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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정지혜 (지은이), 애슝 (그림)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좋아하는 걸 자주 하고, 싫어하는 걸 덜 하면 된다.”
단순하지만, 우리가 자주 잊고 지내는 말이다.

이 책은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작은 좋아함’이 어떻게 삶을 회복시키는지를 따뜻하게 보여준다.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 주변에 더 깊이 눈을 뜨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는 사실 또한 인상적이다.

저자는 말한다. 삶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고.
조금 덜 완벽해도, 조금 덜 생산적이어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나답게 기뻐하며 살아가는 일이라고.

책을 덮고 나니, 나도 문득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꺼내보고 싶어졌다.

📖
P. 76
축제를 준비하는 지난한 과정도, 축제가 끝난 뒤에 남는 쓰레기도 모두 축제의 일부이듯이, 일의 괴로움도 권태도 의심도 내 일을 구성하는 일부라는 걸 왜 몰랐을까요. 고통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구성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을 인정하자 앞으로 해아 할 일이 또렷이 보였습니다.

P. 78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일상에서 수시로 축제 속 한 장면을 꺼내봅니다. 첫 마음이 빛바래지 않도록,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모든 날들이 빛나기를 욕심내기보다는, 드물게 만나기에 더없이 찬란한 순간들을 부지런히 닦고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P. 115
판단하고 평가하기 전에 유리병을 떠올립니다. 내가 함부로 뱉은 말. 별생각 없이 쓴 글이 유리병 속에 담겨 누군가에게 닿는 모습을 떠올려요. 그 유리병이 누군가의 마음을 베고 상처 입히진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번 경험한 것으로 전부 다 아는 것치리 말하지는 않았는지, 타인의 취항을 무시하면서 나를 높이려고 하진 않았는지,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하고 신중하게 단어를 고릅니다. 우리가 흘려보낸 유리병이 언제 어디에 어떻게 닿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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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단편이 모인 이 소설집은 제목처럼 짜고, 달고, 때로는 시큼하다.

‘역시 조예은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흡입력 있는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미 읽은 작품이 두 편 있어 조금 아쉬웠다. 다음에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만나고 싶다.

📖
P. 222
모두를 이해하고 한 생에 여러 삶을 유영하는 존재라니. 그게 신이 아니면 무엇이지?

P. 324
그렇다 하더라도, 그 모든 걸 없는 셈 치고 무로 돌아가는 건 너무 슬프지 않아? 기억이란 쇠퇴하지. 그리고 소중한 것은 다시 생겨나.

치즈 이야기

조예은 지음
문학동네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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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스타님의 야생 붓꽃 게시물 이미지
이 시집은 주어가 흐려진 문장 속에서 마음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경험을 준다. 오묘하게 열린 문장들은 누가 말하는지, 무엇이 말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로 존재와 생명을 노래한다.

자연의 언어, 특히 붓꽃과 정원의 이미지가 시마다 배어 있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따라 마음도 한 걸음씩 깊어진다.

주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 속에서 존재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느끼며, 시가 마음속에 오래도록 잔물결처럼 남는다.

📖
P. 17
살아 있는 것들이 모두 똑같은 정도로 빛을 필요로 하지는 않아요. 우리 중 일부는 우리 자신의 빛을 만들어요: 아무도 다닐 수 없는 좁은 길 같은 은빛 이파리, 어둠 속 커다란 단풍나무들 아래 얕은 은빛 호수.

P. 77
모든 생애에, 어떤 순간이 있다, 한두 번은. 모든 생애에, 어딘가에 방 하나가, 바닷가나 산 속에. 테이블 위에, 살구 한 접시가. 하얀 재떨이 속에 씨들.

P. 88
내 커다란 행복은 절망 속에서도 내게 외치는 네 목소리가 만드는 소리; 내 슬픔은 네가 내 거라 받아들이는 말로 네게 대답할 수 없다는 것.

야생 붓꽃

루이즈 글릭 지음
시공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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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스타님의 감정실격 게시물 이미지
손에 쥘 수도, 물리적으로 건드릴 수도 없는 감정을 마치 그럴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던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았다.

그런 무형의 것을 조절하려다 제풀에 지쳐 피로를 느낀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가.이젠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한마디가 큰 위로로 다가온다.

함께 실려 있는 워크북으로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
P. 54
질투는 상대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드러나는 고통이다. 질투는 내가 나를 향해 던진 비난이고, 내가 나를 미워하면서 하는 투정이다.

P. 93
불안은 살고 싶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다. 불안을 느끼는 나는 지금도 살아 있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도 된다. "나는 불안해. 하지만 그건 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야."

P. 149
진짜 자존감은 감정과 함께 흔들릴 수 있는 용기에서 온다. 질투하고, 분노하고, 외로워하면서도 여전히 내가 괜찮은 사람일 수 있다는 그 믿음에서 자라난다.

P. 173
감정은 절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두려움도 모두 흐른다.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빠져나가고, 바람처럼 불어왔다가 사라진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감정을 '붙잡으려' 한다. 분노를 오래 곱씹거나, 슬픔을 깊이 움켜쥐거나, 기쁨을 절대 잃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러다 보면 감정은 흐르지 못하고 고인다. 고인 감정은 점점 무거워지고, 결국 내 몸과 마음의 한 구석을 썩게 만든다.

감정실격

김나은 지음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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