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읽고 싶었는데, 지난주 반짝반짝 그림책 살롱 모임을 통해 함께 읽었다. 그림책을 읽어드릴 테니 ‘그림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그림에 집중하니까 신기하게도 글이 안 보였다. 덕분에 올가와 단골손님들, 도시 풍경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올가가 지낸 작은 공간이 쓰러졌을 때,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다. 올가는 키오스크를 들어 올려 움직였고 산책을 했다. 나라면 올가처럼 기왕 이렇게 된 거 산책이나 하자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나는 쓰러진 키오스크를 일으켜 세우고, 물건을 정리했을 것 같다. 산책은 무슨, 지금 이 답답한 마음을 삭이며 잡지나 초코바를 팔고 있었겠지.
올가는 용감하다. 자유롭게 흐르고 흘러 그토록 바랐던 해변에 도착했다. 자신을 가로막는 파라솔을 피해 옆으로 한 발짝 옮길 수도 있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굳건함과 성실함도 좋지만, 자율성과 효능감도 너무 중요하다. 달라진 올가를 보며 내 삶 속 고인 물을 밀어내 본다.
#그림책읽기
키오스크
아네테 멜레세 (지은이), 김서정 (옮긴이) 지음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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