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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지은이) 지음
부크럼 펴냄

우리 모두는 미숙한 걸음마로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 작은 목소리가 그때의 나를 일으켜 지금의 내가 되었듯, 지금, 스스로에게 무던히 건넨 작은 응원은 어딘가의 나를 일으키고 어딘가의 나에게로 나를 견인할 것이다. 그때의 목소리를 잊지 않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또 잘하고 있다고. 이대로만 나아가자고. (p.84)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는 아마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인스타그램 등에서 수없이 리포스팅되며 여러명에게 응원과 위로가 되었던 글귀들이 무척 많다보니, (무려 180주나 연속으로 에세이 베스트셀러로 올라있었다.) 이 책을 다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의 구절구절을 아시는 분들이 많을 터. 나 역시 핑크빛이 흐르는 듯한 표지의 이 책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 5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이 출시되어 다시 읽었다.

분명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를 읽었었는데, 다시 읽는 이 책은 또 나에게 새로운 감상을 남긴다. 그때에는 마음에 닿지 않았던 문장이 마음에 닿고, 그때에는 별 것 아니게 넘겼던 문장들이 마음에 콕 박힌다. 이래서 책도 음악도 나의 상황에 따라 다른 작품이 된다고 했던가.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에세이를 그닥 즐기지는 않는 편이다. sns에 예쁘게 보이려 쓴 문장처럼 느껴진달까. 음, 정확하게는 몇몇 이들의 'sns문학'(한번 이름지어봤다)들은 꼭 예쁘지만 향이 없는 꽃처럼 느껴지곤 했다. 혹자들은 정영욱 작가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도 그런 문학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정영욱 작가의 문장에서는 사람냄새가 좀 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만을 꽃노래로 부르지도 않고, 실패를 세상 탓하지도 않는다. 그저 또 하루를 살아내는 대부분의 사람처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고, 툭툭 턴다. 그러면서도 옆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키고, 믹스커피 한잔을 건네는 사람같다.

어쩌면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안의 당신들은 모두 우리다. 힘들어도 참고, 아파도 버티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별에 울고 실패에 좌절한다.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행복하고, 또 웃고 또 사랑한다. 그래서 정영욱 작가가 전하는 문장들이 어느 날에는 위로가 되고, 어느 날에는 응원이 되어 우리를 토닥이고 안아주는 게 아닐까?

온 세상이 새로운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지금. 새 옷을 입고 우리를 찾아온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를 통해 위로와 응원을 번갈아 얻는, 어제와 같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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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겠지만, 마흔이 되는 시점이었으므로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사는 게 의미있을지 깊이 생각했다. 이대로 후반전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의미를 찾을 것인가. 마흔 살을 ‘불혹’이라고 하는 이유는 누가 뭐라든 흔들리지 않고 자기 주관대로 결정을 할 수 있고,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나이이기 때문 아닐까. (p.127)


『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를 받아들고, 표지를 한참 바라보았다. 나는 40~41살, 이미 만으로도 마흔이 된 나이다. 그런데 마흔이 되기 전 명상을 만나라니. 마치 살짝 늦어버린 것은 아닐지 조바심이 살짝 일었다. 그래서 나처럼, 책 제목에 “난 이미 지나버렸는데?”하는 마음이 드는 분들게 미리 말해드리고 싶은 것은, 그러니 하루라도 더 빨리 이 책을 만나보시라는 말이다. 『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를 읽다보면 분명, 인생의 전환점인 마흔즈음에서 느끼는 것도 있을테고, 조금 더 나이를 먹었기에 느끼는 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이제 진짜 40대를 시작하는 내게는 딱 시기적절한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한 언니가 40살부터가 인생의 후반전인데 어떻게 보낼 계획이냐를 물었는데, 내 대답은 “70살이 되도 지금처럼 책을 읽고 필사를 할 수 있도록 눈도 몸도 건강을 유지하고, 새로운 관계보다는 내면에 집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을 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는 내게 “오늘의 나”를 알아차리고, 삶의 순간순간 배우며, 오늘을 조금 더 나답게, 가치있게 사는 법을 생각해보게 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은 가벼워지고 입은 무거워져야 한다는 옛 말씀을 그대로 담고 실천하는 책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가장 마음에 닿았던 것은, 명상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알아가는 일이라고 하신 부분이었다. 사실 마흔즈음은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가장 많은 역할을 요구받는 시절이라 생각한다. 마흔즈음부터는 내 스스로의 건강과 내면의 평화도 지켜야 하고, 자녀의 건강이나 안위, 교육도 해야하며, 부모의 건강과 안녕도 돌보아야 한다. 그런 마흔에게 명상이 사치라 느낄수도 있는데, 오히려 명상을 통해 오늘을 더 잘 살아가고, 있는 그대로를 감정없이 왜곡없이 받아들이는 태도야말로 담백한 삶을 만드는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하루 10분정도를 투자해 실천할 수 있는 명상 수행법도 무척 큰 도움이 되었다. 호흡이나 수면, 걷기나 먹기 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목할 수 있는 명상을 배우며 내가 나를 돌볼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만 단단하다면 내가 있는 곳 어디든, 그곳에서 안정을 얻을 수 있지 않나.

명상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나를 점점 비워내고 또 나를 점점 채워가며 내 안의 밀물과 썰물,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찰나들을 잘 관리하는 어른이 되어가야겠다. 『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덕분에 마음의 고요를 탐해볼 용기가 생겼다.

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 명상하는 변호사 최순용의 직장인을 위한 명상 입문서

최순용 지음
수오서재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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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다고 덮어놓고 옅어지는 슬픔은 없다. 슬픔을 넘어 아쉬움, 후회, 회한이 버무려진 그리움이 경련처럼 인다. (p.169)

아무리 지워도 끝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오랫동안 마주할 수도, 말로 할수도 없었던 시절을 이제 글로 쓴다. 더는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 눈물을 꾹 참고 한자 한자 꾹꾹 눌러쓴다. 마침내 쓰고 만다. (p.149)


강소영 작가의 『사랑이라는 시절』은 그녀의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다. 어쩌면 작가 자신에게도 ‘조연’인 순간들이 있었을 부모님이지만, 그녀의 부모님이 우리에게도 ‘주연’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도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태워 자식을 비추는 사람들. 나는 그녀의 부모님을 읽으며 내 부모님을 읽었고, 내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렇게 강소영 작가의 『사랑이라는 시절』이 결국 나의 『사랑이라는 시절』이 되었다.

나 자신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 많은데, 어찌 부모라고 다 좋기만 할까.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 생각하느라 부모의 속을 미처 알지 못했다. 지금의 우리보다 더 어린 시절 부모가 된 그들을 당연히 ‘어른’이라고,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온 것 같다.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습을 곱씹으며, 어린 시절에는 몰랐던 깨달음을 해가는 작가의 모습에서 마흔이 넘어서도 여전히 어린 애처럼 부모의 깊은 사랑을 다 헤아리지 못하는 나를 보았다. 그래서 읽는 내내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야 엄마에게 더 마음에 드는 딸이 되고자 노력한다는 문장은, 나를 엉엉 울게 했다.

분명 세상의 모든 가족은 저마다의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시절』이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던 것은, 우리에게도 늘 바쁘게 일터를 누비며 간신히 버텨온 아버지와, 마음이 녹아난 눈가에서 눈물을 훔치며 우리를 키워온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었다. 또 ‘잘생긴 갑천 씨’와 ‘다정한 혜옥 씨’로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바라보며, 조금 더 깊은 이해와, 독립된 인격으로서의 존중을 느낄 수 있었다.

돌아보니 나는 한 번도 부모님과 나를 독립된 인격으로 분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원할 때만 “나도 이제 어른이야”라는 방어를 하며, 또 내가 원할 때는 한없이 엉덩이를 뭉개 그들의 그늘에서 살면서 말이다. 오늘 문득 두 분의 『사랑이라는 시절』을 떠올려보며 사랑할 수 있는 지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웃어야지 하고 소소한 다짐을 해본다.

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지음
담다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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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쟁이, 아니 생각 대장이에요. 생각이 많으니 걱정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났어요. 지금도 나는 걱정 때문에 가슴이 졸아들고 머릿속이 온통 지옥 이었어요. (p.41)


샘터에서 출간된 신간 동화,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을 만났다.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은 샘터어린이문고 84권으로, 두 친구가 위기에 처한 아가새를 돌보며 돌봄에 대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공존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실 ‘아가새돌봄단’은 인간에 의해 희생되는 야생조류를 보호하고 구조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로, 단원들은 아가새를 집에서 돌보며 건강하게 키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실제 에피소드라 더욱 현실적인 생태와의 교감, 생태보전의 중요성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 에피소드라 그런지 무척이나 생생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아이들이 아가새를 만나게 된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과 슬픔이었는데 “방음벽 옆 새들의 무덤”이라는 표현이 너무 가슴 아팠다. 어쩌면 이 표현은 우리가 만나게 될 “인간의 이기심”중 하나란 생각이 들어 버거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먹이를 주고, 몸을 닦아주고, 나을 때까지 바라보는 행위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감동적이었고,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양육받는 입장의 어린이들이 양육자가 되어 생명을 돌보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도 간접의 체험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 공존의 중요성 등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더불어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른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이나 무게도 꽤 묵직했다. 내 아이가 귀하듯, 모든 생명이 귀하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았음을 실감했고,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이기적인지를 또 한번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원래 황조롱이들은 돌봐 준 사람들을 알아본단다. 그래서 현준이를 찾아 다시 날아온 것 같다. 그만큼 현준이가 포롱이를 사랑으로 돌봐 주었다는 이야기야.(p.108)” 스스로를 돌봐준 인간에게 돌아와 인사를 남기는 황조롱이의 모습에서 과연 우리는, 다른 동물들보다 나은 존재인가 반성하기도 했고.

어느새 자연보다 기계가 더욱 친숙해진 우리 아이들지만, 그럼에도 감히 우리는 이 생태계를 지키고 함께 나누어 써야하지 않나. 아이와 만난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은 결코 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생명의 소중함, 모든 자연의 귀함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

홍종의 지음
샘터사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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