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 팔로우
서른의 반격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 손원평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서른의 반격

손원평 지음
은행나무 펴냄

📕24#20 서른의 반격

2024.07.23~07.27
⏩️불호의 사람, 불호의 상황이 가득하지만 이제는 표출해보는 거야!

어쩌다보니 휴남동 서점과 동시에 책을 읽게 되었는데, 따뜻하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냄새 나는 휴남동과 자기 잇속만 차리는 지혜네 회사 및 친구들의 배경이 더 대조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김 부장, 박교수같은 사람들이나 인턴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하는 건지 아리송한 현실...
너무나 현실적인 책의 초반부에는 지혜의 비관이 많이 느껴져 책장을 넘기는 것도 힘들고 보는 내내 속이 답답~했다. 이런 현실을 살면 자연스레 희망이라는 걸 꿈꾸는 게 영화같은 비현실이 되겠달까??
그 와중에 우쿨렐레 팸들이 모여 비호감 속 작은 복수(?)랄지 정의(?)랄지 나름의 액션을 보며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왠지 모를 쾌감을 함께 느끼다 공윤을 만나고 내 표정이 다시 굳어짐을 느꼈다. 그치만 내가 당해보지 않고 바보같다고 말할 수는 없는 법이지...ㅠㅠ
그래도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존재인지라 우쿨렐레 팸과 시간을 보내며 지혜도 어느새 좀 더 당당하고 단단한 사람이,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고 수용하는 사람이 되어서 좋았다. 내 안에 지혜처럼 답답한 모습이, 현실이 무서워 도망다는 모습이 있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누구나 번데기 속에 갇힌 양 어둡고 답답한 시간이 있는 법일테다. 지혜도 점점 멋있어지고 있지 않나. 나비의 모습도 그 화려함에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나비는 나비다!! 그 자체로 대견하고 특별한 존재.

최근 읽은 책들에서 등장인물들은 다들 편안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 이 시대의 청년들을 대변하는 것인가? 지나친 경쟁보다는 하루하루의 삶에 최선을 다하되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 거창한 목표와 세부 스텝을 세우기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삶. 물론 내가 도전적이지 않은 사람이라 이런 책들만 본 것일 수 있다. 그치만 화제가 많이 된 책을 본 것인 걸?
서른을 맞이하기 전에 이미 인생의 큰 숙제들을 끝낸 나. 남들이 볼 땐 부럽다고 생각하겠지? 결혼도 하고 10월엔 아기도 둘이나 된다. 몰아치는 이자에 숨이 막히지만 남들 눈엔 "그래도 집이 두 채"인 셈이다. 다들 공부하며 자신의 몸값을 높일 때 나는 배가 불러 있었고 집에 갇혀(?) 아기를 키워야 했다. 그리고 입시가 두려워서 (더 정확하게는 실패가 두려워서) 더이상 대학원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지금은 어찌저찌 아주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원하던 일을 하고 있다. 이 정도면 감사한 삶인데, 돌쟁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멀리 사는 양가 부모님의 도움은 바라지도 않으면서 유연한 회사에 일하는 남편에게 육아의 대부분의 짐을 맡기고 직장에서 인정받겠다고 애쓰는 현실에 어떤 때는 정신머리가 여전히 20대 싱글이 되어 내가 짊어질 현실이 과분하게 느껴지고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어쩌리!!! 그냥 사는 거지! 그치만 나도 지혜처럼 점점 더 당당하게 부당하거나 해야 할 상황에서는 할 말 하고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안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2024년 8월 5일
0

송하영님의 다른 게시물

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25#32 내 이름은 이강산

2025.11.03
⏩️이름은 곧 우리의 정체성

✅줄거리
일제강점기 일본은 극악한 식민통치로 조선 사람들의 문화를 뿌리뽑으려 창씨개명을 요구했다. 그에 따르지 않으면 쌀을 비롯한 배급에서 제외되었고, 아이들은 폭력과 차별을 받고 나중에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 큰 여학생들은 정신대(위안부)로 끌려가고, 남학생들도 강제노동에 끌려가기도 했다. 주인공 강산이도 창씨개명을 하지 않아 학교에서 이마에 신민이 아니라는 X 표식을 받고, 뺨을 맞고 학교에도 나가지 못하는 등의 수모를 겪었고, 누나들까지 끌려가게 될 위험에 처해 결국 강산이네도 창씨개명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한참 흘러 독립을 맞이하게 된다.

✅느낀점
잔혹한 현실을 아이들의 환경과 시선에서 보니 자세한 묘사 없이도 눈살을 찌푸릴 만큼 더 끔찍하게 느껴졌다. 책 후반에 이쁜이가 광복을 맞아 강산이에게 "이제 조선사람 세상이 됐는데!!"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역사를 알기에 행복에 겨운 이쁜이를 짠하게 보게 되었다. 광복은 했지만 여전히 신탁통치로 나라가 혼란하고 쪼개지는 아픔을 겪어야 하니 말이다.
책에서 상징적으로 "족보"가 계속 등장한다. 우리 이름은 곧 정체성, 자주성임을 보여준다. 이런 어린 아이들에게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순수한 저항과 각성을 볼 수 있어 배울 점이 있었고, 나중에 학교에서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어보고 싶다고 느꼈다.
또한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무엇을 느끼기 원하는지 자세하고 상냥하게 알려주어 기분도 좋고 감사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경계가 조금은 희미해졌다 느껴지는 현대사회에서 나는 혼란한 사회에 휩쓸리기보다.. 똑부러지게 내 가치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서안: 예전에 책을 얹던 책상
*싸라기: 부스러진 쌀알 / 빗방울이 갑자기 찬 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
*주재소: 파견되어 머무르는 곳 / 일제 강점기에 순사가 머무르면서 사무를 맡아보던 경찰의 말단 기관

내 이름은 이강산

신현수 지음
스푼북 펴냄

21시간 전
0
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 송하영님의 내 이름은 이강산 게시물 이미지

내 이름은 이강산

신현수 지음
스푼북 펴냄

읽었어요
21시간 전
0
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 송하영님의 맡겨진 소녀 게시물 이미지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읽었어요
21시간 전
0

송하영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