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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민음사 펴냄

이 책은 인간의 성장과 정체성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작품으로, 인간보다 인간다운 존재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루시, 토미, 캐시와 같은 입체적인 인물들은 단순한 도구가 아닌 진정한 인간으로 인식되도록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이들은 외부 세계, 즉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불가피한 담보물로 여겨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자에게 담보물로서의 행복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캐시는 루시 선생님의 가치관을 따르며 진실을 알리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그녀는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위선이라고 주장하는 듯했다.
소설은 은은하게 스며드는 가슴 아픈 장면들로 가득한데, 특히 토미가 네 번째 기증을 앞두고 캐시에게 간병사 역할을 맡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어쩌면 토미는 캐시에게서조차 담보물로 보이지 않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캐시가 기증자가 되어 토미의 의도를 깨닫게 된다면, 그녀는 더욱 슬퍼했을 것이다.
누구보다 인간의 마음으로 행동하는 캐시와, 그 행동이 미래에 저항할 수 없는 도구로만 보이는 마담, “네버 렛 미 고”를 듣는 캐시의 행동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통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현실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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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만 보았을 때, 굉장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 속살을 보면 오히려 매력은 반감된다.
이야기의 중반까지 밑줄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독자에게 흥미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대체 어떤 인물이 밑줄을 긋는 것인지 안달나게 한다. 그러나 책의 3분의 2지점을 돌파하면 독자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감을 눈치채고 께름칙함이 솟아오른다.
그리고 그 께름칙함은 적중한다. 밑줄의 남자는 맥거핀으로서 역할을 다 하고 결국 클로드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남녀의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것은 클래식이지만, 그 과정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져 그것을 설득시킬 분량과 복선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게다가 마지막 밑줄을 통한 맥거핀을 향한 메시지도 밑줄이라는 요소를 잊지 않았다는 작가의 어필로 다가와 오히려 불쾌하게 책을 덮는다.

밑줄 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지음
열린책들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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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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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책이라는 문화를 왜 만들고 유지시켜왔는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 작가의 경험을 통해 다른 글에서는 얻을 수 없는 책만의 장점을 독자에게 알려준다.
현대 사회에서 짧은 글, 영상들이 난무하면서 긴 글 읽기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보곤 한다.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지만, 우리나라 성인이 1년에 1권도 읽지 않는다는 답변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겠구나 싶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독서율만 줄었지 글을 읽는 횟수는 오히려 급증했고, 정보는 꼭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냐” 라는 반박에 대해서 작가는 채에 걸리진 정제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책이라고 답한다.
작가가 작중 언급하기도 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누구나 도서관에 갔을 때 느꼈을 그 느낌, 내가 빌리고자 하는 책을 고르면서 그 책장에 있는 비슷한 정보가 담긴 책을 같이 빌리게 되는 것. “이 책을 읽고 싶구나? 그럼 이런 책들은 어때?” 라고 도서관이 제안하는 듯한, 마치 유튜브의 알고리즘의 그것과 유사한 감각을 느낀다. 한 번 쯤은 찾고 싶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이 아닌 도서관에 들리는 것은 어떨까?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얻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인간의 읽고 쓰는 행위에 더 궁금한 점이 생긴다면 메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 <다시, 책으로> 두 작품을 추천한다.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김지원 지음
유유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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