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촌’은 주인공이 어린시절 살았던 대천(현 보령시)의 작은 마을이고, ‘수필’은 글의 성격을 놓고 고민한 끝에 저자가 일부러 집어넣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해 이 작품의 장르는 소설이지만, 내용이 전체적으로 사실에 가깝기 때문에 수필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가독성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날 것 그대로의 토속어와 방언이 난무해 뒤에 첨부된 사전을 수시로 찾아봐야 하고, 등장인물 간의 대화 또한 소리나는대로 옮겨 써서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시기만 벗어나면 작품의 진가가 드러난다.
웃기고, 감동적이고, 아름답고, 슬프고, 때론 화가 나기도 한다.
깡촌에서 자란 나는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고, 작품 한 편, 한 편이 너무 재미있어 분량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고지식한 할아버지,
어린나이에 식모로 들어온 옹점이,
동네 불량배 대복이,
바르고 강직한 석공,
인품 좋은 복산이,
어리숙한 신용모 등
주인공 민구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웃들의 기구한 삶이 총 8편의 단편집 속에서 황홀한 꿈처럼 펼쳐진다.
TV 드라마도 필히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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