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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사랑 #민음사 #김세희작가 #오늘의젊은작가
중학교에 들어가 두발규정(말만 들어도 꼰대스러운 단어네)이 귀밑 1cm라는 소리에 1년여를 꼼짝없이 몽실언니가 되어 버틴 나는.
호르몬의 굴레에 갇혀 꼼짝없이 망해버린 외모에 화룡점정을 찍어주는 헤어스타일과 1cm를 유지하기 위해 다달이 들어가는 미용실 값이 아까워서
머리를 시원하게(?) 남자처럼 밀어버렸다.
그즈음의 나는 친구와 사복을 입고 어깨동무를 하고 걸으면 어른들에게 친구의 남친으로 오해받아 타박을 받았고,
나와 비슷한 머리스타일의 친구는 오직 장수원을 닮았다는 이유로 엄청난 편지와 선물을 받았더랬다. (알고보면 누구보다 여성적인 취향이었던 그녀.... ㅅㅂ아 잘 살고 있니)
주체할 수 없는 성적 호기심을 해결할 길이 없었던 아이들은 서로에게 첫키스를 연습해보기도 하고 사귀어보기도 했었다(그 아이들 중 얼마나 성소수자였는지 그때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중 3이 되던 어느날, 이대로면 꼼짝없이 옆건물의 여고로 끌려가 3년동안 이 기행적인 모습들에 갇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오직 그 건물을 벗어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오직 바지 교복을 입어보고 싶다는 이유로 학교를 선택해서 탈출에 성공했다.
이 소설은 그때를 상기시킨다.
팬픽을 보고 누가 이반이라더라는 소문이 돌던 시절.
지금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누군가를 이유 없이 너무 사랑하던 시절.
그때 우리가 사랑하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다 읽고 검색을 하다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된 이야기라 윤리적 논란에 부딪혀(아마 아웃팅당한 사람들 때문인가보다)
작가의 요청에 의해 절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걸 읽고 보니 대체 왜우리학교에 이 책이 있는 것인가가 궁금해짐...)
그걸 알고보니 참 안타깝긴 한데... 여중여고를 나온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써보지 않은 그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에서만큼은 작가님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읽는엄마 #책읽는선생님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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