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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서
너새니얼 필브릭 지음
다른 펴냄
저자는 집필에 앞서 19세기 포경산업 전반을 폭넓게 조사했을 뿐 아니라 태평양 섬들의 식인풍습과 굶주림의 생리학과 심리학, 항해술, 해양학, 향유고래의 생태학 등 이야기를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바운티호의 선상반란, 섀클턴 경이 조난상황에서 보인 리더십, 영화 <얼라이브>로 잘 알려진 안데스 산맥 조난자들의 사례, 수컷 향유고래의 행동양식 등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에식스호 조난자들이 처한 상황을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위해 들인 너새니얼 필브릭의 노력은 <백경>을 쓰기 위해 허먼 멜빌이 들인 노력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진 않을 것이다.
에식스호의 비극으로부터 독자들은 재난기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교훈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책에는 리더십과 용기, 인내와 신뢰가 어떻게 인간성을 지키고 위기에 맞설 힘을 불러일으키는지가 잘 나타나 있으며 동시에 각종 역경이 어떻게 인간을 무너뜨려가는지도 설득력 있게 묘사되어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가 마치 에식스호의 조난당한 선원이 된 듯 절실한 생존본능에 휩싸이기도, 무력감과 절망감에 젖어들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어리석음과 오만, 아집이 어떻게 잘못된 선택을 이끌어내는지를 깨닫고 이를 경계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서스펜스로 가득한 논픽션 도서 <바다 한가운데서>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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