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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엄마의 잃어버린 시간 찾기)의 표지 이미지

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은수 지음
이비락 펴냄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경력단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고 싶지도 않아진다. 육아와 가사에 대해서 아직도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많은 물리적, 감정적 의무를 지우는 이 사회에서, 온갖 불합리와 딜레마에 짓눌릴 그 위치에 내 발로 걸어들어가는 헛짓거리는 하지 않겠다고 이미 다짐했던 터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의 선택이 자존감이 높고 나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게 두려워서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해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결혼제도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좀 말랑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너지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갑옷을 둘러메고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해 보게 된다. 의심은 무슨, 맞는 말이지. 좀 말랑해져서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렇게 되더라도 잘 아무는 방법을 찾아내서 다시 일어서고...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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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연관도 없고 알맹이도 없는 자기계발서를 오래도 붙잡고 있었네. 얼른 다음 책으로 넘어가자.

관계의 역설

이성동 외 1명 지음
호이테북스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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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쓰다가 날려 먹고 다시 올리는 거 깜빡했네.

일주일 지났더니 뭐라고 쓰려고 했었는지 가물가물해. 인물의 상태와 마음이 소설 자체의 형식에도 반영되어 처음엔 한없이 갑갑하다가 점차 이해가 된다는 말이었던가,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다른 이에 대해 평가하는지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었던가, 결국엔 고양이라는 말이었던가…

경청

김혜진 지음
민음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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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변화가 급속도로 몰려올 때 우리는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놓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경계선은 꽤나 폭이 넓고 흐려서 경계의 시간 안에서도 세대가 나뉘어지고 다음 기술에 더 익숙한 세대들은 이미 이전 기술에 익숙한 세대가 잃는 것들만큼이나 새로운 것들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종이책 세대는 이북 앞에서 집중력을 잃고 손글씨 세대는 키보드 앞에서 암기력을 잃지만, 사진보다 영상에 익숙하고 모니터보다 AR, VR에 흥미를 느끼는 새로운 세대는 더 많은 기회와 더 넓은 포용력과 더 빛나는 창의력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과 모바일이 인간관계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은 새로운 세대들도 이미 인정하고 있지 않을까. 기술이 발달할수록 감성과 인간성, 독창성의 가치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 않은가? 물론 내가 지금 이 기술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것들이 나에게 보여주고 들려주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는 비판과 성찰은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나는 인류가 함께 살기 더 좋은 방향으로 기술을 활용할 거라고 계속 믿고 싶다.

경험의 멸종

크리스틴 로젠 지음
어크로스 펴냄

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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