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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삶의 시작)의 표지 이미지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원은수 지음
토네이도 펴냄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으면 상대에게 그것을 제대로 전달함으로써 상대를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으려고 한다. 또한, 상대가 판단을 내릴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가까운 사람이라면 본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나에게 유익이 되는 일은 수용해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 (p.169)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나르시시스트들이 있다. 바로 가스라이터. 자신의 목적대로 타인의 마음을 조정하는 사람들. 그렇다면 '나르시시스트'는 무엇을 의미할까. 사전적 의미로는 “자기 새서 성격 특징들의 조합을 지닌 채 다른 사람에게 어떤 강도로든 고통을 초래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자기애는 누구에게도 있다. 그 강도의 차이일 뿐.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에 관심 없이 자신의 행동만이 더 중요한 이들, 자신의 언행이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아닌지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각자의 가면이나 역할로 스스로의 모습을 숨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들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최근 만나본 도서,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를 통해 그들을 구별하고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워보았다.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에서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 나르시시스트들의 다양한 얼굴들, 그들이 지나친 자기애에 빠지는 이유, 나르시시스트들의 가족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들로부터 나를 지키고, 나를 조종하고 힘겹게 만든 것들에게서 멀어지는 법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또 그것들에서 벗어난 후,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다시 상처받지 않는 법까지 이야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상처에서 빠져나오도록 돕는다.

개인적으로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가 좋다고 느낀 까닭은 단순히 나르시시스트들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스스로가 상처받아서는 안 되는 안되는 존재임을 느끼게 하고, 반복된 상처에 빠지지 않게 하는 점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상처를 잘 받는 이들을 보면,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알면서도 비슷한 유혹에 잘 빠지는 이들이 종종 있는데, 그 고리를 끊는 것이 결국 자신의 역할임을 분명히 집어주는 것.

또 스스로에게서 잘못을 찾는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들(이런 사람들이 당연하게도 자기애가 넘치는 나르시시스트들의 먹잇감이 된다. 합쳐서 100을 만들려는 고약한 심보일까.)이 스스로에게서 잘못을 찾는 말도 안 되는 행위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데, 이런 부분들은 누구라도 빠질 수 있는 함정이기에 여러 사람에게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이 든다.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은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덜 받는다. 위에서도 거론했지만, 나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면, 자신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그러니 그들을 끊어냄과 동시에 나를 채워야 한다. 부디 스스로에게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음을 잊지 말기를,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라는 쉽게 잊고 사는 행복할 권리, 내가 상처를 거부할 권리를 짚어주는 명확한 책이다.
2023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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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우리 몫의 신체 부위를 받기도 해.” 그가 말한다.
“이 직업의 좋은 점 중 하나지. 아무튼, 내가 네 마음에 한 조각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말이야. 네 눈이 웬 밑바닥 인생이 나 아무것도 아닌 인간한테 가지는 않으리라는 걸 알게될테 니까.”
다른 경비원이 히죽거린다. “마음 한 조각이라. 좋은데. 자, 갈시간이야.”
그들은 코너를 앞으로 끌어낸다. 코너는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지만, 이런 일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겠는가? 어쩌면 사람들 말이 맞을지도 몰라. 죽는 게 아닐지도 몰라. 그냥 새로운 형태의 삶으로 넘어가는 걸지도 몰라. 괜찮을 수도 있어. 아닌가? 그럴 수는 없나? (p.440)


『수확자』시리즈의 작가인 닐 셔스터먼의 sf화제작, 언와이드 디스톨로지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전작이 워닥 탄탄했기에, 『언와인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자체가 무척 기대가 컸는데, 작가는 그 기대이상으로 소름과 놀라움까지 꽉꽉 눌러담아 나를 책에 묶어두었다. 총 4권으로 이어질 언와인드디스톨로지 시리즈의 첫 권에서부터 등돌릴 수 없게 되다니! 정말 대단한 흡입력이 아닐 수 없다.

『언와인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는 “네 몸의 100퍼센트는 계속 살아갈거야. 다만, 낱낱이 분리된 상태로”라는 말로 소개되는데, 첫 권이라 그런지 4권 중 가장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생명, 장기이식 등을 두고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가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큰 기류없이 표현되는 문장들이 오히려 독자들에게는 긴장과 소름을 선사한다. 그래서 무덥고 끈적이는 여름밤을 기분이라도 서늘하게 만든달까.

『언와인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의 시작은 생명법이 통과되는 것. 임신중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13~18세의 아동에게 소급적으로 중절이 가능하며 이 조건은 “기술적으로” 생명이 끝나지 않는 것이다. 이 과정을 언와이드라고 불리는데, 이 아이들은 언와이드가 되기 전까지 최상의 관리를 받다가, 장기가 필요한 타인에게 이식되어 “기술적으로”살아가게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쯤 읽었을 때 책을 한번 덮었다. 끔찍한 상상들이 내 머리에 연이어 떠올랐기 때문. 장기이식이 슬프지만 선순환이라 생각했던 흔한 일반인의 마음과 장기가 사고팔리는 세상에서 왜 “공급”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리지 못했나 하는 마음 두가지가 마구 섞이며 혼란을 겪어야했다.

여러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할 때마다 생명에 대해, 우리가 “존엄성”이라 말해온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신체 상태에 다라 값이 다르게 매겨지고, 본인은 동의조차 하지 않은 언와이드가 “돈” 때문에 거래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현실 어느 조각에서는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나 싶어지기도 했다. 눈물이 날 것같은 현실을 마주하며 또 한번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어쩌면 현실이 가장 차갑다는 생각이 들어 한숨이 났다. 『언와이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의 다음이야기는 어떤 이야기가 될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막연히 알 것 같다.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지금, 우리가 꼭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이야기,
『언와이드 : 하비스트캠프의 도망자』였다.

언와인드

닐 셔스터먼 지음
열린책들 펴냄

1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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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를 가장 혼돈에 빠뜨렸던 만화를 말하라면 단연 『오즈의 마법사』다. 사자는 왜 용기가 없으며, 지능이 뭐길래 허수아비는, 그게 그토록 갖고 싶을까. 심장이 없어도 잘만 걸어다니고 살고 있으면서 양철나뭇꾼은 왜 심장이 갖고 싶을까. 그러나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히 몰랐던 그 시절에도 서로를 응원하며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눈물범벅이 되게 했다.

그렇게 까맣게 잊고 살던 『오즈의 마법사』를 다시 떠올리게 한 것은 『위키드』때문이었다. 『오즈의 마법사』의 앞선 이야기로 알려진 『위키드』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며 『오즈의 마법사』까지 덩달아 급부상했던 것. 덕분에 우리아이도 『위키드』와 『오즈의 마법사』를 읽고 싶어하여 동화로 수십년만에 다시 만났다. 그런데 동화책을 읽던 아이가 내게 묻는다. “엄마, 그런데 왜 갑자기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되었어?”그때서야 느꼈다. 우리는 『오즈의 마법사』를 만화 혹은 아이들이 읽기 좋게 간추려진 동화로 만나다보니 진짜 매력을 만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고.

우리는 『오즈의 마법사』를 알지만, 진짜 『오즈의 마법사』를 알지는 못했던 건 아닐까.

마음시선에서 퍼플에디션으로 출간된 『오즈의 마법사』는 “농축액 오즈의 마법사”가 아닌, “완벽한 서사의 오즈의 마법사”다. 그래서 뜬금없이 심장이나 마음을 찾아 떠나지도 않고, 갑자기 용기를 얻지도 않는다. 한걸음한걸음 부지런히 걸어 왜 그것을 가지고 싶어했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희생이 따르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다. 사실 삶은 대충 살아도 살아는 진다. 그러나 나에게 주어진 지식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나의 심장이 부끄럽지 않게 뛰고, 하루하루를 제대로 살아내리라는 용기를 내야만 “제대로”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지는 않아도 여느짐승만큼은 용감해진것같아.
나역시 아주 흡족해.


새 마음을 얻어서 무척기뻐.
정말이지 그게 내가 세상에서 바랐던 단 한가지였거든.


너한테는 두뇌가 필요없어. 너는 날마다 무언가를 배우고 있으니까.
너는 이 세상에 오래살면 살수록 더 많은 경험을 얻게 될거야.


분명 어린시절에도 만났던 저 문장들. 특별할 것도 없는 저 문장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니, 결코 쉽지않은 문장이었음을 깨닫는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 두려움에 맞설 용기를 내는 것. 나의 지식을 타인을 위해 쓰는 것. 경험으로 차곡차곡 배워가는 것. 생각해보니 그들이 바란 것들은 결코 쉬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던히 노력하지 않고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이 보랏빛 책이 더욱 보석처럼 느껴진다. 마흔의 나는, 과연 진짜 용기와 진짜 지식과 진짜 마음을 가졌는가 하고.

솔직히 그저 예뻐서, 『오즈의 마법사』가 탐이 나기도 했었다. 마음이 홀릴만큼 예쁜 보라색에 고전느낌 팍팍나는 일러스트까지. 그러나 『오즈의 마법사』 퍼플에디션은 단순히 예쁨을 넘어 최적의 몰입을 주는 번역과 배열 등으로 『오즈의 마법사』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긴 여름밤, 『오즈의 마법사』를 통해 부디 당신만의 오즈를 여행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당신 안의 용기를 잃은 순간, 지식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순간, 마음을 닫아버렸던 순간들을 찾아 안아주고, 응원해줄 수 있기를.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글린다는, 바로 당신이니까.

오즈의 마법사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마음시선 펴냄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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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쓰면 뭐 어때? 뜻만 통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잘못된 언어 습관으로 굳어지고, 이로 인해 뜻밖의 오해가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정확하고 올바른 언어 사용은 아나운서를 비롯한 특정 직군이 가져야 하는 자질을 넘어, 개인의 이미지와 사회적 평판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쟁력이자 모든 사람이 평생에 걸쳐 길러야 하는 능력입니다. (p.5)

우리는 매일 한국어를 읽고 쓰고, 말하고 듣지만, 사람들은 종종 한국어가 어렵다고 말한다. 물론 우리의 소중한 언어는 무척이나 과학적으로 만들어져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지만, 올바르게 사용하고자 한다면 배워야 할 것도, 기억해야 할 것도 무척 많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우리에게 영어는 쉬웠나? 적어도 나에게 영어는 여전히 어렵고, 헷갈리는 언어다. (대체 왜! city와 cat의 c는 분명 같은 c인데 다르게 발음해야 하나?) 하지만 그 어렵고 헷갈리는 영어도 배워야 편하기에 아주 어린 나이부터 배우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의 소중한 한국어도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

단어 한 끗 차이로 글의 수준이 달라지는 『우리말 나들이 문해력 편』도 그래서 태어난 책이 아닐까? 앞서 소개했던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처럼 생활 속에서 틀린 줄도 모르고 사용하는 표현, 상황에 맞는 언어 등을 적절히 소개해주고 사용하게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더욱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동명의 방송, “우리말 나들이”를 방송해온 “MBC 아나운서국”에서 출간한 책이니 더욱 믿음이 갈 뿐 아니라, 재미있고 익숙한 예문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친숙하다.

단어 한 끗 차이로 글의 수준이 달라지는 『우리말 나들이 문해력 편』에서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뜻이 달라 헷갈리는 표현, 습관처럼 굳어 틀린 줄도 모르고 쓰는 표현, 문해력과 문장력을 동시에 높여주는 표현 등으로 수많은 어휘를 다루고 있다. 또 “사투리도 외래어도 아닌 알고 보면 외래어”도 부록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표현들이 많았다. 부지런히 책을 읽는 것과 우리의 언어를 잘 아는 것은 무척 다르다는 것에 새삼 놀라기도 했고, 우리 언어를 부지런히 공부하지 않았다는 죄책감도 들더라. 하지만 좌절보다는 이 읽기를 계기로 또 한 번 우리의 소중한 언어를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고.

앞의 어휘력 편도 그랬지만, 『우리말 나들이 문해력 편』 역시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책이기에, 모든 국민이 이 책을 한 번씩 꼭 만나보길 바란다. 우리 아이도 꼭 한번 읽어보고 처음부터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면 좋겠고. 내가 쓰는 말과 글이 사회생활의 경쟁력이 된다는 요즈음. 부디 소통과 공감기술을 끌어올리는 한 끗 차이 문해력 실전서 『우리말 나들이 문해력 편』을 통해 소통력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말 나들이 문해력 편

MBC 아나운서국 지음
창비교육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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