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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엄마의 잃어버린 시간 찾기)의 표지 이미지

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은수 지음
이비락 펴냄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경력단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고 싶지도 않아진다. 육아와 가사에 대해서 아직도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많은 물리적, 감정적 의무를 지우는 이 사회에서, 온갖 불합리와 딜레마에 짓눌릴 그 위치에 내 발로 걸어들어가는 헛짓거리는 하지 않겠다고 이미 다짐했던 터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의 선택이 자존감이 높고 나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게 두려워서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해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결혼제도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좀 말랑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너지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갑옷을 둘러메고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해 보게 된다. 의심은 무슨, 맞는 말이지. 좀 말랑해져서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렇게 되더라도 잘 아무는 방법을 찾아내서 다시 일어서고...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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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가 상도 받고 여러 평론가들이 극찬도 했다길래 기대하며 시작했지만, 솔직히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 지루한 건가, 작가가 학자들을 등장시켜 온갖 텍스트를 인용하는데 내가 그걸 잘 몰라서 지루한 건가, 지적 허영을 허용하는 이야기 자체에 대해 내가 반감을 가지고 있는 건가 고민하고 의심하며 절반을 읽었다.

하지만 모두 읽고 나니 평이 좋은 이유가 이해는 되더라. 이전에 읽었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 떠오르기도 하는, 인용과 번역과 오해 또는 재해석과 창작과 거짓말을 넘나드는 작가 연구는 이야기의 줄기를 이룬다. 그리고 이야기의 뿌리가 되는 “사랑은 모든 것을 혼란시키지 않고 섞는다”는 문장은 주인공 도이치의 괴테 이론과, 단골 술집과, 좋아하는 칵테일과, 뒤로 가며 밝혀지는 그의 여러 인간관계들과, 아내가 취미로 만드는 테라리움과, 오랜 지인이나 딸의 비밀들까지 모든 것을 관통한다. 다 읽고 나서야 그 짜임새와 은유들을 볼 수 있게 되어서, 작가의 치밀함에 조금 감탄하게 된달까. 다시 읽으면 또 숨은 것들을 찾을 수 있어 즐거울 것 같기는 하지만, 어쩐지 다시 읽지는 않을 거라는 예감도 든다. 후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지음
리프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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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어른이 되는 과정의 일부인 미숙한 존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체로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작가님. 일과 생활 속에 그런 생각과 고민이 녹아, 어린이와 소수들을 위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진심이 느껴지는 글.

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사계절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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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머묾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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