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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

유시민 (지은이) 지음
돌베개 펴냄

읽고있어요
그래서 현대사를 이야기하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 다수 대중의 판단과 정서에 어긋나게 말하면 험악한 구설에 휘말린다. 교학사의 뉴라이트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은 ‘매국노·친일파’라는 손가락질을 당했다. 권력자의 심기를 거스를 경우에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역사학자 서중석 씨를 석좌교수로 초빙하기로 했던 연세대학교는 그가 백낙준 초대총장의 친일행적을 비판한 적이 있다고 해서 초빙 결정을 취소했다. 이런 위험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온 공직 후보자들은 5·16을 쿠데타로 보느냐는 질문에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삶에서 안전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인생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내가 보고 겪고 참여했던 대한민국현대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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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훌륭한 인간을 존경하며 훌륭한 역사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런데 훌륭하다는 것은 어떤 상태일까? 훌륭함은 아무 오류가 없는 완전무결함이나 지고지선의 경지를 이르는 말이 아니다. 인간이 그런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만드는 역사도 거기에는 도달할 수 없다. 우리는 다만 그런 상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만약 어떤 사회가 추하고 불합리하며 저열한 상태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더 아름답고 합리적이며 고결한 상태로 변화했다면, 그 과정을 기록한 역사를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대한민국현대사 55년이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역사라고 생각한다. 2014년의 대한민국은 결코 완벽하고 훌륭한 사회가 아니다. 수치심과 분노, 슬픔과 아픔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1959년의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를 뿐만 아니라 훨씬 더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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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자신의 시대를 힘껏 달려온 동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적 환경을 딛고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만들어갈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이 되기를 기대한다.

나의 한국현대사 중에서


나의 한국현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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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론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지음
알마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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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두뇌를 우회하여 단순하고 빼어나 게 행동할 수 있을까? 어떻게, 결정적 순간에 '한 번에 공 하 나씩'이나 '여기 집중해야 해' 같은 진부한 클리셰를 떠올려
"실천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최상급 선수들에게 클리 셰가 진부한 것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참된 것으로서, 또는 심지어 깊이나 진부함이나 거짓이나 참 같은 성질을 지닌 선 언적 표현으로서가 아니라 유익하거나 유익하지 않은, 또한 만일 유익하다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반드시 떠올려 실천해 야 하는 단순한 명령으로서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트레이시 오스틴은 1989년 자동차 사고 이후에 "나는 여기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재빨리 받아들였다"라고 썼는데, 만일 이 문장이 사실일 뿐 아니라 그녀가 겪은 수용 과정 전부를 '오롯이 묘사'한 것이라면 어 떨까? 어떤 불운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받아들이는 게 낫겠다고 말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더 이상의 내적 투쟁 없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는 멍 청하거나 유치한 것일까? 어쩌면 천성적으로 지혜롭고 심오 하고 마치 성자와 수도사가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아닐까?
내게 진짜 수수께끼는 이것이다. 그런 사람은 바보일까 도인일까, 둘 다일까, 둘 다 아닐까?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그 런 사람이 매우 훌륭한 산문 회고록을 내놓지 못한다는 사 실인 듯하다. 그 명백한 경험적 사실은 트레이시 오스틴의 실제 이력이 그토록 압도적이고 중요하면서도 그 이력에 대 한 언어적 서술에서 생기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이유를 설명 하는 최선의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소통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과 실천이 어떻게 다르고 실천과 존재가 어떻 게 다른지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이 사실은 최상급 운동선 수의 자서전이 우리 독자에게 그토록 솔깃하면서도 그토록 실망스러운 이유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던질지도 모른다. 하 지만 진실에 대한 표준운영지침stancard Operaling Procedure 이 으레 그렇듯 여기에는 잔인한 역설이 결부되어 있다. 그것은 선수 들 같은 천상의 재능을 갖지 못한 구경꾼인 우리야말로 자 신이 허락받지 못한 재능의 경험을 진정으로 보고 서술하고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역설 이요, 운동 천재의 재능을 부여받고 발휘하는 사람들이 필 연적으로 자신의 재능에 대해 눈멀고 귀먹을 수밖에 없다는 역설이다. 그들이 눈멀고 귀먹는 것은 그것이 재능의 대가이 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야말로 재능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끈이론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지음
알마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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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yzpaj

이건 말도 안 돼 요. 그리고 트래버스가 말했듯, 현재 우리가 가진 것들로는 자살이나 마 찬가지예요. 반면에, 선장의 말도 맞 아요. 이건 우리가 서명한 일이죠.
우주선의 항해 지시에 따르면 우리 는 계속 가야 해요." 해리가 표본 꾸러미를 조심스럽게 푼 후 대답했다. "톰, 나한테는 쉬운 질문을 해주면 좋았을 텐데••·. 결혼 을 할지 말지 물어봤다면, 주저하지 않고 대답해줬을 거야. 아니면 다른 거라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말해 줄 수 없는 게 한 가지 있어. 어떤 게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인가라는 문제 야. 그건 너 스스로 결정해야 해.?" 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제기랄, 해리. 그럼 당신은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요?"
긴 한숨을 뱉었다. "톰, 오늘 나는 세 상을 하직하려다 네 덕분에 간신히 살았어. 하지만 내 판단력은 아직 제 대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라, 너에게 조언해주기 힘들어. 난 지금 공정한 태도로 상황을 판단하지 못할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스티븐 삼 촌이 살아남았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촌은 언제나 모든 문제에 대해 해답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해리가 계 속 말했다. "조금 교활한 제안뿐이 야.?”
"네? 뭔데요?"
"개인적으로 선장을 찾아가서 네 가 얼마나 걱정을 하고 있는지 털어 놔봐. 선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도 있어. 적어도 선장이 알기는 해야 돼."
나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별을 위한 시간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아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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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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