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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공황과 번영 불황 그리고 제4의 시대)의 표지 이미지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로버트 라이시 지음
김영사 펴냄

"분열 속으로 뛰어들다"

현재 우리는 경제적인 원인으로부터 시작된 분열을 목도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가슴을 짓누르는 이 답답함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인 영역이나 정치적인 영역은 합치된 의견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는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분노하며 단순한 해결책에 매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시작된 부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세계화로 인해 기업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부의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즉 경제적 성공으로 인한 과실이 모두에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에게 집중된 것이다. 적당한 소득은 부여받지 못한 노동자는 증가된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차입이라는 길을 선택하였다. 하지만 차입은 미래의 소득을 현재로 가져올 뿐 부의 크기를 변화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채무자의 소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하였고 이로 인해 기업의 상황이 악화되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기업은 노동자이자 채무자인 사람들을 해고하였고 그로 인해 노동자의 소비는 더욱 감소하였다. 이런 식으로 부의 불균형은 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만약 우리는 경제 성장의 보상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공유하였다면 노동자들이 마땅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합리적인 소비 수준을 만족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의 보상은 일부에게 과도하게 분배되었다. 또한 부를 과도하게 얻은 이들은 로비를 통해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여 자신의 이익을 영구적으로 관철시켰다. 이로 인해 중산층 노동자는 더욱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왜소화되었고 무력해졌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옆집 암탉을 죽여라"와 같은 포퓰리즘에 매혹되고 사회의 기본적 합의를 무시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을 낮추고 사회보장제도를 약화시키고 있다. 고소득자와 기업에게 세금을 가혹하게 물려 다른 이들을 보장하는 것이 감정적인 메아리로 들리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 자신이 받아야 할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경제 성장이라는 구호에 매혹되어 배불뚝이의 배를 더 불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과연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다.

앞으로 우리는 금리정책이나 화폐정책을 통해 일시적으로 경제 위기를 벗어나기 보다 기형적인 경제 구조를 바꿔 지속적으로 경제 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목 끝까지 물이 차오르기 전에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2023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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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잠들지 않는다"

기업들의 치열한 사업 다각화와 강소기업을 찾기 위한 사모펀드의 노력을 여실히 알 수 있게 한 책이다.

정답을 모르는 자본 시장이지만, 결과를 알고 나면 불확실성 하에서 움직이는 돈의 흐름은 마치 운명처럼 여겨지곤 한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자본시장 속에서 우연을 필연이라고 말하기 위해 논리적인 근거를 찾는 금융 종사자들의 노력이 더욱 대단해 보인다.

모 회계법인의 딜팀으로 내 첫 직장 생활이 시작되었다. 회계사가 되고 감사로 평생을 먹고 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첫 걸음부터 변수라서 재밌게 되었다. 불확실성을 싫어한 내가 엄청난 불확실성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 역설적이지만, 또 그러한 불확실성을 합리적 확실성으로 바꾸는 것을 가장 잘하는 나이기에 기대되기도 하다.

나의 회계사 첫 시작과 함께한 책이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사모펀드와 M&A 트렌드 2023

최우석 외 7명 지음
지음미디어 펴냄

9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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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가치가 희미해져가는 현 시점"


최근에 챗지피티 4o 버전이 새롭게 등장했다. 챗지피티가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차기작이 등장했다. 챗지피티는 벌써 인간의 해결책으로 여겨진다. 과제가 막힐 때, 글의 개요를 짤 때 등 우리는 더이상 혼자 고민하지 않고 바로 챗지피티를 켜 질문하곤 한다. 챗지피티의 명쾌함과 전문성은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섬뜩하다. 챗지피티를 사용하면서도 "이 기술이 발전한다면 어느 직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 만든다.

나는 AI가 우리의 직업을 대체하는 것이 미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부터 중간 계층의 직업이 사라지고, 직업의 양극화가 심화되었음이 느껴진다. 대학을 나온 학생들이 취준에 애를 먹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범한 학생들이 갈 좋은 직장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AI의 발전이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직업의 양극화는 약화되지 않고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능력만능주의와 결합된 직업의 부재는 개인의 불안감을 키우고, 좌절감을 낳아 삶의 의미를 잃게 만든다. 그렇기에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 진지하게 시작해야 할 것이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 다른 복지제도의 존속 여부, 부자세 등 기본소득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할 문제들이 산재해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 하에 아무것도 아닌 문제들이다.

어서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벗고, 진지하게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눠보자.

노동의 미래와 기본소득

리 크래비츠 외 1명 지음
갈마바람 펴냄

2024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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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압력과 창의력이라는 돌파구"

우리는 창의력이라는 도구를 통해 인류의 생태지위를 바꾸었고 지금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고있다. 하지만 우리는 창의력의 길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요즘 진화의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최근에 희미해지는 과거의 젠더 개념을 찬양하며 현재 흐름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젠더의 개념을 상수로 착각하였다. 과거에 우리는 오히려 성별에 관계없이 사냥했으며 오히려 여성은 작은 체구로 인해 사냥의 이점을 누렸다. 사회가 복잡해지며 1만년 전 젠더 개념이 변한 것일 뿐 절대 생물학적으로 확정되어 있는 성 역할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정확한 사실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확한 사실 위에 창의력이라는 나무도 꽃 피울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아구스틴 푸엔테스 지음
추수밭(청림출판) 펴냄

2023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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