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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INVISIBLES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민음인 펴냄

<인비저블>이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알쓸인잡"에서였다. 김영하 작가가 소개하는 <인비저블>이 너무나 재미있어 보여서 '책은 직접 읽어야지~' 하며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 그리고선 한참의 시간이 흘러 다른 중고책을 사며 함께 구매하였고, 또 한참의 시간이 흘러 드디어 책을 들고 읽었다.



표지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내가 평소 절대로 읽지 않을 만한 책인데, 나는 이 책을 왜 구매했을까~였다. ㅎㅎ 그 뒤에야 "알쓸인잡"을 떠올렸고 이렇게 알게 된, 읽지 않을 책을 읽는 나를 자화자찬하며 읽어나갔다. 그리고 깨닫는다. 읽지 않을 만한 책은, 그냥 남이 설명해 주는 것이 최고일지도 모른다고.ㅠㅠ



책에서 말하는 "인비저블"은 이런 거다. 겉으로 성과가 드러나지 않아도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이루는 이들. 이들이 뒤에서 열심히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지 않았다면 다른 이들의 성과 또한 이루지 못했을 거라는 사실이다. 여기까진 참 좋았는데... 이런 것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시가 끝도 없다. 그냥 예시가 아니라 굳이 알지 않아도 될 만한 각 분야의 전문적 지식이 빼곡하다. 그들이 이룬 성과를 내가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직업적 전문성까지 내가 알아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결국 책을 끝까지 훑어본 후 책장을 덮는다.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난 책은 <양과 강철의 숲>이다. 피아노 조율사인 주인공이 자신의 직업적 소명을 깨달아 가며 끊임없이 고민해가는 과정 속에 우리는 그 전문적인 직업 이론은 모르지만 충분히 피아노 조율사라는 직업이 어떻게 뒤에서 피아니스트들을 서포트하고 나름의 가치관으로 일을 해나가는지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동시에 감동까지 불러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남이 잘 설명해주는 책은 거기까지, 나는 나의 길을 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그런데 이 다짐은 매번 깨지는 것 같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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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콜럼버스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첫 신대륙을 찾아낸 사람의 이름으로 1492년이라는 연도와 함께 콜럼버스라는 이름이 워낙 강력하게 인지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1492"라는 제라르 드 빠이유 주연의 영화를 너무나 재미있게 보고 나서야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그곳이 인도라고 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누가, 이 신대륙을 신대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이 바로 아메리고 베스푸치이며 그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어떤 오해와 실수들이 겹쳐서 잘못 알려지지는 않았을까? 라는 사실에서 시작한 책이 바로 <아메리고>이다.



두껍지 않은 이 책 한 권의 저자는 "슈테판 츠바이크"이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든가 <감정의 혼란>, 무엇보다도 김영하 작가가 추천했던 <발자크 평전>을 쓴 작가. 그러니 평소 아메리고 베스푸치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다거나 궁금한 점이 있었다면 얼른 드러 읽어볼 수밖에.



그동안 저자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기는 했으나 <아메리고>가 첫 작품이라 약간 설레기도 한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뭐랄까. 훨씬 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글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마치 추리소설처럼 신대륙의 이름이 아메리고가 된 사연을 추적해 들어가는 서술 방법이 무척 특이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객관성을 놓지 않는다. 우선 신대륙을 발견하게 되기 1000년 전부터 시작하여 유럽 사람들이 길을 따라 새로운 곳을 찾아나가는 과정, 프톨레마이오스부터 마르코 폴로까지, 그리하여 점점 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가고 누군가는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에 도착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홍해를 통해 더 빠른 길을 찾기도 한다. 그리고 드디어 콜럼버스가 발견한 길까지.



본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발행한 팜플렛 한 장으로 시작된 신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떻게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까지 이어지는 이 글을 장대하고 아름답다. 누군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연과 실수들이 겹치고 겹쳐져 어떤 사실이 기정 사실인 것처럼 되기까지는 그야말로 "역사"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뒤에 태어나 이미 이루어진 것들 사이에서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사실에 가깝게 추척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무리 우연과 실수가 겹쳐져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왜곡된 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기 때문이다. 평소 궁금했던 것들이 해소되는 듯 <아메리고>는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아메리고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글루 펴냄

읽고있어요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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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로 처음 읽은 책이 13권이어서 13권만 읽었을 때에는 사실 한 수도원에 기거하는 수사가 어떻게 많은 사건을 추리하며 해결할 수 있을까가 가장 궁금했다. 한 마을에 일어나는 일이래봤자 한 해에 많아야 두세 건일 다일 테니 말이다. 그런 이야기들로 도대체 어떻게 이 많은 시리즈를 써낼 수 있었을까가 제일 궁금했다.



그런데 14권까지 읽고나서야 진정한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매력을 맛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3권 앞 부분에 살짝 언급되던 역사적 사실이 14권에선 본격적으로 이야기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수도원을 거쳐가는 수많은 접객인들로 인해 다양한 사건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과연, 정말로 많은 사건들이 시시때때로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4권의 주를 이루는 이야기는 캐드펠 수사가 기거하는 수도원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속하는 아이들 중 한 명에게 일어난 사건이다. 사실 이 아이는 이턴의 영주의 아들. 아버지는 병석에 누워 자신의 어머니가 욕심으로 인해 자신의 아들에게 마수를 뻗칠 것을 염두에 두고 수도원에 아이를 맡긴다. 하지만 영주가 죽고 손자 리처드를 이용하여 재산을 증식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리처드를 사이에 둔 리처드의 할머니 디오니시어와 아이의 후원자인 라둘푸스 수도원장과의 대립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후반부로 접어들며 이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다. 바로 책 앞 부분에 살짝 언급되었던 모드 왕후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부터다.



이러니 이야기가 훨씬 더 풍부해지며 뭔가 추리가 가능할 것 같던 사건들이 더욱 복잡해지고 다채로워진다. 이것이 바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매력인가 싶었다. 하나의 이야기에서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며 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원천에는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있다고 생각하니 훨씬 더 흥미롭다.



<에이턴 숲의 은둔자> 속 캐릭터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영민하고 재빠른 히아신스도, 아직 어리지만 신의를 지킬 줄 아는 리처드도, 자신이 가려는 길을 정확히 알고 행동하는 에넷도, 심지어 암살자까지..ㅋㅋㅋ 이런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만들어가니 재미있을 수밖에. 물론 캐드펠 수사의 관찰력과 호기심, 깊은 사색은 덤이다.



읽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페이지 술술 넘어가고 며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추리소설이 아닌가 싶다.

에이턴 숲의 은둔자

엘리스 피터스 지음
북하우스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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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턴 숲의 은둔자

엘리스 피터스 지음
북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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