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 팔로우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미국 중앙은행은 어떻게 세계 경제를 망가뜨렸나)의 표지 이미지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크리스토퍼 레너드 지음
세종(세종서적) 펴냄

권위있는 소수 엘리트에 의해 깔끔하고 명쾌하게 결정되어졌다고 보이는 것들이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들 스스로도 정치보다는 수학과 더 가깝다고 믿고 내리는 결정들. 약자와 전문용어 속에 가리워진 진실을 밝히고자 하면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질타받게 되는 그들이 사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국내 언론에서도 미국 경기가 재채기 하면 우리나라 경기는 몸살을 앓는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것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오랫동안 앓게 만드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정책, 양적완화는 통화공급을 늘림으로써 경기를 부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혜택이 얼마나 소수에게 집중되어 돌아가는지 보여준다. 언론이나 정치권은 물가 인플레이션만 목이 터쳐라 외치지만 실제 양적완화는 물가 인플레이션보다 자산인플레이션에 집중되어 효과를 발휘한다. "자산 인플레이션이 통제를 벗어나면 사람들은 그것을 인플레이션이이라고 부르지 않고 호황이라고 부른다." 양적완화와 제로금리정책은 사람들이 수익률을 찾아 나설 때 역량을 발휘한다. 이는 자산 수요를 증가시켜 회사채, 주식, 부동산 심지어는 미술품에 대한 가격까지 밀어올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호황이 폭넓게 확산되어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ZIRP시대의 희한한 현실 중 하나는 전체적인 경제성장은 비실비실해도 자산가격은 놀랍도록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전 읽은 책을 통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차이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 덕분에 이 책의 주요내용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한쪽에는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통화정책이 있고, 다른 쪽에는 민주적 책무를 지는 국회와 정부 기관들이 관리하는 재정정책이 있다. 재정정책에는 조세, 공공지출, 규제 등이 포함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펼 수 있는 약량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되던 시기에 서서히 약화되었다. 재정정책 역량이 약화된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정치가 돈에 휘둘린 것."
"저는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고, FOMC에서 사임하는 그날까지 양적완화에 반대하던 토마스 호니그의 소신에 경의를 표하며. "정중히 반대합니다." 수많은 평범한 시민이 그들의 결정에 휘청휘청 춤을 추고, 소수는 그 어떤 기회든 부를 축적하게 된다. 경제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답답하고 허무한 현실이지만 토마스 호니그같은 분이 있기에 다시 정신차려본다. 또한 이제라도 권위와 있어보임에 현혹되지 않는 지혜를 갖게 되길 스스로에게 기대해본다.
2024년 6월 11일
1

:)님의 다른 게시물

:)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결코 눈부시지 않지만 너무 어둡지 않고, 지루하게 반복되지만 한순간 벅차게 아름다운..’

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은이), 김남주 (옮긴이) 지음
민음사 펴냄

2개월 전
0
:)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신의 사랑을 이해하고 발견하길 애쓰며 살았던, 하지만 한평생 인정 받지 못한 한 사제의 이야기. 유일신이 아닌 사랑이 필요한 곳에는 어떤 모습으로든 존재하고, 온세상 만물에 내재되어 있는 범신론적 신에 대하여. 서로 비난하고 증오하는 것의 대명사로 특정 종교가 떠오르는 요즘, 신을 마케팅 도구쯤으로 여기는 요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그 흔한 단어인 사랑과 헌신이라는 것을 평생 찾아 헤매고, 삶으로 실천한 주인공 오쓰는 답답하다 못해 안쓰럽고, 바보같다가 끝에는 이게 신의 사랑의 모습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한때 특정종교에 무비판, 맹목적으로 몰입했다가 현재는 철저한 무신론자가 된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민음사 펴냄

2개월 전
0
:)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각 분야마다 평론가가 있지만 사실 그들의 역할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다. 더군다나 대중음악 평론이라니. 그냥 듣고 기분 좋으면 좋은 대중음악 아니었던가? 싶은 생각도 있었다. 이 책에서 평론은 예술작품만큼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찬사나 비난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와 맥락을 보여주고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하는 것이 평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안그래도 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스트레스 풀기 위해서 보고 듣는 것들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에 평론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모든 것에 평론을 찾아 읽기는 어렵더라도 특히 좋았던 것들에 대한 평론은 찾아보고 싶게 되었다. 어찌보면 같은 작품을 다르게 보는 시각일 수도 있겠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세계에 반응하는지 알게 되는 것. 관심과 취향을 파악하게 되고, 언제 울고 언제 정신을 놓고 날뛰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 책과 음악과 영화를 통해 욕망과 상처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이 특히 공감되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다채로워지길. 나아가 서로의 삶이 어떻게 다르고, 내가 무엇을 알지 못했는지 알게되길 기대해본다. 자기만의 취향에 우월감을 느끼고 다른것들에 대해서는 몰이해 한것이 절대 교양있는 태도가 아니다. 나는 전혀 관심없는데 그것이 지금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지를 이해해보려는 건 그것에 담긴 당대 공감대와 정서를 읽어낼 수 있다는 균형 감각일 것이다.

눈치 없는 평론가

서정민갑 지음
오월의봄 펴냄

2개월 전
0

:)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