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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갭이어, 나를 재정비하는 시간)의 표지 이미지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일에 관련된 책 2탄⭐️
’늘 여름날 같았던 일하는 마음에 겨울이 찾아왔다‘ 라는 책의 첫 문구에 이끌리듯 읽게 된 책📖
누가 내 이야기를 하나?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매 순간순간 공감하는 문구가 많아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가며 한 장 한 장 공들여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느꼈던 가장 큰 메시지는 ‘나는 왜 일하는가? 왜 잘 하고 싶은가?‘였다.
업무로 스트레스 받고 시달렸던 시간들의 이유가 왜! 에 대한 고민의 부재이며, why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나는 계속 방향성 없이 무작정 열심히만 하려고 할 거고 오래가진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미쳤다. 이미 지쳤다고 생각한 순간에 이 책을 읽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게 이번 독서의 가장 큰 수확이다.
그동안 나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나를 채찍질했는데 궁극적인 이유도 모른채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던 것 같아 씁쓸하다. 그렇다면 어떤게 옳은걸까? 머리로는 알아도 내가 쌓아온 ’책임감있게 일 잘하는 직원‘의 모습을 쉽게 놓을 수 없을 것도 같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하나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
P.12
늘 한여름 땡볕 같던 일하는 마음의 계절에 찬바람이 불고 겨울이 왔다. 처음엔 당혹스러웠다. ‘왜 더이상 불꽃이 일지 않지?’ ‘일하는 마음이 차가울 수 있다니?’ 세상에서 일이 주는 자극과 보람과 성취가 가장 좋았는데 스스로 생경할 만큼 불꽃이 꺼져버렸다. 그래도 뭔가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P.39🧡
문제는 일에 너무 많은 의미를 쏟아 넣으며 자신과 동일시 하는 것이 아니다. 일의 무엇에 의미를 부여하는지. 일의 무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지다. (…) 마음껏 사랑할 것, 그러나 객관성을 잃지 않을 것, 그 일이 아니더라도 어디서건 의미 있는 일을 또 찾을 수 있다고 믿을 것, 일의 성패가 당신의 가치를 말한다고 착각하지 않을 것.

P.56
’갭이어를 가져야 할까?‘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할 정도라면 추천하고 싶어요. 갭이어를 가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고민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어떤 모멘텀이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을 살필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마음을 살피는 방법 중 하나가 갭이어라고 생각하고요.

P.66
늘 ”음, 어렵겠지만 한번 해볼게요“나 ”네. 제가 하겠습니다“로 돌파해오던 사람에게 ”이건 제 능력으로는 어렵겠는데요. 못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P.67
일에 있어서 내 한계를 아는 것은 일의 역량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고 값진 일이다. 나를 위해서도, 나와 함께하는 동료들을 위해서도.

P.75
잘하고 싶은 마음,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 향상심은 일의 좋은 동력이다. 하지만 그 향상심의 본질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왜 잘하고 싶은가? 잘하고 싶은 기준은 무엇인가? 왜 더 나아지고 싶은가? 정말로, 잘해야 하는 일인가? 우리는 종종 ’잘‘의 기준, ’잘‘의 시작점을 혼동한다. 잘well과 잘good의 그 미세한 간극 사이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힘주어 뛰고 있지 않은가.

P.97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불안과 자책으로 주저앉아 있을 게 아니라, 내가 다시 힘을 내어 달릴 수 있는 삶의 목표를 업데이트하는 일이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답은 오직 내 안에 있다.

P.169
안정적인 회사에 다닐수록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이 더 많고, 성장하기보다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매일 누군가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어떤 순간에는 누군가가 내 뒤치다꺼리를 해주고 있어서 내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P.183
내 시간과 선택에 100퍼센트 책임져야 한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무겁고 또 무겁다. 조직에 속했을 때는 회사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하루에 8시간뿐이라고 생각했다. 나머지 16시간 동안 내가 누리는 자유와 안정감은 오로지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 역시 회사의 기반 위에 있었다.

P.202
‘내가 압도적으로 잘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을 잘해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잘하는 내 고유한 영역을 찾자. 내가 보람을 느끼는 일의 영역은 누군가는 ‘일을 잘한다’라고 느끼는 영역이 아닐 수도 있다.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도 없지만, 잘할 필요도 없다.

P.220
저한테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리포팅하라는 지시가 따로 없었는데도 저는 한국에서의 습관대로 매일 했어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언제 마무리가 될 건지,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끊임없이 슬랙으로 알렸죠. 제가 잘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어요. 비영리기관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제 모습에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어차피 각자의 일은 각자의 책임이니 서로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믿어주고 있는데 뭘 그렇게 드러내냐고. 그때 배웠어요. 한 사람이 두드러지게 나서서 끌고 나가는 것보다 모두가 심사숙고해서 하나의 플랜을 만들고, 각자가 역할을 해낸 뒤 다 함께 성취해내는 기쁨을요
2024년 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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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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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혀누님의 조율의 시간 게시물 이미지
사우님이 빌려주신 책. 반납의 의무로 완독했음

3줄 요약
1. 조율의 세계도 있구나, 신기하다
2. 작가님의 조율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임
3. 책으로서는 노잼이나 피아노 클래식을 듣고싶은 계기가 될 수 있는 책

조율의 시간

이종열 지음
민음사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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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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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혀누님의 오은영의 화해 게시물 이미지
책 전반부는 육아에 이야기가 집중되어 있어 미혼인 나는 조카들을 생각하며 이모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 나의 유년시절은 어땠나 생각해봤다. 많이 혼나긴 했어도 자식을 믿고 자유롭게 키워주신 부모님 덕에 할 말 하는 사람으로, 하고 싶은게 뭔지 아는 사람으로,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큰 것 같아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나도 어렸을 땐 ’왜 우리 부모님은 자식을 방치할까?‘ 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서툴긴 했어도 부모님은 항상 우리 세 자매를 사랑으로 키웠다는 것을.

후반부로 갈수록 ‘내’ 안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내용이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평상시에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다’라는 대전제를 깔고 살아가는 사람인데, 사실은 이렇게 생각하려고 꽤나 많은 노력을 해왔던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땐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배신감과 그 후에 따르는 상실감도 많이 느꼈지만, 남의 마음은 내것이 아닌걸 생각하니 맘이 편해졌던 경험 때문일거다. 스스로 이런 객관적 사실을 인지하는게 내가 가져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또, 관계에서는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밸런스에 균형을 잘 잡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착한 사람이 되어야한다. 여기서 착하다는 건 다 남의 뜻대로 해준다는 것이 아니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이기적이지 않은 태도를 말하는데, 그렇게 살아가려면 꽤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고 난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
P.51
자식과 부모의 관계에서 중요한 첫 번째는 요구가 아닌 조건 없는 수용과 수긍이에요. 조건 없이 자식을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잘나도 못나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 여기서부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어요. 자식은 부모보다 어립니다. 그래서 먼저 수긍해야 하는 건 언제나 부모 쪽이어야 합니다. 요구는 자식의 몫이에요.

P.62
한발 떨어져 부모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분석해 보세요. 부모는 내가 아니에요. 나는 부모가 아니에요. 부모가 못난 사람이라고 나도 못난 사람은 아니에요.

P.99
우리가 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지위, 학력, 물질적인 것 때문이 아니에요. 사람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존중하는 겁니다.

P.246
그리고 아이가 어릴 때는 선물을 자주 하게 되는데 선물에는 편지나 카드를 꼭 넣어 주세요. 상자를 하나 정해서 부모에게 받는 편지나 카드를 모아 두게 하세요.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편지에는 사랑이 듬뿍 묻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표현하는 말을 많이 쓰거든요. 그래서 어린 시절 카드는, 특히나 살면서 큰 힘이 됩니다. 아이에게 ‘내가 우리 부모에게 이렇게 귀한 존재였구나’를 느끼게 하거든요.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돈이나 명예나 학력이 아니에요. 결국 따뜻한 기억, 행복했던 추억뿐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원하는 것도 결국 그것입니다.

P.251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뭘까요? 이 아이의 인생을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 아이와 내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에요.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내 아이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P.269
‘내’가 ‘나’를 인정하는 마음을 ‘자긍심’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 자긍심은 ‘내’ 안에서 끝나야 해요. ‘나‘의 경계를 넘어가면 오만입니다. 자긍심은 ’내’가 ‘나’를 위해 좀 느끼고, ‘내’가 정서적으로 기쁘고 안정되는 정도의 선이어야 합니다. ‘나’를 넘어서 남에게 나쁜 영향을 주면, 그것은 오만입니다. 함께 사는 사회에서 다른 사람에게 ‘내’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 이런 면에서는 남을 좀 의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죠.
‘내’ 생각대로 사는 것, 좋습니다. ‘나’의 모든 행위나 표현, 표현된 내용이 ‘나’에게서 끝나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타인에게 영향을 주게 될 때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P.275💕
인간은 나름대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그 과정에서 좋지 않은 결과도 있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거나 맞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저 제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아갈 뿐입니다. 그게 그냥 저의 삶이에요.

P.291💕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나’를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의 마음은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냥 다른거에요. 옳고 그른 것은 생각하지 마세요. 그 사람은 그냥 그런 사람입니다. 업무 관계로 만난 사람은 딱 업무까지만 하세요.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사람은 그 어쩔 수 없이 만나는 만큼만 하세요. 그렇지 않은 관계는 정리하세요. ‘내’가 그렇게까지 애를 썻는데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그 관계는 정리하는 것이 맞습니다.

P.307
늘 아침에는 해가 뜨고 저녁이 되면 해가 집니다. 의미는 인간이 부여하는 거에요. 동이 터서 밤에 잠들 때까지 나름대로 ‘내’가 ‘나’에게 도움이 되게 살았다면 그게 오늘의 최선입니다.

오은영의 화해

오은영 지음
코리아닷컴(Korea.com)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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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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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혀누님의 급류 게시물 이미지
정말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소설책!
구매하고 보니 요새 MZ에게 인기있는 책이라더라.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흡입력 좋게 완독까지 이어져서 뿌듯했다.
왜 재밌었나 생각해보니, 아마 초반부터 도파민 터지는 스토리로 시작하여 현실감있게 위기도 그려내고, 그렇지만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 그렇지 않았을까…?
사랑의 힘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가장 가여운 사람은 또 누구인가. 해피엔딩이 정답인가.

✏️
P.100
도담에게 사랑은 급류와 같은 위험한 이름이었다. 휩쓸려버리는 것이고,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 발가벗은 시체로 떠오르는 것, 다슬기가 온몸을 뒤덮는 것이다. 더는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왜 사랑에 ‘빠진다’고 하는 걸까.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함정에 빠지다. 절망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대신 도담은 냉소에 빠졌다. 결국 상처를 주고받게 되는 소통보다 침묵을 더 신뢰했다. 심각하지 않고 한없이 가벼워지고 싶었다.

P.256
“도담아, 슬픔과 너무 가까이 지내면 슬픔에도 중독될 수 있어. 슬픔이 행복보다 익숙해지고 행복이 낯설어질 수 있어. 우리 그러지 말자.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모든 걸 다 겪자.“

급류

정대건 지음
민음사 펴냄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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