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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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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

한병철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데카르트 덕분에 시간은 짧아졌다.
짧아진 시간으로 오늘날 우리는

갖고자 하는 것을 '즉시' 갖는다.
보고자 하는 것을 '즉시' 본다.
가고자 하는 곳을 '즉시' 간다.
채우고자 하는 것을 '즉시' 채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시간이 짧아진 만큼
시간은 한없이 가벼워진다.
'갖고 싶음', '설렘', '기대심'이란 감정도 점차 사라진다.

모든 것을 '즉시' 얻는 대에 익숙해진 우리는
가까운 가족, 친구, 연인 사이에서마저
결론을 닦달하고
요점을 닦달하고
요약해서 말해주길 닦달한다.
그렇게 우리는 삶에서도
빨리감기와 2배속재생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수 많은 삶의 과정들이
'스킵'되고 '건너뛰기' 되면서
삶과 시간은 향기를 잃는다.

우리의 관계적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건만
웃프게도 우린 서로를 더 이상
깊이 관조하고 숙고하며
'보고싶어'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존재들이 과연
데카르트를 부디 용서해 줄 수 있을까..?
2024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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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도래한 것'을 계산하는 게 아니라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의 가능성을 보기.

'이미 가능한 것'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아직 불확실한 것'의 부정성을 품기.

'어떤 대상'에 대해 희망하는 게 아니라
'희망' 그 자체를 희망하기.


불안으로 점철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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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 그 너머를 향한 발돋음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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