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 팔로우
건너가는 자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의 표지 이미지

건너가는 자

최진석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마음을 비우는 것이 무념무상이 아니고, 무소유가 무일푼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이미 자리잡은 틀이나 관점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라고 한다. 무소유 또한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닌, 세계를 자기 뜻대로 정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한다(소유의 뜻이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가 아닌 불교 용어가 따로 있더라).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 알고 있었다.
대승불교의 핵심 중 하나인 공관은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닌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말한다. 여기에서 많이 잘못 이해하는 것이 공을 '텅 비운다'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애쓰지 않는 것을 수준 높게 여기고, 열심히 하려는 태도를 수준 낮음으로 오해들 한다. 절대 그것이 아니다. 근면한 태도를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것이 절대 아니고, 특정한 의미나 형태를 벗어나 관계 맺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공이다. 본질은 없고 모든 것은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공의 개념이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아가 세계가 공이니 멈추지 말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의미나 본질에 갇힌다면 멈춰서 굳어져 버릴 것이다.
또한 자연스러운 감정과 본능을 극복하는 것을 지적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경험이 내면과 의식을 높고, 깊에, 단단하게 키워준다. 내면이 넓고, 깊어진다면 그 시선은 더 높어질 것이고, 더 정확해질 것이다.
뭔가 물흐르듯 이해될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읽는 내내 다시 생각하고, 되돌아가 다시 읽고를 반복했다.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두고 잊지 않고 싶다.
2024년 6월 24일
0

:)님의 다른 게시물

:)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결코 눈부시지 않지만 너무 어둡지 않고, 지루하게 반복되지만 한순간 벅차게 아름다운..’

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은이), 김남주 (옮긴이) 지음
민음사 펴냄

2개월 전
0
:)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신의 사랑을 이해하고 발견하길 애쓰며 살았던, 하지만 한평생 인정 받지 못한 한 사제의 이야기. 유일신이 아닌 사랑이 필요한 곳에는 어떤 모습으로든 존재하고, 온세상 만물에 내재되어 있는 범신론적 신에 대하여. 서로 비난하고 증오하는 것의 대명사로 특정 종교가 떠오르는 요즘, 신을 마케팅 도구쯤으로 여기는 요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그 흔한 단어인 사랑과 헌신이라는 것을 평생 찾아 헤매고, 삶으로 실천한 주인공 오쓰는 답답하다 못해 안쓰럽고, 바보같다가 끝에는 이게 신의 사랑의 모습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한때 특정종교에 무비판, 맹목적으로 몰입했다가 현재는 철저한 무신론자가 된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민음사 펴냄

2개월 전
0
:)님의 프로필 이미지

:)

@eudaimoniaaa

각 분야마다 평론가가 있지만 사실 그들의 역할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다. 더군다나 대중음악 평론이라니. 그냥 듣고 기분 좋으면 좋은 대중음악 아니었던가? 싶은 생각도 있었다. 이 책에서 평론은 예술작품만큼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찬사나 비난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와 맥락을 보여주고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하는 것이 평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안그래도 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스트레스 풀기 위해서 보고 듣는 것들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에 평론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모든 것에 평론을 찾아 읽기는 어렵더라도 특히 좋았던 것들에 대한 평론은 찾아보고 싶게 되었다. 어찌보면 같은 작품을 다르게 보는 시각일 수도 있겠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세계에 반응하는지 알게 되는 것. 관심과 취향을 파악하게 되고, 언제 울고 언제 정신을 놓고 날뛰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 책과 음악과 영화를 통해 욕망과 상처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이 특히 공감되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다채로워지길. 나아가 서로의 삶이 어떻게 다르고, 내가 무엇을 알지 못했는지 알게되길 기대해본다. 자기만의 취향에 우월감을 느끼고 다른것들에 대해서는 몰이해 한것이 절대 교양있는 태도가 아니다. 나는 전혀 관심없는데 그것이 지금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지를 이해해보려는 건 그것에 담긴 당대 공감대와 정서를 읽어낼 수 있다는 균형 감각일 것이다.

눈치 없는 평론가

서정민갑 지음
오월의봄 펴냄

2개월 전
0

:)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