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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정혜윤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어떤 사랑은 이 세상의 많은 일들을 반대하게 만들어. 반대하는 힘이 한 사람의 진짜 힘이야. 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기꺼이 반대자가 될거야.”
이보다 더 멋진 사랑 고백이 있을까.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에 무사가 자신의 연인에게 하는 말이다.
무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특히, 세상에서 외면 받는 것들을 사랑한다.
새 접시, 새 와인잔, 장미향의 샤워 젤과 바디로션, 타월을 사온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연인에게 헤어짐을 고한다.
“나는 지금이 위기 상황인 줄도 모르는 사람과는 더 이상 잘 수 없어!”
“세상에 이런 이유로 결별하는 사람은 없어!”
“왜 없어. 슬픈 사람을 모욕하는 사람과는 함께 잘 수 없는 것처럼, 기르던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과는 함께 잘 수 없는 것처럼, 길고양이 눈을 뽑아버리는 사람과는 함께 잠들 수 없는 것처럼, 빨대를 쓰는 사람과는 더 이상 함께 잘 수 없어.”
무사의 연인은 ‘고작 이런 이유’로 결별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무사에게는 ‘고작’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 그에 반하는 물건들을 잔뜩 사와서 행복을 강요한다면, 그게 ‘고작 이런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 ‘너를 위해서라면 나는 기꺼이 반대자가 될거야’라고 무사는 사랑고백을 했지만, 자신의 신념에 반대하는 사람을 사랑하기엔 그 신념이 결코 얇지 않다.
나를 생각해보면, 무언가에 쉽게 반대하지 않는 사람에 가깝다. 속마음으로는 끊임 없이 반대하고 있을지라도, 누군가가 “넌 어때?”라고 물었을 때 “괜찮아”라고 말하는 편이다. 한 마디로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다. 솔직하지 않은 걸 수도 있고.
하지만 무사의 말처럼 어떤 사랑은 세상의 많은 일들을 반대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것들을 위협하는 것에는 기꺼이 반대를 외칠 줄도 알아야 한다. 물론 그 사랑이 옳다는 확신은 기본적으로 필요할테고.
그렇기에 나는 무사를 이해한다. 누군가에게는 무사 같은 사람을 보며 ‘아 정말 피곤하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나는 두 특성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을 위해 기꺼이 반대자가 되겠다는 고백을 하는, 외면 받는 것들을 사랑하고 기꺼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무사를 응원하고 싶다.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멋짐을 가진 사람을 동경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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