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우리 집에서 아빠가 신경 쓸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아들은 사춘기고, 딸은 적당히 아빠를 멀리하고 있고.”
“말투가 참 거슬리네.”
“딱히 사춘기도 아니에요. 사춘기에는 말도 안 건대요. 저는 그래도 아빠랑 사이좋게 지내는 편이래요.”
“아까 재취업할 생각도 없는 집 아빠랑 비교하니까 그렇지.”
“세상은 전부 비교잖아요. 행복이라든지 불행이라든지, 다 상대적이죠. 그러니 비교대상은 최악일수록 좋고요.”
악의는 먹잇감을 가리지 않는다. 지금은 아니어도 언젠가 호카리와 호카리 가족에게 송곳니를 드러낼 날이 올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소문이라는 이름의 권총이 오오와 가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것은 또 다른 큰 세력인 제 삼자. 총알을 넣은 것은 아야 자신. 하지만 방아쇠를 당긴 것은 호카라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자신이 세간의 악의를 부추기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 본 적 없다. 아내도 아들도 딸도, 그리고 자신도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며 조용히 나이를 먹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블루홀식스(블루홀6)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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