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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북

레미 라이 지음
보물창고 펴냄

현실에서의 "죽음"은 언제나 두렵고 피하고만 싶은 단어이지만, 그 죽음에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항상 흥미롭다. 특히 동양 문화권에서 죽음은 이승과 저승으로 나뉘며 그 중간에서 머무는 귀신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자라서 우리에겐 흥미로운 소재 중 하나이다. 좀 자라서 일본 문화를 접하다 보니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것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커다란 동양 문화 속에서 각각의 나라 안에서 발전해 간 이런 저승 이야기 또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고스트 북>이라는 그래픽 노블을 한, 두 장 넘기면 "저승사자"가 등장한다. 그 저승사자가 우리나라의 갓 쓰고 도포 입은 저승사자는 아니지만 어딘가 익숙하다. 그래서 작가 소개를 보니,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출생하여 싱가포르를 거쳐 현재는 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고 있단다. 따라서 <고스트 북>은 동양 문화권의 저승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김새 등 세밀한 부분의 차이는 있지만 큰 테두리로 봤을 때 우리의 저승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첫 장면에 등장한 저승사자 우두와 마면은 두 명의 혼을 데리고 저승으로 가야 했다. 그런데 그들이 데려간 혼은 엄마의 혼, 하나뿐이다. 이날 엄마에게서 태어난 여자아이와 아파서 입원한 남자아이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 "둘 중 하나는 죽었어야 했는데."(...7p)



시간이 흐르고 여자 아이는 음양안(귀신을 볼 수 있는 눈)으로 살아간다. 귀신의 달인 음력 7월, 저승 문이 열리고 여자 아이는 귀신인 남자 아이를 아귀에게서 구해주고 이 남자 아이와 자신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 숨긴 비밀을 찾아 저승으로 모험을 떠난다.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지 않고 미스테리적 요소를 계속 흘리면서 추적해 가는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이 저승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 또한 즐거웠다. 11살인 둘째도 연달아 두 번을 읽는 기염을~!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지내는 여자 아이지만 자신이 해야 할 때가 오면 멈추지 않고 도전하고 용기를 낼 줄 아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든다. 다른 문화를 알기 위해 모든 나라를 여행 다닐 필요는 없다. 이렇게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 역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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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판소리

이서희 지음
리텍콘텐츠 펴냄

읽었어요
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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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월간 내로라" 몇 권을 서평단으로 읽어 보니 좋아서 가끔 또다른 신간이 없나~ 살펴보다 구입한 책이다. 왜냐면...작가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였으니까!

내 인생의 책 첫 번째를 대라면 당연 <빨간머리 앤> 시리즈인고 아직도 전권을 소장하기를 희망하며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이후 몇 권의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책을 구입해서 읽어봤는데 모두 분위기가 <빨간머리 앤>과 비슷했다. 조금 더 느낌상 웅장하거나 어른스럽거나.

그런데 <꿈의 아이>는 너무 다르다.

그게 바로 "원간 내로라"의 매력이다. 작가의 진짜 다른 단편을 찾아내는 거.



아이를 잃은 어미는 괜찮은 듯 하다가도 어느 때가 되면 아이가 자신을 부른다며 집을 뛰쳐나간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최대한 보호하려 한다. 하지만 아내의 증상은 점차 심해지고 그런 아내를 보호하려 함께 길을 헤매던 남편에게도 꿈의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꿈의 아이>는 무척 짧지만 강렬한 단편이다. 솔직히 끝까지 읽고 나니 오히려 좀 허무함같은 것도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앞부분 아이를 잃은 어미의 감정이 너무나 처절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감정이 작품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이 작품은 작가가 폐기했지만 출판사에서 펴낸 단편집 속에 들어가는 작품이라고 한다. 스스로 폐기한 이유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빨간머리 앤>과는 너무나 다른 음울한 분위기(자신의 어두운 부분)이기 때문에 스스로 없애려한 것 아닐까 싶다.



앞부분의 작품도, 뒷부분의 설명과 짧은 작품들도, 모두 좋았다.

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내로라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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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얼마 전, 초등 5학년인 아이와 대화를 하다 5천만 명 국민이 어쩌구~라는 말을 듣고 괜스레 깜짝 놀랐다. 매일 뉴스를 통해 저출산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었고 현역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매 해 아이들이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 몸소 체험하면서도, 아주 예전부터 5천만 명이라는 국민의 수는 그래도 육천만을 넘고, 칠찬만 명을 넘어 팔천만 명 쯤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색을 통해 찾아보니 오천만 명의 국민 수가 된 지 오래, 계속해서 그 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그 수는 장노년층이 채우고 있다. 이제야 더 확실히 몸에 와닿았다.



각 가정에 외동으로 크고 있는 아이도 많고, 주변에 혼자 사는 사람들도 많아서 아이들의 수는 정말 많이 줄어든다. 그런 아이들은 주변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조금은 제멋대로, 자라고 있다. 그런 아이들 다음 세대는 또 어떤 세상이 올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태어나 보니 저출생>은 아마도 그런 시대를 그린 동화책이다. 한 반에 학생 수가 50인 수를 지나, 서른 명 정도도 지나 이제 두 학교를 합쳐도 각 학년에 10명 정도인 시대. 더군다나 1학년 입학생은 단 한 명 뿐이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당연히 주변 어른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교육받았으면서도 자기 또래들을 대할 때나 더 어리거나 더 많은 이웃, 친구들을 대할 때에는 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이가 chat깨리와의 대화보다 주변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건 너무다 당연하다. 잠깐 두렵고 어색하더라도 직접 부딪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다. 그래서 학교는 유지되어야 한다. 지식만 전달하는 곳이 아니므로.



둘째가 책을 보자마자 왠일로 바로 들고 간다. 조금은 설레발을 쳐야 읽던 때와 다르다. 왜?하고 물으니 자신인 좋아하는 무디 작가의 일러스트라나. ㅎㅎ 하지만 읽고 나선 내용도 자신의 최애란다. 그나마 좋아해주는 책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얘야, 제발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거라~ 책처럼!

태어나 보니 저출생

오선경 지음
풀빛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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