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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독서법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의 표지 이미지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1년에 영화 300편을 보고 집에 책이 1만 권이 넘게 있는 사람. 시간이 보통 사람보다 5배는 더 주어지는 걸까? 이 사람은 책을 어떻게 읽을까?

여기저기에 책을 두고 '닥치는대로'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하면서 숭배하지 않고 '편하게'
어떤 책은 '느리게'
때때로 책꽂이에 책을 다르게 진열하며
책을 고를 때엔 책의 2/3쯤을 읽어보고
무엇보다도 '즐겁게'
책을 읽고 나면 느낌을 글로 정리하기(내가 플라이북을 하는 이유!)

책을 읽고 나서 정리하면서도 사실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은 소홀히 했었는데 반성한다. 비평을 잘하는 사람들은 줄거리를 자기화한다고. 줄거리를 재구축하는 방식이 비평으로 들어가는 첫 단계라고 하는데 사실 나도 아이들도 독후감을 쓸 때에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 줄거리 요약하기다. 앞으로 노력해 봐야겠다.

책 뒷부분에 이동진이 추천하는 책 500권의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 몇 권을 메모했다. 믿음직스런 추천 목록이다.
2024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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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고증이 엄청난 소설. 묘사도 상세해서 영두와 같이 창경궁, 창덕궁, 원서동 곳곳을 함께 거니는 기분이다.
문화재를 발굴하듯 주인공 영두와 낙원하숙 할머니의 과거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건물을 지어 올리듯이 과거 파편들이 모여 인물의 일대기를 구축해 가는 방식이 이야기를 매우 촘촘하게 만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책에 빠져들어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망 이후 조선에 있던 일본인들이 일본으로 돌아가자 이들을 '조센 카에리'라 부르며 멸시했었다는 이야기에서 우리나라 옛날 '환향녀'들이 떠오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해 조선인 가정부의 도움을 받는 아기엄마 이야기도 가슴에 남았다.

일제의 잔재인 대온실을 철거하지 않고 수리해서 남겨두듯, 과거 나와 악연이었던 이를 완전히 파내어 버리지 않고 조심스레 다가가듯, 나의 부정적인 모습들을 한번씩 직면하여 개선해 나가듯, 그래서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기분 좋게 머물다 돌아갈 수 있게끔 해 볼까, 하고 마음먹게 하는 책이다. 그러나 땅을 파고 과거를 마주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법.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수리 전엔 마음을 단단히 하자.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창비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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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시각장애인이 살아가는 법, 삶을 바라보는 법을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엄마가 지어주셨다는 '조승리'라는 이름만 봐도 엄마의 성정이 어떠하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 엄마는 열다섯에 찾아온 딸의 장애를 이기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하자 딸을 부끄러워했고 딸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딸의 성정도 엄마에게 지지 않을만큼 강했다. 모든 치료가 효과없음을 받아들이고 같은 날 죽자는 엄마에게 "난 창창히 더 살 거거든? 어디 물귀신처럼 물고 늘어지려고 해! 난 엄마 없이도 잘 살 거거든!" 꽥 소리질렀고 말 그대로 굉장히 잘 살고 있다.

패기 있고 확신에 찬 문장들에서 이 사람이 이 지랄맞은 현실을 어떻게 마주하는가가 잘 느껴진다. 나는 이들을 어떤 태도로 마주해야 좋을지도 생각하게 된다.

📚 "수미씨는 장애인 자식 없어 봤잖아요. 그래본 적 없으면서 희생하지 않는다고 헐뜯을 자격 있어요? (...) 모든 사람이 부모를 존경하진 않아요. 또 존경할 만한 부모 밑에서 태어날 수도 없고요. 세상에 수미씨 부모님 같은 분만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편협한 사고예요."
(...) 나는 정오의 태양이 싫었다. 태양이 가장 높을 때 그림자는 가장 초라하게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어느 날 수미씨가 내게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물은 적이 있다. 나는 불행을 잊고 있을 때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수미씨는 장애가 불행의 원인이라 생각하느냐 물었다. 나는 눈이 먼 게 불행한 게 아니라 이 상태로 계속 살아야 하는 게 진짜 불행이라고 말했다. (...) 내 기준으로 팬데믹은 진짜 불행이 아니다. 그것에는 끝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층에서 결국 싸움이 났다. 참다못한 아래층 사람이 뛰어올라온 모양이었다. 겨우 몇 달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고 답답해 미치겠다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누군가는 평생을 그리 살기도 한다고. 방구석에서 자유를 상상하며 자기 위안에 빠져 평생을 사는 이들이 있다고. (159쪽, <정지된 도시> 중에서)

📚 나는 그동안 실패가 두려워 장애를 핑계 삼아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해 왔다. 잃어버린 것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다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일들로 만들기 위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낸다. 탱고 수업은 내게 첫 도전의 시작이었고 내 가슴에 열정을 심어 주었다. (203쪽, <탱고를 추는 시간> 중에서)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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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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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시청에서 일하는 두 공무원이 레즈비언들의 혼인신고서류를 받아 준다. 처음에는 고모의 50년지기 옆사람을 가족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종래에는 101쌍의 동성 혼인 커플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동성 커플의 혼인을 허락하면 정말 혼란이 야기될까?
커플들이 줄이어 낸 혼인신고서들이 통과되고 오류가 잡히기 전까지만 법적으로 유효한 관계이지만 오래된 그들의 꿈이 실현되는 장면들이 무척이나 통쾌하다.

오늘의 세리머니

조우리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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