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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

존 G. 밀러 지음
한언출판사 펴냄

문제에 직면하여 자기도 모르게 하게 되는 핑계와 변명 대신 책임의식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자기계발서다.

자신의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당면한 상황에서 스스로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문제를 찾는 QBQ(Question Behind the Question)이란 자가질문법에 대해 챕터를 나눠가며 설명한다. 해당 챕터마다 적절한 용례를 들어 이해가 쉽고 저자 개인적인 경험담도 곳곳에 수록돼 흥미를 끈다.

책에서 말하는 질문법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막상 삶 속에서 이런 식의 사고와 태도를 실천하는 사람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각자가 처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 가져야 할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바꿀 수 있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가려는 태도는 마음먹기만으로는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다.

QBQ 질문법 전체를 받아들이진 못해도 그 본질적인 부분만이라도 생활화할 수 있다면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낼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나 역시 QBQ적인 사고로 군대에서의 크고 작은 문제를 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완전히 이 책의 방법론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나 본질적인 부분은 대체로 수용하였고 원래대로라면 결코 긍정할 수 없는 상황조차 받아들이고 견뎌내는 데 얼마간 영향이 있었다.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특별히 의미 있는 독서였다고 하겠다.
2024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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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조숙은 불행한 아이의 방어기제다. 두터운 외피를 갑주처럼 두르는 일이다. 판단할 수 없는 걸 판단하고 감내할 수 없는 걸 감내하려 힘을 다해 쌓은 벽이다. 오늘의 생존과 내일의 생장을 바꾸는 것이다. 성벽 바깥, 찬란한 미래를.

<새의 선물>은 성장담이 아니다. 차라리 그 반대다. 생엔 의미가 있고 사랑은 아름답다 말하는 이와 소설 속 진희는 대척점에 있다. 기대하지 않음으로 실망하지도 않는 것이 열둘, 또 서른여덟 진희의 생존법이다. 열둘 진희가 외가를 제 집으로 여길 때쯤 아버지는 찾아온다. 서른 여덟 진희는 여전히 사랑을 믿지 않는다. 구태여 처음과 끝에 불유쾌한 연애를 둔 것도 마찬가지. 성벽 바깥, 그러니까 생이란 늘 악의적이니.

나는 반대한다. 기대 않고 실망도 않기보다 기대하고 실망하는 편이 낫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말로 그러한가. 그 또한 확신할 수 없는 건 나 역시 생에는 이면이 있다고 믿고 있는 탓이다. 진희처럼.

새의 선물

은희경 지음
문학동네 펴냄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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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감독 이은혜와 마주 앉은 일이 있다. 그는 영화제가 끝나면 곧 출국할 예정이라 했는데, 한국에선 결혼을 할 수가 없는 때문이라 했다. 동성 간 결혼을 한국은 막고, 미국은 허용한단 이야기. 그러고보면 몇년 전 그런 뉴스를 접한 것도 같았다.

2015년 미국 연방 대법원 결정으로 50개 주 모두에서 합법화된 동성결혼 이야기를 나는 저기 케냐 북부 자연보호구역에서 기린 개체수가 급감한다는 사실처럼 여겼다. 그건 내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테니까. 그러나 가까운 이들마저, 존중하고 존경하는 이들까지도 동성애에 혐오를 감추지 않으니 나는 이것이 더는 내 문제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혐오가 인간을 잠식하는 비결이 무지와 무관심, 쫄보근성에 있단 걸 알기에 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레즈비언도 산부인과도 관심 없는 내게 이 또한 사람과 병원의 이야기란 걸 알게 해줬다. 여기까지.

레즈비언의 산부인과

이은해 지음
이프북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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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짝사랑의 일기장을 구했대도 이따위로 써놨다면 고이 덮으리. 나의 사랑이 부족하다 힐난한다면 그 사랑마저 반납하리. 책장을 건너 사랑을 이루기엔 내 인내심이 턱없이 박약하니.

당대 사교계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가를 들춘다. 문제는 독자로 하여금 그 의미없음을 모자란 인물의 관점에 갇혀 동행토록 한다는 것. 전권에 걸쳐 독자는 이 덜떨어진 놈이 후회하는 일생을 그 시야에 갇힌 채 함께 걸어야 한다. 오로지 가석방 없는 12년 형을 받고 비좁은 감방 2인실에 경멸하는 인간과 함께 갇혔다 만기출소한 이만이 나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나이 먹어 시든 여자와 타고 나길 못난 여자를 향한, 또 멍청해 재미 없는 남자와 성공 못해 돈 없는 남자에 대한 모욕적 묘사가 많다. 찾아가 한 따까리 하고 싶은데 일방적으로 들어야 한다. 심지어 품위 있는 척 쓰는 꼴은 참아내질 못하겠다.

드디어 디뎠다. 문학의 바닥을.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1~1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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