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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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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세트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학산문화사(만화) 펴냄

기생으로 출발해 공존을 거쳐 우정에 이른다. 지구적 관점의 이야기를 한 개체 안에 가두고 펼치는 참신함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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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죽은 뒤에야 그를 이해하는 딸의 이야기다. 산 아버지를 지탱하며 6년이 넘는 시간을 버텼던 자경이가 아버지의 유품으로부터 그와 저 자신을 새로이 돌아보는 순간을 담았다.

가만 보면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경은 아버지의 집을 팔아 빚을 갚아야 하는 신세이고, 아버지가 떠난 지금 이 세상에 혈육 하나 없이 남겨진 처지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제와 자경은 제 아버지를 이해한다. 그가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랑했는지를 확인했다. 지난 6년, 어쩌면 그 이전 온 생애 동안에도 하지 못했던 다가섬을 이루고야 만 것이다. 저의 실패한 줄로만 알았던 지난 작품이 한 사람에게만큼은 다가가 의미를 발했단 사실 또한 확인했다. 자경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아니, 이미 달라졌다.

오랜 기간 마땅히 해내야 한다 믿어온 간병비 급여화가 이제 본격 추진된단 뉴스를 보았다. 더 많은 자경에게 빛이 있기를.

내일의 엔딩

김유나 지음
창비 펴냄

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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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지오와 유찬 모두가 저마다 원치 않는 변화 앞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간다. 제 멋대로 닥쳐오는 불행은 어찌할 수 없다지만, 대응만큼은 내 몫이란 걸 이해하게 된다. 그 또한 성장이다.

기억은 편의적이다. 한때는 간절했던 순간조차 지나치고 나면 흐릿해진다. 오늘의 내가 어느 순간 뚝 떨어진 것이 아닐 텐데도,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지난 시간을 충실히 기억하지 못한다. 소설이 우리가 지나온 그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단 건 분명한 매력이다.

지오와 유찬의 앞길에 다시는 고통이 없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또 다른 상실이, 아픔과 좌절이 닥쳐올지 모른다. 여전히 제 의사 따윈 고려하지 않고서 삶 전체를 망가뜨릴 듯 달려들 수 있겠다. 그러나 그 앞에서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용서하고 응원하며 지지하려는 마음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으리라고 이 착한 소설이 이야기한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이꽃님 지음
문학동네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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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보다 땅을 잘 파게 되었을 때, 인간은 인간다움이 정신에 있다 말했다. 기계가 인간보다 체스를 잘 두게 되었을 때, 인간은 인간다움이 예술에 있다고 하였다. 이제와 기계가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소설까지 쓰는데, 인간은 인간다움이 무언지 찾으려 들지도 않는다.

에르베 르 텔리에가 AI와 소설 쓰기 대결을 벌여 간신히 승리한 사실을 처음 한국에 전했다. 흥미로운 건 르 텔리에와 같은 탁월한 작가가 한국인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단 것. 놀랄 일도 아닌 것이 AI가 당장이라도 써낼 수 있는 졸작이 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대단히 훌륭한 저술도 수백권을 팔지 못하고 절판되는 게 현실인 때문이다. 나는 인간이 진실로 인간이 이룰 수 있는 탁월함을 추앙하는지를 의심한다.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시시각각 닥쳐온다. 떠밀려 익사하지 않기 위해 무얼 하긴 해야 할 텐데. 늦된 데다 어설픈 이 책은 한숨만 깊게 할 뿐.

먼저 온 미래

장강명 지음
동아시아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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