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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고객 한 분과 어수선한 요즘 시국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이 책을 추천 받았다.
솔직히 고백하면 당시엔 박완서 작가가 남자인 줄 알았다.
내용에 대해서도 별반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럴 수가…!
완전 내 스타일.
이 작품이 더 특별하게 와 닿은 건 아무래도 내 고향이 박적골과 비슷한 깡촌인 탓이리라.
책 읽는 내내 소똥 냄새, 거름 냄새, 풀 냄새, 할머니의 음식 냄새 등이 쉴 새 없이 코끝에서 맴돌았다.
어찌나 정겹고 아련하던지…
생소한 단어를 찾아 보는 일조차 귀찮기는 커녕 마냥 신나기만 했다.
다만 일제 식민지 시절과 6.25 사변이라는 우리 시대의 가장 비극적 사건을 온 몸으로 체험한 작가의 삶을 엿볼 땐 몹시 안타까운 한편 무섭고도 두려웠다.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정말이지 이 생각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다.
좋은 책을 추천 받는 것이 원하는 물건을 선물 받는 것 보다 훨씬 즐겁다.
물건은 닳아 없어지지만, 좋은 책의 내용은 영원히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다년간 함께 살았던 고모님들께 이 책을 선물하려고 몇 권 더 주문을 했다.
이번 설엔 그리운 고향을 주제로 밤새 수다를 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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