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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유현준 (지은이)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읽었어요
재택근무를 할 때 꽤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해본 적이 있다. 노트북에 달린 카메라로 화면을 송출하고 줄 이어폰을 꽂았는데 아불싸. 화면이 너무 어둡다. 불을 켜도 어둡길래 최대한 창가 가까이 다가갔다.
이번에는 뒷배경이 신경쓰였다. 최대한 밝게 보이고 싶었으나 실패했고, 각도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찍혀 상당히 거만해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속속 등장해서 유심히 들여다보니 빼곡히 책이 꽂힌 서재를 배경으로 앉아있는 이가 눈에 띄었다. 물론 전체적인 화면색도 밝았다. 떠올려보면 부잣집은 밝고 층고가 높으며 탁 트였다.
반대로 가난한 집은 어두침침하고 천장이 낮으며 비좁다. 난 가난한 이가 되었다. 약간 창피했지만 어두워서 잘 안보이니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을 바꿨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경 설정 기능이 생겼다. 아마도 나처럼 내 집의 배경이 부끄러운 사람들이 꽤나 있었던 모양이다. 공간은 시각적으로, 실제적으로 쉽게 비교된다. 부의 양극화는 곧 공간의 양극화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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