다.

사실 처음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받아들고,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내가 아는 노래가 몇 곡이나 있으려나 생각했다. 두 세곡이나 있으려나 했던 생각과는 달리 아침이슬, 모닥불, 그리움만 쌓이네, 연극이 끝난 후, 그대 그리고 나, 나의 옛날이야기, 그대 먼곳에 등 아는 노래들이 은근히 많아 흥얼거리며 필사를 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또 놀라웠던 것은 전혀 모르는 노래인데도 마치 가사가 시처럼 아름다워서 노래를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 인기차트의 노래 가사를 못 알아듣게 되는 순간 “구세대”가 되는 거라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영어와 한국어를 마구 짬뽕한 요즘 노래보다 훨씬 아름답게 느껴지는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의 가사들을 보며, 차라리 나는 구세대로 살겠다 싶어지더라. 이토록 감성짙은 구세대라니, 대환영이다!

사실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쓰며 더욱 코가 시큰거렸던 까닭은, 평소 우리 엄마가 빨래를 개거나 설거지를 하며 흥얼거리던 노래가 무척이나 많았던 것. 특히 어린시절 엄마가 자주 흥얼거려, 지금의 나도 좋아하는 “그대 그리고 나”를 쓰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한참을 훌쩍거렸더랬다. 문득 그 시절의 엄마의 삶이, 엄마의 꿈과 젊음을 먹고 자라난 우리들의 삶이 생각이 났던 건지, 나이 먹어가는 내 모습에 빗대어 진건지 알 수 없지만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를 읽고 쓰는 내내 마음이 뭉클하고 울컥했다.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쓰는 내내 생각했던 것은, 명곡은 시대를 아무리 지나도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 담긴 수많은 노래들이 여전히 리메이크되고, 젊은 가수들을 통해 계속 불리는 것이 그것을 반증하는 결과가 아닐까.

긴 여름밤,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통해 추억을 여행하시기를, 우리의 엄마와 아빠가 사랑했던 노래들을 통해 조금 더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더불어 출판사에 강력히 바라오니, 90~00년대 명곡 100 간절히 기다릴게요.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7080 명곡 100

한스미디어 편집부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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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 가게 된다는 것. 더욱이 그 곳이 언어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면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터.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될 주인공은 바로 그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 작은 소녀, 준이다.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나의 특별한 도시락』은 체리 모 작가님의 그림책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환경인 미국에 이사를 가게 된 준이 “안녕”, “고마워”, “몰라”만 할 줄 아는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이야기다.

『나의 특별한 도시락』의 첫 장면은 낯선 곳에 이사를 왔지만 엄마의 뽀뽀 세례 속에 행복하게 첫 등교를 한다. 감사하게도 한 다정한 친구가 이름을 물으며 다가오지만, 알아듣지 못한 준은 “고마워”라고 대답하며 친구 사귀기에 실패한다. 홀로 앉은 스쿨버스에서 준은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해지고, 준은 점점 외톨이가 되어간다. 그러나 어느 날, 준이 도시락을 열었을 때 옆의 친구가 관심을 보여주고, 서로의 음식을 나눠먹으며 마음도 나누게 된다. 비록 여전히 준의 영어는 서툴지만, 음식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점차 친구가 되어 간다.

비록 그림책 한 권이지만, 결코 『나의 특별한 도시락』가 얕은 느낌이 아니었던 까닭은 준의 심경변화에 따라 그림의 색이 달라져가는 것. 첫 등장에서는 화사했던 배경이, 준이 외로움을 느끼게 되며 점차 어두워지고, 준의 주변은 회색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다시 친구들과 소통하게 되고 용기를 내는 준의 모습은 점점 붉게 물들며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빛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색감이 결코 그림책만의 일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 우리 아이들의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아이들의 주변을 환하게 지켜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 또 작은 도시락하나로 행복한 세상이 열릴 수 있다는 것에,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행복은 결코 멀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했고.

그저 잔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리기에는 『나의 특별한 도시락』이 남기는 여운이 너무 크다. 그리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많고.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준, 그 준의 작은 도시락을 발견해주는 따뜻한 눈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길 바라본다.

한편, 『나의 특별한 도시락』을 출간한 오늘책에서는, 이 사랑스러운 책과 함께 사랑스러운 도시락가방을 함께 선물하고 있으니, 그림책과 함께 마음도 나누어보면 어떨까. 더불어 오늘책에서 제공하는 독후활동지를 통해, 아이와 함께 더 깊은 읽기, 다문화사회를 향한 따뜻한 이해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 도시락, 『나의 특별한 도시락』이었다.

나의 특별한 도시락

체리 모 지음
오늘책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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