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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 S. 루이스 지음
홍성사 펴냄

📕24#36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2024.10.18~10.23
⏩️“평생 사랑했던 여자가 죽은 줄만 알았더니 사실은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지금 바로 문 앞에 와 있다는 소식을 막 들은 남자한테, 시뻘건 연지를 덕지덕지 바른 창녀의 유혹이 어떻게 느껴지겠느냐?"

대학생 때 영어토론 수업을 들을 때 교재 중 하나가 이 책 원서였다. 상급 악마가 하급 악마에게 보내는 편지라니 설정부터가 참신하게 느껴졌고, 말로만 듣던 C.S.루이스의 책이라 기대가 컸다. 책을 읽을 때에는 모르는 단어들이 있었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 없이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다시 읽어보니 인간과 인간사에 대한 스크루테이프의 상당한 고찰이 담겨 있어 21살에 내가 어떻게 재미있게 읽었나 의심스러웠다.ㅋㅋㅋ 어려운 내용도 많았고, 복음에 대한 탁월한 설명에 감탄한 부분도 많았다.
절대적으로 추구하는 악마의 전략은 우리가 "잠시" 소유 혹은 향유하고 있는 것을 정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시간도 내 것이라 생각하기에 누군가가 자신의 시간을 빼앗는다고 느끼면 분노케 하고, 관계나 물질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 주인되게 만드는 은밀한 작업을 건다. 마치 선악과를 권하던 뱀처럼.

또 한 가지 역설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스크루테이프가 끈질기게 조카 웜우드에게 조언하며 마음(?)을 쓰는 부분이다. 사랑이라고 느껴질만큼. <작가의 말>에서 악마 세계에서는 더 강한 영이 약한 영을 빨아들임으로 약한 영의 유린당한 개성을 먹이로 삼는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래서 악마들이 인간의 영혼과 다른 악마의 영혼을 갈망한다고. 모든 존재를 집어 삼켜 오직 그를 거쳐서 자신을 말할 수 있게 했다는데, 우리를 도구에서 종으로 그리고 종에서 아들로 승격시키신 그리스도와 완벽하게 반대된다고 느꼈다.

*위시하다: 여럿 중에서 어떤 대상을 첫자리 또는 대표로 삼다
*끽연실: 담배를 피우며 쉴 수 있도록 한 방 ("끽"이 한자임...ㅋㅋㅋ)
*벼리다: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다
*소치: 어떤 까닭으로 생긴 일
*시금석: 가치, 능력, 역량 따위를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기회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귀금속의 순도를 판정하는데 사용되는 암석으로 이 돌 표면에 문질러 나타난 흔적의 빛깔과 표본의 금 빛깔을 비교해 봄
*겸양: 겸손한 태도로 남에서 양보하거나 사양함
*천착하다: 구멍을 뚫다 / 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하다 / 억지로 이치에 닿지 아니한 말을 하다
*여하하다: 의견,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찌 되어 있다 (=어떤)
*명징하다: 깨끗하고 맑다
*상찬: 기리어 칭찬함
*피정: 천주교에서 신자들이 하는 일정 기간동안의 수련생활을 지칭하는 용어
*증보: 출판된 책이나 글 따위에서 모자란 내용을 더 보태고 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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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4 캔터빌의 유령

2025.04.30
⏩️이성의 미국가족과 감성적인 영국 유령의 대립

✅줄거리
애국심이 아주 강한 미국 대사 오티스 씨의 가족은 영국의 캔터빌이라는 오래된 성에 머물게 된다. 사실 그 성에는 몇 백년 동안 캔터빌 유령이 나타나 집에 사는 사람들을 놀래키곤 했다. 그런데 발전한 기술과 합리적 사고에 도취된 미국인 오티스 씨 가족은 유령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유령을 만나도 이런 식으로 하라고 조언을 주거나, 쌍둥이 형제는 되려 유령을 골탕 먹이기까지 한다. 유일하게 막내딸 버지니아가 유령과 대화를 하게 되며 유령의 사연(아내를 살해한 뒤 유령이 되어 집에 갇히게 됨)을 알게 되었고, 유령이 평안히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 캔터빌 성에도 평화가 찾아온다.

✅느낀점
제목때문에 공포 이야기이려나 긴장했는데, 유령을 유렵답지 않게 하대(?)하는 모습을 보니 공포 분위기는커녕 캔터빌 유령이 측은해지기까지 했다. 버지니아가 유령의 안식을 위해서는 그 죄 값을 대신 속죄할 희생이 필요했는데,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고 희생한 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작가는 진보하는 시대상에 비해 떨어지는 인류애, 인간성, 타인에 대한 관심 등을 제고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캔터빌의 유령

2025.04.30
이성의 미국가족과 감성적인 영국 유령의 대립

줄거리
애국심이 아주 강한 미국 대사 오티스 씨의 가족은 영국의 캔터빌이라는 오래된 성에 머물게 된다. 사실 그 성에는 몇 백년 동안 캔터빌 유령이 나타나 집에 사는 사람들을 놀래키곤 했다. 그런데 발전한 기술과 합리적 사고에 도취된 미국인 오티스 씨 가족은 유령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유령을 만나도 이런 식으로 하라고 조언을 주거나, 쌍둥이 형제는 되려 유령을 골탕 먹이기까지 한다. 유일하게 막내딸 버지니아가 유령과 대화를 하게 되며 유령의 사연(아내를 살해한 뒤 유령이 되어 집에 갇히게 됨)을 알게 되었고, 유령이 평안히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 캔터빌 성에도 평화가 찾아온다.

느낀점
제목때문에 공포 이야기이려나 긴장했는데, 유령을 유렵답지 않게 하대(?)하는 모습을 보니 공포 분위기는커녕 캔터빌 유령이 측은해지기까지 했다. 버지니아가 유령의 안식을 위해서는 그 죄 값을 대신 속죄할 희생이 필요했는데,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고 희생한 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작가는 진보하는 시대상에 비해 떨어지는 인류애, 인간성, 타인에 대한 관심 등을 제고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캔터빌의 유령

오스카 와일드 지음
아르볼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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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3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2025.04.22-04.25
⏩️모든 것을 이기는 사랑

✅줄거리
근육장애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 두 아이의 양육, 일까지 감당해야 하는 여성의 우여곡절 스토리

✅느낀점
몇 주 전 다녀온 결혼식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의 내용처럼 능력있고 멋지지만 다리가 불편해 전동휠체어를 써야 하는 신랑과 똑똑하고 마음씨 착한 신부. 사실 내 지인이 겪은 결혼반대의 과정이 훨씬 더 살벌했고, 결국 그들은 신부의 가족 없이 결혼을 했다. 난 신랑과 좀 더 관계가 있기도 하고, 신부 아버지가 모순적이고 선을 넘는 언행을 많이 했기에 신랑의 마음이 얼마나 상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사실 신부의 부모 입장에서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이미 나도 딸을 둔 엄마이지 않은가. 아직 200일밖에 키우지 않았지만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건데, 그렇게 길러낸 내 딸이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도 아닌, 하자가 있는 남자를 데려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기 보다는 앞으로 얘네들이 어떻게 세상풍파를 뚫고 살아갈 것인지 걱정이 먼저 될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외면이나 내면이나 멋진 사윗감을 데려오길 기도하는 수밖에.
근데 우리 삶의 맹점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알게 모르게 서로의 짐을 나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터 열까지 손해도 끼치지 않고 도움도 안 받고 싶더라도 반반 셈으로 모든 인생사가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사랑으로 덮는 계산법이 희생하지만 오히려 더 행복하고 풍성하게 한다.
이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막상 삶의 시간 속에서는 절대 생각나지 않고 억울함만 차오른다. 작가는 남편의 활동보조인이 없을 때면 항상 그의 손과 발이 되어줘야 했고, 그 와중에 아이들 둘을 양육해야 했다. 감사와 사랑의 표현이 조금 줄어들고 몸이 피곤한 틈을 타서 억울함이 찾아와 이혼 소송까지 준비하며 모든 가족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녀가 종종 필사적으로 혼자 심야영화를 보겠다고 바득바득 열을 내며 나가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너~무 공감됐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는 시공간이 필요한 동시에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표출하는 것 같았다. 나도 나의 힘듦을 주장하며 가족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많이 합리화했던 시간들이 스쳐갔다.
평균 이하의 건강이긴 하지만 사지 멀쩡한 신랑과 나름 공평하게 육아를 하고 있는 나와는 훨씬 다른 난이도겠지만, 나 역시 먼저 사랑으로 가족관계를 극복한 인생의 선배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아내와 엄마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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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명 지음
설렘(SEOLREM)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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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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