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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엄마의 잃어버린 시간 찾기)의 표지 이미지

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은수 지음
이비락 펴냄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경력단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고 싶지도 않아진다. 육아와 가사에 대해서 아직도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많은 물리적, 감정적 의무를 지우는 이 사회에서, 온갖 불합리와 딜레마에 짓눌릴 그 위치에 내 발로 걸어들어가는 헛짓거리는 하지 않겠다고 이미 다짐했던 터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의 선택이 자존감이 높고 나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게 두려워서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해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결혼제도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좀 말랑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너지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갑옷을 둘러메고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해 보게 된다. 의심은 무슨, 맞는 말이지. 좀 말랑해져서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렇게 되더라도 잘 아무는 방법을 찾아내서 다시 일어서고...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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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말고 한국어. 우리말에는 생각보다 사연이 훨씬 많다. 단어의 사연들을 읽다 보면 말과 뜻의 변화 속에 숨겨져 있는 역사를 읽게 된다. 한자를 좀 아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글이 만들어진 후에도 꽤 오랫동안 이두를 활용해 온 것을 잊고 있었고, 예상을 빗나가는 어원이나 본래의 뜻을 보며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책 표지의 카피처럼 읽기만 해도 어휘력이 늘어나는 마법은 일어나지 않지만, 무심코 사용하던 단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 가끔 뒤적거려 보기에 좋은 구성도 장점.

사연 없는 단어는 없다

장인용 지음
그래도봄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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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감흥은 없는 이야기. 제목은 또 이게 뭐람.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소미미디어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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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과 죽음을 넘어서는 가치나 원칙이 실재하는가 하는 문제를 이 짧은 이야기 속 몇 안 되는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대화 속에 촘촘하게도 박음질해 놓았다. 이상주의자 월급쟁이로서 읽을 때마다 감탄과 고민이 함께 깊어진다.

야간 비행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더스토리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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