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북 앱으로 보기
+ 팔로우
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은수 지음
이비락 펴냄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경력단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고 싶지도 않아진다. 육아와 가사에 대해서 아직도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많은 물리적, 감정적 의무를 지우는 이 사회에서, 온갖 불합리와 딜레마에 짓눌릴 그 위치에 내 발로 걸어들어가는 헛짓거리는 하지 않겠다고 이미 다짐했던 터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의 선택이 자존감이 높고 나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게 두려워서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해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결혼제도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좀 말랑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너지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갑옷을 둘러메고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해 보게 된다. 의심은 무슨, 맞는 말이지. 좀 말랑해져서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렇게 되더라도 잘 아무는 방법을 찾아내서 다시 일어서고...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어렵다.
0
겨울숲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