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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김혼비 (지은이) 지음
(주)안온북스 펴냄

읽었어요
여수 여행 중에 비오는 날 카페에 앉아 읽었던 책.
이 책을 보면 그날의 여행이 떠오른다. 술술 잘 읽히고 여행지에서 부담없던 산문집. 입꼬리에 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마음이 괜시리 따스해졌던.

✍️기억에 남는 구절들
p.8 어쩌면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보라색인지도 모르겠다. 뜨겁고 붉은 것이 얼어붙은 듯한 색.

p.8 하지만 글 쓰는 일이란 결국 기억과 시간과 생각을 종이 위에 얼리는 일이어서 쓰면서 자주 시원했고 또한 고요했다.

p.64 보통 내 안 어딘가에 ‘진정한 나다움’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나는 그 ‘나다움’을 발견하고 찾아내야 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나다움’의 상당 부분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나, 만들어진 나, 만들어져가고 있는 나, 모두 다 나이다. ‘본캐’도 ‘부캐’도 다 나.

p.196 나에게 술이 삶을 장식해주는 형용사라면 커피는 삶을 움직여주는 동사다.

p.220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느낌도 좋았지만, 결국 모든 글이, 다정에 대한 소감이자, 다정에 대한 작은 감상이자,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인 것 같아서.
202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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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3 여름이 여름다워야 곡식도 익고 가을, 겨울이 넉넉해지지. 순리를 거스르믄 좋을 거 읎어. 털도 내리쓸어야 빛이 나는 겨.

첫 여름, 완주

김금희 지음
무제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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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지금의 나라면 이십대의 나에게 상하지 않고 자라는 것은 없다고 말해줄 수 있을 듯하다. 더 덧붙이자면 상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아예 말이 되지 않는다고.

p.11 막막하고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을 때면 가장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생각하는 일이 도움이 된다. 뿌리가 있고 뿌리를 심는다. 지키고 싶은 여름이 있고 그 여름날들을 지킨다.

p.173 식물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좋은 마음도 그런 안도였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식물들이 피고 지는 숱한 반복을 하며 가르쳐주는 것은 뭐 그리 대단한 경탄이나 미적 수사들이 아니라 공기와 물, 빛으로 만들어낸 부드럽고 단순한 형태의 삶의 지속이었다. 그런 식물의 녹록함이 우리에게 지혜로서 머물기를, 녹록지 않은 순간에도 고개를 돌려 나무 한 그루, 잎 한 장에 시선을 맞출 수 있는 용기가 새해에는 마음속 포트에 늘 담겨 있기를 바랐다. 바로 그 전환의 용기야말로 식물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빛나는 마음이라는 것을 한 해의 끝에서 나는 어느 때보다 기쁘게 깨닫고 있으니까.

p.191 문득 내가 스스로 작업을 멈췄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상황을 주도하는 한 그것은 중단이나 종료를 뜻하지 않으니까. 모든 넘어지는 것들은 다시 걷기를 바라며 기도하게 된다.

식물적 낙관

김금희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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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7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에 그곳에서 엄마는 마침내 해방되어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아무도,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p.229 인간은 모두 다 “사형수”다. 삶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죽음의 확신이 인간을 사형수로 만들어 놓는다. 인간은 반드시 죽는 운명에 처해져 있는 것이다. 사형수는 죽음과 정대면함으로써 비로소 삶의 가치를 깨닫는다. 죽음은 삶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어두운 배경이며 거울이다. 삶과 죽음은 표리 관계를 맺고 있다. 필연적인 죽음의 운명 때문에 삶은 의미가 없으므로 자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한정된 삶을 더욱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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