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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읽는 시간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의 표지 이미지

관계를 읽는 시간

문요한 지음
더퀘스트 펴냄

친밀함은 나에게 상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감과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늘 또한 있다. 누군가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서로의 바운더리가 겹쳐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나와 너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상대를 나의 일부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내 맘을 알아주기를 바라고, 누가 뭐라고 해도 상대는 끝까지 내 편이기를 바라고, 상대가 내 생각대로 생각하고 내 마음에 들도록 행동하기를 바란다. 결국 상대가 상대의 모습대로가 아니라 내 기대대로 존재하기를 바라는 욕구가 커진다. 상대방이 나와 다른 마음을 가진 독립적인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고 ‘관계의 소유욕’이 생기는 것이다.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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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_yeon

그들을 만났을 때 누구의 삶도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 <파친코2> 작가의 말 중에서

시대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아도 단순하지 않은 삶인데, 전쟁 속 그들의 삶은 얼마나 복잡했을까. 치열한 삶을 살아 온 사람들과 그 시대에 대한 작가의 연민이 잘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번역체의 문장 느낌은 외국어 원작 소설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4대를 아우르는 종적 시간을 따라 전개되는 사건이 역사물 느낌을 물씬 풍겨 좋았다.
내가 읽는 중에는 가장 이해할 수 없었으면서도, 그러나 끝내 이해된 인물은 노아이다. 그가 죽음을 선택했을 때는 너무 깜짝 놀랐다. 이렇게 갑자기? 그러나 노아는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경계인으로 살아가야 하지만 떳떳했던 그가, 더이상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파친코 2

이민진 지음
인플루엔셜(주)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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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광야]
인간은 제 운명을 제가 설계해야 하며, 제 노래를 스스로 만들어 불러야 한다. 하늘의 섭리가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진보를 믿는 육사의 의지가 ‘땅의 역사’로 표현된다.
- 20쪽

김종삼, [북치는 소년]
예술은 자주 그 무용한 사치와 그 과격한 사보타주로 현실의 억압을 비껴간다. 억압이 없는 삶은 물론 없다. / 그러나 억압의 저 너머를 꿈꾸지 않는 삶은 없다. 또 다른 삶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물질이 이 까다로운 생명을 왜 얻어야 했으며, 그 생명에 마음과 정신이 왜 깃들었겠는가. / 그 괴팍하고 처절한 작업을 무용하게 만드는 것은 이 분주한 달음박질에서 한 걸음 비켜서서, 내가 왜 사는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묻기를 두려워하는 지쳐빠진 마음이다.
- 30쪽


무술에는 자기를 보는, 천지를 보는, 중생을 보는 세 단계가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저를 본다는 것은 저 자신을 안다는 것이고, 천지를 본다는 것은 저 자신이 미약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고, 중생을 본다는 것은 인간들의 열정을 생각한다는 것이겠다. 한 인간의 열정은 시간 속에 재가 되어도, 저 열정들은 천지에 가득하다.
- 69쪽, 왕가위, 영화 <일대종사>에 대한 평

우물에서 하늘 보기

황현산 지음
삼인 펴냄

읽고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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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J님의 밝은 밤 게시물 이미지
내 어깨에 기댄 여자는 편안한 얼굴로 잠을 자고 있었다. 청명한 오후였다.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좋았다. 나는 내게 어깨를 빌려준 이름 모를 여자들을 떠올렸다. 그녀들에게도 어깨를 빌려준 여자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이렇게 정신을 놓고 자나, 조금이라도 편하게 자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 별것 아닌 듯한 그 마음이 때로는 사람을 살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어깨에 기대는 사람도, 어깨를 빌려주는 사람도. 구름 사이로 햇빛이 한 자락 내려오듯이 내게도 다시 그런 마음이 내려왔다는 생각을 했고, 안도했다.
- 밝은 밤, 299쪽

좁은 길에서 내 앞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을 보며 뒤에서 답답해 하고, 뾰족하게 살아가는 것이 요즘의 나이다. 진심으로 내가 조금 불편해도 타인을 위하는 태도를 가져본 게 언제였던가. 내게도 다시 그런 마음이 내려오기를 바라 본다. 그게 나 또한 편안하게 사는 길일 것이다.

밝은 밤

최은영 (지은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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