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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의 표지 이미지

건너가는 자

최진석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마음을 비우는 것이 무념무상이 아니고, 무소유가 무일푼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이미 자리잡은 틀이나 관점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라고 한다. 무소유 또한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닌, 세계를 자기 뜻대로 정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한다(소유의 뜻이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가 아닌 불교 용어가 따로 있더라).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 알고 있었다.
대승불교의 핵심 중 하나인 공관은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닌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말한다. 여기에서 많이 잘못 이해하는 것이 공을 '텅 비운다'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애쓰지 않는 것을 수준 높게 여기고, 열심히 하려는 태도를 수준 낮음으로 오해들 한다. 절대 그것이 아니다. 근면한 태도를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것이 절대 아니고, 특정한 의미나 형태를 벗어나 관계 맺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공이다. 본질은 없고 모든 것은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공의 개념이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아가 세계가 공이니 멈추지 말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의미나 본질에 갇힌다면 멈춰서 굳어져 버릴 것이다.
또한 자연스러운 감정과 본능을 극복하는 것을 지적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경험이 내면과 의식을 높고, 깊에, 단단하게 키워준다. 내면이 넓고, 깊어진다면 그 시선은 더 높어질 것이고, 더 정확해질 것이다.
뭔가 물흐르듯 이해될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읽는 내내 다시 생각하고, 되돌아가 다시 읽고를 반복했다.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두고 잊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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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케테 콜비츠'에서 읽은 "안팍이 같을 것"이라는 문장이 머리에 깊게 남아 있었다. 나의 내면과 보여지는 외부를 같게 하라는 그 말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고독하고 쓸쓸한 일인지 생각했다.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마주할 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 나의 본질, 자아. 그것을 마주했을 때 실망하지 않고 반가울 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 내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할 때, 내가 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때 밀려올 공허함에 대해서 느껴보게 되었다. 일상에서 마음이라는 단어를 존재감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사용하지만 정말 나의 마음에 대해서 들여다 본적이 있었던가. 즉시 느껴지는 감정의 뿌리인 마음에 대해서 살펴보았는가. 그 때 부끄럽거나 좌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강유정 평론가의 해설 '마음, 마음이란 발견하지 못한 자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한 번 들여다본 이상 나에게 무겁고도 준열한 질문을 던지는 윤리의 맨 얼굴이다." 라는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다른 책들도 너무 궁금해졌다. 차분한 전개와 평이한 문체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일본 영화들을 떠올리게 했고, 일본의 역사와 성향도 얼핏 엿볼 수 있었다.

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현암사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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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베이컨 법칙은 6명만 거치면 전 세계인이 친구가 된다고 했던가. 누군가를 위한 작지만 진심인 나의 행동이 6명만 거치면 전 세계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과한 의지를 갖게 만들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은 특정 직업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과 위로, 관심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구든 진심으로 상대를 대할 때, 그들의 온기가 멀리멀리 온 우주로 퍼져가길 소망해본다. 결국 사랑만이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사진집을 받은 민영은 〈사람, 사람들〉을 본 이후 권은과 알마 마이어를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알마를 살린 장 베른의 악보와 권은을 방에서 나오게 한 카메라는 결국 사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둘은 다른 사랑이지만 같은 사랑이기도 하다고, 한 사람에게 수렴되지 않고 마치 프리즘이나 영사기처럼 그 한 사람을 통과해 더 멀리 뻗어나가는 형질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덧붙이면서.“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문학동네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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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님의 케테 콜비츠 게시물 이미지
“안팍이 같을 것.“

케테 콜비츠

카테리네 크라머 지음
이온서가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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