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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민음사 펴냄

이 책은 부모의 부재에 대한 고아들의 불가피한 집착을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크리스토퍼의 어린 시절은 마치 동화처럼 상하이에서 보냈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전쟁의 불길에 휘말리며 개인적인 삶이 흔들린다. 크리스토퍼는 자신의 삶이 동화 같은 어린 시절이 아니라 어머니의 숭고한 희생으로 유지되어 왔다는 진실을 깨닫게 되면서 유년기의 종말을 맞이한다.
독자들은 크리스토퍼의 부모가 전쟁 중 한 건물에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크리스토퍼와 동일시하며 그곳에 부모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야기를 따라간다. 크리스토퍼와 함께 진실을 마주하며 감정이 고조되고 슬픔이 절정에 달하지만, 격변하는 세상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든 휘둘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듯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세라 역시 크리스토퍼와 함께 유년기의 끝을 맞이했으면 하지만, 그녀의 편지에서 그의 해석은 그렇지 않은 듯 보여 안타깝다. 물론 둘이 상하이 선창에서 마카오로 떠났더라도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부모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 거대한 그림자 속에서 헤매는 것은 웃기면서도 서글픈 모순이다.
마지막에 이르러 크리스토퍼가 자기만족을 이루었다는 사실은 독자들에게 작은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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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게 접해왔던 SF의 틀을 깨는 뛰어난 작품.
머나먼 미래 여러 행성들을 테라포밍까지 하는 수준에 도달한 인류가 맞이하는 외계문명과의 조우.... 였으나 실상은 우주적 관점에서 인류의 위치를 되새기고, 그 이상하리만치 거대한 자아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하드 SF답게 지식을 총동원해서 실제로 만들어질 법한 외계 우주선을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그리고 그 안을 탐험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외계문명에 대한 신비함, 우주의 경의로움을 느끼게한다. 그러면서도 인류 내부에서의 여러 논의들.... 특히 외계문명을 믿을 수 없으며 먼저 선제타격을 해야한다는 금성 헤르미안들의 이야기는 ‘아 실제로 외계인이 와도 인류는 이런 선택을 하겠지’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민망하리만큼 라마인들은 인류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잠시 주유소를 들린 듯 태양을 통해 에너지만 충전 후 다시 태양계를 빠져나간다. 한낱 우주먼지에 불과한 우리 인류가 그 체급에 맞지 않게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외계문명의 시선으로 깨닫게해 준 것이다.
도파민이 터지고 스릴 넘치는 작품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줄 수 있지만, 읽고 나면 우주에서의 인류의 존재를 돌아보고 조금 겸손해지는 자세를 갖추게 되는 SF의 매력에 빠질 지도 모른다.

라마와의 랑데부

아서 C. 클라크 지음
아작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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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와의 랑데부

아서 C. 클라크 지음
아작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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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논리가 아니라 상상력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게도 맞는 말임을 깨닫는다.
여러 과학도서에서 수식을 기피하지만 이 책은 이와 반대로 수식을 정면에 내세우며 진짜 수학은 수식을 통해 알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가 최대한 쉽게 풀어내어 수식을 설명하지만 확실히 어렵긴 하다...

우주를 사랑한 수식

다카미즈 유이치 지음
지와인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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