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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의 표지 이미지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김영민 (지은이) 지음
어크로스 펴냄

김영민 님의 책은 술술 읽히는 맛이 있다. 구태여 난해한 글잔치로 자신의 통찰력을 뽐내지 않고도 깊은 혜안을 툭 내놓는다.

쉬운 글로 자신있게 생각을 펼쳐보이는 문장에서 절로 실소가 터져나오고 공감의 끄덕임을 하게 된다. 담백한 글에서 느껴지는 진솔함이 부럽기까지 하다. 허나 실상 겪어보기 전까지 단정할 수 없는 게 사람이니 글로만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삐딱하면서 속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양면성과 다면성이 와닿는다. 어떤 사람이 뭐 그리 일관성이 있단 말인가.

귀찮음에 대한 구절을 판소리 랩처럼 풀어낸 대목에서는 공감에 공감을 더하고 더하다 결국은 실소를 터트리고 만다. 그것이 우리네 인생인 것을, 하나의 문제인 것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
2023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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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 본능 그대로의 거친 성질

인간은 동물이라는 명제를 잊고 산다. 그래서 자신에게 야성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왕왕 있다.

별 의미 없이 하루를 살고 있다손 치더라도 죽음은 두려움이며, 심연에는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똬리를 틀고 있다. 될대로 되라지라는 마음은 실상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원망일지도 모른다.

현생이 괴롭다고 이 모든 게 초기화된다면 괴로움이 사라질까. 죽음이 두렵다고 죽음을 피하고 영원히 살면 행복할까.

이 책은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여전히 답을 내리지 못하고 오늘도 별다른 일 없이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도 무탈하기를…

영원한 천국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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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출신 빨치산의 딸

어쩌면 빈농의 자식인 내 아버지가 그곳을 떠나 부산으로 서울로 올라오지 않았더라면 나 또한 그 지위를 갖게 되었으리라.

1950년생인 내 아버지가 어릴 적 며칠은 군인이 며칠은 빨갱이가 마을에 내려와 이 잡듯 모든 걸 쓸어갔다고 했다. 이미 전쟁이 끝나고서도 한참을 그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이야기였지만 그 시골동네에선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했다. 한편으론 우습기도 한편은론 수긍이 가기도 했다.

빨치산의 삶을 살다간 아버지가 죽고나서야 아버지의 행적을 좇아가는 하나뿐인 딸. 아버지의 손길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런 아버지를 다정한 사람으로, 정의로운 사람으로, 멋드러진 사회주의자로 각기 기억에 남겼다.

그러나 아버지의 딸에게는 그저 아버지로 남을 것이다. 내 아버지 역시 각기 다른 사람에게 여러 모습으로 기억되겠지만, 나에게는 그저 내 아버지로 남을 듯하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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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벼르다 드디어 읽었다. 사피엔스.

처음부터 충격적이었다. 인간이란 종은 약 3만 년 전까지만 해도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등 6종이었다. 여태 인간 진화는 순서가 있었고 그러저러한 과정을 거쳐 유일한 종이라고 배웠던 시절이 바사삭 깨뜨려졌다.

그 뿐인가.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인 이유를 다수가 유연하게 협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으나 실상 그 또한 궁극적으로는 허구에 기반한다.

어찌보면 말장난도 같은 내용이나 호모 사피엔스로 살면서 한번쯤은 고민해봐야할 지점 아닌가.

기존의 관념을 깨는 빅히스토리는 끝이 없다. 채렵수집의 시기를 지나 농업혁명-산업혁명-과학혁명을 지나오며 사피엔스는 정말 더 행복해졌다고 할 수 있나?

과학혁명의 최종 목표는 ‘길가메시 프로젝트‘ 즉,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이며 이 프로젝트는 결국 성공할 것이다. 영생을 가진들 더 행복할 것인가. 유한한 목숨이 있기에 행복할 수 있는 건 아닐까.

현재를 사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여러 거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단 한번만 읽기에는 아깝다.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김영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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