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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권지명 지음
설렘(SEOLREM) 펴냄
읽었어요
📘25#13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2025.04.22-04.25
⏩️모든 것을 이기는 사랑
✅줄거리
근육장애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 두 아이의 양육, 일까지 감당해야 하는 여성의 우여곡절 스토리
✅느낀점
몇 주 전 다녀온 결혼식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의 내용처럼 능력있고 멋지지만 다리가 불편해 전동휠체어를 써야 하는 신랑과 똑똑하고 마음씨 착한 신부. 사실 내 지인이 겪은 결혼반대의 과정이 훨씬 더 살벌했고, 결국 그들은 신부의 가족 없이 결혼을 했다. 난 신랑과 좀 더 관계가 있기도 하고, 신부 아버지가 모순적이고 선을 넘는 언행을 많이 했기에 신랑의 마음이 얼마나 상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사실 신부의 부모 입장에서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이미 나도 딸을 둔 엄마이지 않은가. 아직 200일밖에 키우지 않았지만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건데, 그렇게 길러낸 내 딸이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도 아닌, 하자가 있는 남자를 데려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기 보다는 앞으로 얘네들이 어떻게 세상풍파를 뚫고 살아갈 것인지 걱정이 먼저 될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외면이나 내면이나 멋진 사윗감을 데려오길 기도하는 수밖에.
근데 우리 삶의 맹점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알게 모르게 서로의 짐을 나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터 열까지 손해도 끼치지 않고 도움도 안 받고 싶더라도 반반 셈으로 모든 인생사가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사랑으로 덮는 계산법이 희생하지만 오히려 더 행복하고 풍성하게 한다.
이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막상 삶의 시간 속에서는 절대 생각나지 않고 억울함만 차오른다. 작가는 남편의 활동보조인이 없을 때면 항상 그의 손과 발이 되어줘야 했고, 그 와중에 아이들 둘을 양육해야 했다. 감사와 사랑의 표현이 조금 줄어들고 몸이 피곤한 틈을 타서 억울함이 찾아와 이혼 소송까지 준비하며 모든 가족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녀가 종종 필사적으로 혼자 심야영화를 보겠다고 바득바득 열을 내며 나가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너~무 공감됐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는 시공간이 필요한 동시에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표출하는 것 같았다. 나도 나의 힘듦을 주장하며 가족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많이 합리화했던 시간들이 스쳐갔다.
평균 이하의 건강이긴 하지만 사지 멀쩡한 신랑과 나름 공평하게 육아를 하고 있는 나와는 훨씬 다른 난이도겠지만, 나 역시 먼저 사랑으로 가족관계를 극복한 인생의 선배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아내와 엄마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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