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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의 표지 이미지

공간의 미래

유현준 (지은이)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읽었어요
재택근무를 할 때 꽤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해본 적이 있다. 노트북에 달린 카메라로 화면을 송출하고 줄 이어폰을 꽂았는데 아불싸. 화면이 너무 어둡다. 불을 켜도 어둡길래 최대한 창가 가까이 다가갔다.

이번에는 뒷배경이 신경쓰였다. 최대한 밝게 보이고 싶었으나 실패했고, 각도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찍혀 상당히 거만해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속속 등장해서 유심히 들여다보니 빼곡히 책이 꽂힌 서재를 배경으로 앉아있는 이가 눈에 띄었다. 물론 전체적인 화면색도 밝았다. 떠올려보면 부잣집은 밝고 층고가 높으며 탁 트였다.

반대로 가난한 집은 어두침침하고 천장이 낮으며 비좁다. 난 가난한 이가 되었다. 약간 창피했지만 어두워서 잘 안보이니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을 바꿨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경 설정 기능이 생겼다. 아마도 나처럼 내 집의 배경이 부끄러운 사람들이 꽤나 있었던 모양이다. 공간은 시각적으로, 실제적으로 쉽게 비교된다. 부의 양극화는 곧 공간의 양극화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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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그 자체에 집중하는 일.
때때로 우리는 인과응보를 믿는다. 그리고 탓한다. 그것 때문이야. 그 인간 때문이야. 참 간편하고 수월하다. 현재의 고통에 집중하면 괴로울 뿐이다.

한강 작가는 그 괴로움에 천착하는 법을 너무도 잘 안다, 잘 한다. 직면하여 괴로움을 받아들일 용기가 나에겐 없다. 본능적으로 피한다. 그 고통을 감히 견뎌낼 수 없기에.

회복하는 인간 =Convalescence

한강 지음
도서출판 아시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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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1967년 홍콩을 배경으로 한 사회적 추리소설.

홍콩이란 도시에 몇 차례 가본 적이 있다. 동서양, 즉 중국과 영국이 만나 신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시다. 그 도시에는 광둥어와 영어가 섞여 있다.

55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홍콩 역사에서 굵직했던 사건을 추리라는 형태로 다룬 사회적 추리소설은 꽤나 매력적이다.

6개의 단편을 엮었지만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고 이야기의 한 복판에서 경찰들이 종횡무진한다. 사건을 보는 시선이 상당히 날카로운 경찰 관전둬는 흡사 홍콩판 셜록이라 할만하다.

그의 추리를 따라가다보면 반전의 반전은 흥미롭게 여겨지고, 어느새 그 두꺼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13.67

찬호께이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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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 본능 그대로의 거친 성질

인간은 동물이라는 명제를 잊고 산다. 그래서 자신에게 야성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왕왕 있다.

별 의미 없이 하루를 살고 있다손 치더라도 죽음은 두려움이며, 심연에는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똬리를 틀고 있다. 될대로 되라지라는 마음은 실상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원망일지도 모른다.

현생이 괴롭다고 이 모든 게 초기화된다면 괴로움이 사라질까. 죽음이 두렵다고 죽음을 피하고 영원히 살면 행복할까.

이 책은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여전히 답을 내리지 못하고 오늘도 별다른 일 없이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도 무탈하기를…

영원한 천국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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